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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Apr 30. 2020

[부부의 세계]결혼의 조건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난리다. 드라마에 한 번 빠지면 끝장을 보는 편이라 최대한 안보려고 했는데, 결국 시작해버려 이틀만에 4회까지 달려버렸다.


지금까지 내용은 충격적이다. 주인공 김희애가 남부러울 것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일상은 지옥이 돼버렸다. 남편의 '또 다른 사랑' 하나 때문이다.


남편은 스윗하고 로맨틱한 인물이다. 우수에 젖은 눈빛과 달콤한 표현, 세심한 배려로 아내를 행복하게 한다. 아이에게도 자상하고 친구같은 아빠다.


문제는, '또 다른 사랑'에게도 그렇다는 것. 40대 나이에 20대 초반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친구에게 '진심'을 털어놓는다. "내가 미치겠는건, 내가 두 사람을 모두 사랑한다는거야".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와 친구, 직장동료까지 자신을 속이고 있던 걸 알게 된 김희애는 '살인충동' 수준의 분노를 느낀다. 터질듯한 분노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김희애가 '명배우'라는 걸 몇번이고 되새기게 된다.


분노를 누르고 이성을 찾는다. 목표는 '복수'. 완벽했던 자신의 인생에서 남편만 도려내는 것이다.


#사랑

부부는 남편의 '또 다른 사랑'이 나타나기 전까진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십여년간 사랑이 유지됐고, 서로 다른점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려 애썼다. 사랑이란 감정에 의리가 더해졌다.


사랑하는 그 순간만큼은 눈이 멀어버린다. 동전을 쏟아부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더라도 사랑이다. 반대급부를 바라고 행동하는 게 아닌, 행동 그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사랑이다.


#결혼

어릴 땐 회의적이었다. 결혼은 사랑의 '지속가능성' 문제다. 눈이 멀어버린 상태가 평생 지속된다면 더할나위 없다. 눈먼채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결혼도 나쁘지 않다.


끊임없는 긴장감이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존중과 배려는 있어야 한다. 사랑과 긴장감, 존중과 배려라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맞는 사람이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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