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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Oct 17. 2020

[압구정 보타르가]귀한 어란 듬뿍, 인생 파스타

청담동 맛집, 상상만 해도 군침이...

한 번 먹으면 주기적으로 찾게 되는 음식, 상상만 해도 군침이 감도는 음식이 몇가지 있다. 이탈리안레스토랑에서 파는 음식들은 예외였는데 그 편견이 깨졌다. 압구정 보타르가를 알게 되면서다.

파스타에서 감칠맛이 난다. 이탈리아에선 말린 어란을 보타르가라고 부른다. 약간 쿰쿰하면서도 짭쪼름한데 당기는 맛이다. 전남 영암의 '김광자 명인'이 만들었다는데, 딱봐도 귀한 식재료가 아낌없이 듬뿍 나온다.


에피타이저 중 하나인 '보타르가 깜빠뉴'는 혜자 메뉴다. 그릴에 구운 빵 위에 라코타 치즈가 듬뿍, 그 위에 어란이 아쉽지 않을만큼 올려져 있다. 1만3000원이 싸게 느껴진다. 어란의 짭쪼롬함을 라코타치즈의 느끼함이 잡아준다. 훌륭한 조합이다.


문어 샐러드(2만9000원). 개인적으로 문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먹을만했다. 질기지 않고 입에 착착 달라붙는 식감으로 조리된 동해안 피문어와 적당히 구워진 알감자, 야채의 조화가 좋다. 관심없던 식재료가 맛있게 느껴진다면, 요리를 잘했다는거다.

버섯요리. 버섯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칼로 슬라이스를 내서 먹는데 혀에 착 붙어 사르르 녹아버린다. 크리미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소스와 조합이 괜찮다.


기대하던 시그니처 메뉴 보타르가(3만6000원). 10번 가면 10번 주문할 것 같다. 보타르가 하면 이 음식이 떠오른다. 어란 특유의 쿰쿰함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는데, 무조건 '호'에 한표.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바로 그런 음식이다.

이탈리안레스토랑에 가면 오일파스타는 잘 시키지 않는다. 로제, 까르보나라, 토마토, 가끔 봉골레를 주문하는데 이 식당에선 다른 파스타가 묻힌다. 다른것도 시도해보고 싶지만 보타르가 포스가 너무 강해서 우선순위에 밀린다.

면 식감이 최고다. 어란과 비슷한 식감을 줄 정도로 익혀져 나온다. 쫄깃쫄깃하고 탄력있다. 오일 베이스지만 느끼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라자냐(3만6000원)에 대한 편견도 깨졌다. 원래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엄청난 음식이었다. 야채, 소스와 갈은고기가 잘 어우러졌다. 고급만두 느낌도 받았다.

와인이 어울리는 메뉴와 분위기. 와인 종류가 참 많다, 6만원대 가격부담없는 와인부터 수십만원대 고급와인까지 라인업을 갖췄다.


좌석 간 거리도 여유있는 편. 가을 날씨에 딱좋은 테라스를 갖췄다. 추워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난로를 둔다고 한다. 큰 룸도 하나 있는데, 미리 예약하면 단체모임을 하기에 제격일 것 같다.


합리적인 가격이다. 청담동, 압구정 식당이라고 하면, 거기다 이탈리안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가격대의 70~80% 수준이다. 크게 부담없는 가격에 정성 들어간 고급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까놀리와 티라미슈, 디저트칵테일. 깨알같은 디저트 메뉴들이 많다. 배를 채운 손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 양적고 맛좋은 고급스런 음식들이 나온다. 티라미슈도 식당에서 직접 만든다고 한다. 손이 많이 가더라도 정성을 쏟아부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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