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재회

by peacegraphy

헤어져보니 알았다. 그토록 맑고 또렷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걸.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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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살던 집 마당에 앵두나무가 있었다. 네살 때 심은 나무가 매년 성장했다. 달리는 앵두 열매도 점점 더 많아졌다.


그때 가장 많이 먹은 과일인 것 같다. 보리수와 함께 내 보물이었다. 누군가 손님이 와서 따먹는걸 말리려고 운 적도 있다. 욕심을 부렸다.


열한살 때 이사를 가면서 아끼던 앵두나무와 이별했다.


헤어져보니 알았다. 앵두가 흔한 과일이 아니란 걸. 마트에 가도 체리가 있으면 있었지 앵두는 없었다. 특히 앵두나무는 볼 일이 거의 없었다.


재회.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 맛이 어땠는지조차 가물가물해졌다. 지난 주 시골집에 갔더니 반가운 모습이 있었다. 앵두나무에 빠알간 열매가 달려있었다.


5년 전, 조카 탄생수라며 앵두나무를 심었다. 그 열매가 올해 처음 알맞게 익었다. 먹기 좋을만큼, 탐스럽게 익은 앵두를 보니 어릴 적 기억들이 소환됐다.


늘 곁에 있을 때는 모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