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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Dec 05. 2019

셀프 목조주택 짓기, 대들보와 서까래

깐순이네민박 '시즌2' 건축현장

공사 시작 한 달 여, 어느덧 집다운 모습을 갖춰간다. 한옥 방식과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식을 혼합해서 집을 짓겠다는 게 아버지의 생각이다.


넓은 창들을 끼웠다. 시원하게 열린 공간이다. 내년 봄, 창밖에 벚꽃이 피면 창문 자체가 하나의 액자가 되겠지.

자재로 사용한 나무들은 북유럽식 목재다. 은은한 향이 풍긴다. 그 자체로 인테리어다.


나무들을 결합하는 방식은 한옥 건축 스타일로 했다. 넓은 나무로 대들보를 세웠다. 지붕에서 '축' 역할을 하는 나무다. 대들보는 작은 보(서까래)에서 전달되는 하중을 받는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나무다.


다음 차례는 서까래다. 골격이 완성된 후 대들보에서 부채살처럼 내려와 사방의 벽과 결합한다. 그에 앞서 재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설계해둔대로 각각 다른길이로 나무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


기계톱으로 자르는거지만 사람이 자르는데 오차가 없을 수 없다. 애초에 휘어진 나무도 있다. 그런데도 대들보와 서까래가 딱딱 들어맞는다. 예술을 넘은 경지다. 여러 번 봤지만 볼 때마다 신기하다.


노을이 드리울 무렵 사방으로 서까래 부채살이 뻗었다. 윤곽이 잡혀간다. 다음날 비소식이 있어 비닐로 천장을 덮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며칠 간 서울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또 다른 모습이 돼 있겠지. 호기심이 든다. 시간만 나면 안성으로 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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