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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골프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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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May 28. 2019

세부 퀸즈아일랜드 골프여행, 189홀 ONLY 골프

필리핀 골프여행

필리핀 세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번 세부 골프여행은 머리올린지 두달만이었나. 왕초보때였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여행사 골프 패키지 상품을 구매했다. 세부 공항에서 남쪽으로 3시간 정도 허름한 골프장이었다. 침실에서 도마뱀이 발견됐다. 나름 신나게 골프를 쳤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엔 많이 알아봤다. 임진한 프로가 진행하는 TV프로그램에 나왔던 곳을 찾았다. 1년 전부터 눈여겨보던 곳이다. 세부 퀸즈아일랜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골프리조트다.


밤늦게 세부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습하고 더웠다. 5월인데 벌써 한여름이었다. 라운딩에 난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두 시간 조금 넘게 시골길을 달렸다. 이번엔 세부공항 기준 북쪽에 위치한 곳이었다. 가는 길에 별이 쏟아졌다. 동남아 특유의 향을 느꼈다.


리조트는 넓었다. 방은 깔끔하고 심플했다. 달빛이 드리운 밤바다를 보며 잠에 들었다. 한 시간 정도.


아침 6시부터 식사를 하고 곧바로 라운딩에 나섰다. 한국의 봄날씨에 비해 갑자기 한여름이라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골프를 마음껏 칠 수 있다는 설렘에, 잠도 피곤함도 잊고 골프를 쳤다.


3번홀부터 9번홀까지 7연속 파를 기록했다. 힘들어서 힘이 빠졌나... 이상하게 처음부터 잘맞았다. 첫 18홀 82타. 구장이 나한테 맞는 것 같았다.


양잔디라 질긴 편, 잔디 위에 공이 많이 뜨진 않는다. 그린은 촘촘한데 생각보다 느리다. 한국 골프장과는 뭔가 다른 컨디션이다.


같은 코스를 반복해서 돌았지만 핀 위치도 바꿔주고 매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골프는 참 어렵다. 잘 맞다가도 한 순간 감을 잃어버리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다. 드라이버 거리가 부족하게 나왔으면 아이언이 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 아예 코스 밖으로 나가버리는 실수는 회복이 불가능한 실수다. 퍼터를 조금 세게 치거나 약하게 치면 한 타를 잃는다. 스코어는 실수를 몇번 했느냐와 직결된다.


9홀을 돌면 조금은 쉬어야 했다. 샤워로 쿨다운을 했다. 얼음에 타먹는 산미구엘은 꿀맛이었다. 첫날 2.5바퀴, 45홀을 돌았다. 체력전이 예상됐다.


식사는 모두 리조트 호텔에서 해결했다. 첫 날 저녁 식사는 삼겹살. 한국에서 먹는 고기보다 훨씬 맛있었다. 필리핀 돼지고기가 질이 좋다고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리조트라 음식맛이 다 입에 맞았다. 필리핀 현지식들도 훌륭했다.


4일동안 45홀/36홀/45홀/63홀 강행군을 진행했다. 마지막날엔 투혼을 불살랐다. 총 10.5라운드 189홀. 온몸이 새카매지고 근육이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

 

리조트 밖으로는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리조트 안에서 마사지를 두 번 받은 게 다른 활동의 전부다. 골프만 치는 목적이라면 추천하는 곳이다. 다만 날씨가 조금 더 선선할 때 가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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