밤 11시 50분
노트북 앞에서 글을 쓴다. 이제 10화를 쓰고 이번 브런치 북을 끝내려 하고 있다.지금 후회하고 있다. 시작 때는 새벽 감성에 취해서 쉽게 글을 쓸 수 있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충동적으로 연재를 시작하고 글을 쓰는 게 힘들었다. 5,6화쯤 가니 힘이 떨어졌다. 다음에는 글을 쓸 때 신중하게 시작해야지. 반성한다. 그래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끝을 내야만 한다. 좋은 주제 때울 수 있는 게 없을까.
"진짜 작가같은 고민이네."
즐겁거나 쓰고 싶다는 기분보다는 끝을 내야 하고 어떻게든 글을 짜내야 할 것 같은 마른 걸레를 쥐어 짜는 그런 기분이 든다. 일을 하는 기분으로 쓰는 글은 나쁘지 않았다. 어려운 게 문제였지.
"그냥 유기할걸."
솔직한 내 마음. 내가 보던 웹툰이 휴재하거나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제 그 작가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그 장면이 지나고 나면 힘도 빠지고 재미도 없고 그러면서 작은 책임감이랄지 그런 것만 남아서 시간을 쏟긴 싫고 의무감으로 이어지는 관계라 어디서 많이 보던건데 이 브런치북과 나의 관계가 그렇게 되다니 안타깝다.
원래 구상에는 새벽 하루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벌어지는 여러 인문들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것들이 엮이는 걸 계획했다. 세탁기에 나온 등장인물이 이번초에 나온 등장인물과 가족인 것처럼 이야기들이 이어지게 만들고 싶었다. 옴니버스 구성이면서 통일성을 줄 수 있게 그러나 그건 희망사항이었고 글을 계획도 없이 설정을 고민하지 않고 시작한 게 실수였다.
생각해놓은 상황이 서너개 정도였으니 그걸 다 써버린 시점에서 난파선이 되어버렸다. 의욕이나 순간의 충동만으로 좋은 글이 나오진 않는다. 하긴 내가 좋아하는 포켓몬으로도 브런치 북을 적었는데 마지막에는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너무 글을 날로 먹으려 했다. 세상일이라는게 그렇게 쉬울리가 없지. 다음에 이야기를 적을 때는 적기 전에 충분히 계획을 하고 적기로 하고 나도 오늘 하루를 보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