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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안한 제이드 May 28. 2024

어디까지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여기까지 또는 저기까지



1. 

평범하게 연재글이나 쓰고 있어야 하지만 도통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일상을 토로하는 글을 적고만 싶다. 하지만 어디까지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일상에서의 답답함과 참담함을 어디까지 털어놓을 수 있을까? 나는 아직 솔직하지 못하다. 


2. 

최근 회사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다(당했다라고밖에 표현 불가능). 하지만 브런치에 그 사건에 대해 적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한참 뒤에는 가능할지도?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애초에 회사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필명을 만들어 시작한 브런치이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들킬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 결국 들키더라도 (내 기준에서) 안전한 글만 쓰고 있다는 뜻이 된다. 브런치마저 회사의 눈치를 보며 쓰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울컥하는걸?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아직은 회사 소속이니까. 최근 공공기관 관련 글들을 못 쓰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 에피소드는 늘어만 가고 있지만 쓸 수 있는 에피소드는 정작 없어서. 


3.

2번의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잠잠했던 퇴사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다. 퇴사하면 뭐 먹고살지? 퇴사하면 행복할까? 퇴사하면 적어도 건강은 되찾을 텐데. 근데 일 없고 건강하면 그게 또 무슨 소용이냔 말야? 이런 생각들로 혼란하다.


4. 

언젠가는 회사에 대한 진짜 솔직한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그게 지금은 아니다.


5.

사실 지난주에 퇴고해야 할 글이 잔뜩이었는데(소설 퇴고, 독립출판물용 원고 퇴고 등), 2번의 사건으로 인해 하나도 못 했다. 퇴근하고도 계속 회사 생각을 했다. 건강하지 못한 나날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을 겪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오늘부터 열심히 다시 퇴고 시작해야지. 내일이 마감이니 이미 약간 글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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