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acegraphy Mar 05. 2020

[귀여운여인 리뷰] 다르면 다른대로

영화 <노팅힐>에 감동했다는 말에 친구가 추천한 <귀여운여인>. 역시 유명하고 오래된 영화, 많이 들어 본 영화지만 아직 보지 않았던 영화다. '비비안' 역할의 줄리아로버츠가 <노팅힐>보다 10년 정도 어릴 때 찍은 영화. '레전드'가 된 리처드기어가 남주인공 '에드워드'역을 맡았다.


둘은 너무 다르다. 

남자는 돈이 많고, 이성적이고, 나이가 많고, 차분하다. 그리고 계획적이다.

여자는 가난하고, 감정적이고, 나이가 어리고, 열정적이다. 그리고 우발적이다. 

꾸미는 스타일도, 친구들도, 가치관도 다르다. 잘나가는 사업가와 콜걸, 직업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첫만남

이질적인 둘은 '우연히' 만난다. 친구의 스포츠카를 빌려타고 할리우드를 찾은 에드워드의 차에 비비안이 타게 된다. 운전이 서툰 남자는 운전대를 여자에게 맡긴다. 여자는 반전의 운전실력을 뽐낸다.

첫만남에서 사랑이 타오르진 않았다. '이성적인' 에드워드는 비비안을 미련없이 보낸다. 여자는 실망하며 머뭇거린다. 아쉬워하는 여자의 뒷모습이 마음에 걸린 남자는 여자를 방으로 불러들인다.

에드워드가 머무는 고급호텔은 또 하나의 이질적인 요소다. 벗은듯한 옷을 입은 비비안에 주변의 시선이 집중된다. 여자는 당당하고 도발적인 행동으로 남자를 난처하게 한다. 하지만 여유로 받아준다. 이때쯤 호기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일

호텔방에 들어서서 비비안은 콘돔을 꺼내며 '일'을 하려고 한다. 에드워드는 '대화'를 제안한다. 대화를 하며 여자의 '귀여움'을 발견하고, 호기심이 흥미 정도까지 커진 남자는 하룻밤동안 머물라며 돈을 더 지불한다.

다른 사람과 만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화장실에서 마약을 하는건줄 알았던 비비안은 치실로 이를 닦고 있었다. '이런 사람은 이럴 것'이라는 편견 탓에 생긴 오해다.

둘은 일주일 간 계약을 맺는다. 에드워드가 자신의 '일'에 여자가 필요해지면서다. 거품샤워를 하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비비안의 모습을 귀엽다고 본 남자는 여자에게 '일'을 제안한다. 

"보내기 싫을만큼 기막히게 잘할게요"

#함께하는 시간

둘은 일주일을 함께 지내게 된다. 비비안은 에드워드에게 어울릴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타일을 바꾸고 식사매너를 배운다. 남자는 달라진 여자의 모습에 감탄하고, 서툰 여자의 모습에 미소를 짓는다. 

너무 달랐기에 위기도 있다. 남자의 동료가 여자를 콜걸취급하면서 여자가 상처를 받기도 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도 여럿 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가 달라진다. 냉철한 사업가 에드워드의 가치관이 달라졌다. 인수할 회사를 인정사정없이 궁지로 몰아세웠던 예전의 태도를 버린다. 돈보다 사람을 택한다. 비비안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비비안은 키스를 허락한다. 어떤 후폭풍이 다가올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의 마음만 생각하며 마음을 준다. 그녀에게 상처는 나중일,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얘기다. 상처는 어떻게든 아문다. 아니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 


#다르지만, 그래도

약속한 시간이 흘렀다. 헤어져야 할 시간, 둘은 기로에 놓였다. 에드워드는 후견인을 자처한다. 자신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비비안의 생활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한다. 현실적인 최선의 대안이다.

비비안의 대답은 NO. 마음이 너무 커져버렸다. 에드워드의 재력이 탐나서, 더 갖고 싶어서 거절한 게 아니다. 사랑을 얻고, 항상 함께하고 싶어 생긴 욕심이다. 

결국 에드워드는 꽃을 들고 비비안의 집앞으로 향한다. 다르면 다른대로,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비비안과 함께 있을 때 에드워드의 표정에은 다른 어느 때보다 밝다. 

다르다는 건 안 될 이유가 아니다. 달라서 느낄 매력이 있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행복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팅힐 리뷰]아파도 괜찮아, 해피엔딩이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