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줄거리
동갑내기 사내커플인 오태윤과 한서윤은 평일 저녁 한서윤의 관사 근처 카페에서 데이트를 한다. 그때 예상치 못한 인물인 회사 선배 백민규가 등장한다.
민규는 빵 앞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소보루 하나만 트레이에 담은 채 빵이 있는 곳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리고 카운터 앞에서 태윤은 복잡한 표정으로 민규를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들킬 거면 민규형인 건 다행이야. 자연스럽게 모임 멤버들한테도 내가 서윤이랑 사귄다고 말을 할 수 있겠어 오히려 다행일 수 있겠어.'
태윤은 속으로 생각했다.
태윤과 서윤이 다니는 회사에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90년대생 모임이 있다. 모두 입사한 지 3년 이내의 신규부터 주임인 인원들로 그야말로 어쩌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다. 준호, 지연, 민규, 태윤, 서윤 총 5명으로 그들은 같이 저녁을 먹거나 볼링장에 가거나 시간을 때우면서 친해졌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한테 연애 사실을 숨기는 건 태윤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같이 저녁을 먹거나 카페에 갔을 때 느닷없이 사실 우리 사귀기로 했습니다! 공표하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었으니. 이번 기회에 같이 노는 멤버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태윤은 혼자 중얼거리고 민규는 영양학적 밸런스에 관한 고찰에 들어간 상태였다.
‘아 탄수화물 인류의 행복이자. 적.’
민규 최소한의 양심인 소보루를 트레이에 든 채로 깊은 고뇌에 빠져 있었다.
“형. 빵 다 고르고 나면 올라와. 우리 창가 자리에 앉아 있을게.”
태윤은 음료와 빵을 들고 2층으로 향했다.
“뭔데 오래 걸렸어?”
“응. 밑에 민규형 만났어.”
“아. 민규 선배가? 같이 올라오지 그랬어.”
“곧 올라올 거야. 지금 빵 고르는 중.”
“아. 민규선배답네."
서윤은 납득했다
"어떻게 할까? 이제 우리 사귄다는 걸 다 말해야 할 거 같은데."
태윤이 말했다.
"다 알고 있을 거 같은데."
서윤은 식빵을 한 조각 입에 물며 말했다.
"아니지. 아는 사람이 없을 텐데. 우리 들킨 적이 없잖아."
"과연. 그럴까?"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민규가 트레이를 들고 올라왔다. 태윤은 민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형. 여기."
"그래. 나랑은 다른 빵을 골랐네. 서윤이도 안녕."
민규는 둘의 옆 테이블에 앉았다.
"선배 안녕. 이렇게 다 보네. 선배는 카페에는 잘 안 다니는 줄 알았는데. “
"여긴 빵이 세 개 만원이라고 하니까. 합당한 이유지. 궁금해서 와봤어."
"흠. 흠."
태윤은 헛기침을 했다.
"민규형한테는 먼저 말을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말을 하게 되네. 형 사실 나 서윤이하고 사귀어."
"몰랐네. 방금 전 하이파이브 하는 거 보기 전까지는. 나는 옛날부터 그룹에서 이런 일이 있으면 제일 늦게 알더라. 왜 그런 걸까? “
민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소보루를 반으로 뜯었다.
"그럼 내일 회사 가서 이거 비밀로 해야 하는 거지? 팀장님이나 주임님한테 말하면 안 되는 거지? 근데 모른 척하려면 어떻게 해야지? 구체적인 행동 코드는 있을까?"
어째 이런 일이 있으면 제일 늦게 아는지 알게 되는 듯한 행보를 보여주는 민규였다.
"민규 선배는 그냥 평소처럼 지내면 돼요. 선배한테 연애 얘기 먼저 꺼내는 사람은 없잖아요."
"평소처럼 행동 평소처럼. 오케이."
민규가 자신의 몫의 소보루를 먹는 동안 태윤은 생각에 빠졌다.
"우리 준호형한테도 말해야 하지 않을까?"
"준호 선배는 이미 눈치챘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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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윤아 당연히 알고 있었지. 너희 둘 관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우리 회사에서 없을걸? 김실장님이 원장님한테 말해서 원장님도 알걸?
과연 서윤의 예측대로였다.
"그. 그 정도였어? 나는 완전히 숨기면서 사귀었다고 생각했는데. 민규형은 모르는 거 같던데."
"아 민규는 논외지. 이런 여기에서 민규도 지금 거기에 있어?"
스피커 너머로 준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형. 지금 서윤이 관사 근처 카페에 있어요."
"아 거기 빵 세계에 만원에 판다고 네가 호들갑 떨던 데구나. 오늘 가보겠다고 하더니. 거기서 만났구나. 그럼 지금 서윤 씨도 있는 거야?"
"네 선배. 안녕하세요."
서윤은 '내가 그랬지.'라는 눈빛으로 태윤은 봤다.
'내가 다 눈치채고 있을 거라고 그랬지.'
입으로 크게 뻥긋뻥긋 태윤은 서윤은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고 보니 지연이도 그 카페에 가겠다고 했는데 만났어?"
준호의 말에 일동은 기립했다. 두리번두리번.
"누나 언제부터 있었어요?"
민규가 카페 구석 1인좌석에서 지연을 찾아냈다.
"다들 안녕?
지연은 그녀답지 않은 작은 목소리로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