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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Aug 08. 2020

[시골요리] 숯불수제버거, 속재료는 텃밭에서

리틀포레스트 요리

안성이 연일 뉴스에 나왔다. 역대급 비에 산사태까지.. "안성에 계신 부모님은 괜찮으시냐"는 안부연락도 많이 받았다. 민박에 예약한 손님들한테도 "가도 돼냐"고 확인연락이 왔다. 걱정에 예약을 취소한 손님도 있다. 아무래도 산골짜기, 산밑에 있는 집인데 걱정이 안될 수 없었다.

비를 뚫고 안성집으로 왔다. 산기슭에 약간 흙이 쓸려내려오긴 했다. 텃밭에 졸졸 물이 흐른다. 말랐던 계곡에 활기가 돈다. 비소리 ASMR을 들으며 오히려 운치있었다. 장대비 한가운데 있으니 오히려 안심이 됐다. 부모님 걱정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져서인가..

조카 두명을 이틀 간 봐준 어머니는 지쳐보였다. 그래서 오늘 요리는 내가 전담하기로 했다. 점심 메뉴는 숯불수제버거로 정했다.

단골 정육점에서 다진 한우 300g, 다진 돼지고기 300g을 샀다. 여기에 우리 닭이 낳은 달걀 2개, 다진 양파, 전분, 밀가루를 넣고 20여분 치대서 패티를 만들었다.

채소는 텃밭에서 나온 토마토와 양파, 사온 양상추를 쓴다. 토마토에서 속 부분은 짜내서 특제소스에 활용한다. 식초를 적당히 섞은 물에 양파를 넣어두면 아린맛이 덜해진다.

토마토 소스는 텃밭표 토마토에 케첩과 올리고당을 섞어 잘 저어준다.

그다음 단계는 숯불 지피기. 숯불맛이 들어가야 이 버거가 특별해진다.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크긴 하지만, 느리면 느린대로, 시골음식의 매력이다.

참숯을 피우고 패티를 올린다. 센불 대신 시간으로 고기를 익힌다. 비가 몰아치면, 그냥 보면서 멍때리면 된다. 시골 요리법이다.

빠삭함을 더하기 위해 거의 익은 패티를 후라이팬에 한 번 더 익힌다. 준비해둔 양상추, 겉절이 양파, 치즈, 마요네즈를 더한다. 큰 번을 못구해 작은 모닝빵으로 대체한 게 아쉽다.

미니 숯불한우한돈수제버거 13개를 만들었다. 마침 할머니와 삼촌이 오셔서 부모님과 다섯명이 수제버거를 즐겼다. 내가 한 요리를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 행복이다.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이 그렇게 고맙다.

(유튜브 요리영상 링크)
https://youtu.be/bEOmaH3vU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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