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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cegraphy Aug 31. 2019

조국 둘러싼 '말(言) 전쟁', 피로감만 쌓인다

민주당 인사들은 때아닌 '오버' 논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둔 여야 간 '전쟁' 국면이 점입가경이다. 여야는 서로를 향해 활을 겨눈다. 화살은 '말'이다. 웬만한 비판으론 대중들의 시선을 끌 수 없다. 자극적인 말들이 쏟아진다. 서로를 자극한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31일 조 후보자를 향해 "국민 우롱 말고, 사무실의 꽃을 보며 자위(自慰)나 하시라"라고 말했다. 딱 들었을때, 연상되는 뜻이 있다. -물론 '그 뜻'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연상은 된다. 충분히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자위(自慰)는 '스스로 위로한다'는 뜻의 한자어지만, 수음(手淫)을 다르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며 "국민 모욕적 성희롱 발언에 사과하고 대변인직에서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중의적 표현이라지만, 문장의 맥락 상 이는 명백히 조 후보자를 조롱하고, 성적 희롱하는 표현이며,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표현력 부족이라면 대변인으로서 자질과 능력이 모자란 것이고, 중의적 표현이라 둘러대며 후보자를 모욕하려는 의도라면 그 저급한 수준에 참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의 이름은 이날 오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이같은 논쟁에 피로감이 쌓인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수준을 넘나든다. 단 한마디,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없다. 말꼬리를 잡는다. 민주당에선 '내전'까지 벌어진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30일 "(조 후보자를) 편들어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오버'하지 말라"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지 민주당 당원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도와주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한 번에 검찰과 언론, 대학생이 모두 등 돌리게 만드는 일을 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이 지난 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충정은 이해를 하나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였다"고 한 것을 문제삼은 것. 유 이사장은 서울대와 고려대 등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관련해선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다른 것보다 마스크들은 안 쓰고 오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조국 욕한다고 해서, 대통령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 발언 후 하루만인 31일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나섰다. 전 의원은 1971년생으로 박 의원과 동갑이다.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갑내기 국회의원 용진아, 우리가 정치하면서 모름지기 때를 알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나서더라도 말은 좀 가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민주당원 아니면 조 후보자에 대해 발언도 못 하나. 자네의 '오버'하지 말라는 발언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며 "자네 발언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제발 '오버'하지 말라"고 했다.


이 말도 '오버'다. 정치인의 페이스북은 사적이지만 공적인 영역이다. 남들 보라고 쓰는 글이다. 결국 그의 글은 여러 기사의 소스가 됐다. 당내 분열 기류만 보여주는 셈이 됐다. 숱한 말싸움에 국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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