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림 Mar 30. 2017

위대한 낙서<셰퍼드 페어리 전>

음지의 문화가 양지의 예술로 승화된 좋은 사례!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지난 밤 좋은 꿈들 꾸셨나요?

이번 시간에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전시회인 위대한 낙서전 시리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팝아트 이후 현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인 '그래피티'와 이 분야의 작품을 전시하는 '위대한 낙서전'에 대한 소개, 그리고 오늘 전시회의 주인공인 '셰퍼드 페어리'에 대한 소개와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어보도록 할게요. 평소보다 다룰 주제가 많다보니 좀더 집중해서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0. 그래피티(graffiti)란?

'그래피티'는 락카나 칼라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이용하여 공공장소의 벽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기호를 써넣는 문화활동의 한 종류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그래피티를 그리는 사람들은 타인 또는 공공이 소유한 건물의 벽면에 무단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엄연히 불법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피티'라는 단어 자체가 이탈리아어로 '낙서'라고 합니다. 허가없이 무단으로 한 것이 '그래피티'이고 이는 뉴욕 슬럼가에서 태어난 대표적인 슬럼문화로써 랩, DJ, 비보이와 함께 힙합의 4대 요소라고 불립니다.

'그래피티'를 예술로 보아야하는가에 대해 국가를 막론하고 찬반이 나뉘는데 법적인 면에서는 엄연히 타인의 재산권 침해와 공공물 훼손 등의 문제를 유발하기에 불법입니다. 단, 그래피티의 저항과 자유를 상징하는 그래피티 본연의 정신적 가치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인정해가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1. 위대한 낙서전 소개

작년 12월 9일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된 그래피티 전시회입니다. 일반인은 만원, 학생들은 오천원에 관람이 가능합니다. 이 전시회의 좋은 점은 사진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유화 작품 전시회와 달리 보고나면 기억에 잊혀질 수 있고, 검색해도 찾기 어려운 작품이 많은지라 사진으로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습니다.

'위대한 낙서전'은 그래피티 분야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7명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첫 전시회에서는 7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골고루 전시하였는데 3월부터는 이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친숙한 '셰퍼드 페어리' 단독전으로 교체진행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전시회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반응이 크게 나쁘지 않는 한 올 한해는 다른 작가들의 단독전으로 계속 시리즈 전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7명의 작가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i. 제우스 : 프랑스 거리예술의 선구자이자 대표작가.
ii. JR : 사진작가이자, 그리피티 작가, 영상예술가.
iii. 닉 워커 : 영국 거리예술의 선두주자. 
iv. 크래쉬 : 그래피티 작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예술가
v. 라틀라스 : 프랑스의 거리예술가이자 화가, 사진가, 영상예술가. 독특한 글자로 유명.
vi. 존원 :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존경받는 인물. 수많은 세계적 기업들의 브랜드 및 광고에 참여
vii. 셰퍼드 페어리 : 가장 영향력있는 그래피티 작가.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Hope를 제작.

2. 셰퍼드 페어리 소개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르로 불리는 작가입니다. 대부분의 그래피티가 아직 스프레이 위주의 슬럼가 분위기의 벽화에 머무를 때, 실크 스크린 기법을 활용한 포스터 분위기의 그래피티를 그렸고 스티커 작품으로 그래피티가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기여한 1등공신입니다. 전술했다시피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제작해 대중들에게 유명해졌습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인 페어리는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후 '오베이 자이언트'라는 작풍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앙그레 더 자이언트라는 유명인물에 대해 '그에게는 추종자들이 있다'는 문구를 집어넣은 작품을 만들었고 이 작품이 빅히트하며 일종의 캠페인처럼 진행되자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고 하네요. 그 유명한 OBEY브랜드가 바로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에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매우 반갑더군요.

3. 셰퍼드 페어리 전

3월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회인데 이전 전시회보다 가격이 소폭 올랐습니다. 성인이 13,000원, 청소년이 10,000원에 관람할 수 있고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입니다. 역시 사진은 자유롭게 찍을 수 있으나 플래쉬는 꼭 끄고 찍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전시장 재입장은 어렵다고 하니 전시장을 나가실 때는 한번 더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4. 셰퍼드 페어리 전 후기

다른 전시회에 비해 도슨트의 중요성이 큰 전시회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도슨트를 듣지 않고는 작품과 작가를 이해하기 꽤 난해한 전시회이죠. 시간을 맞춰 간다면 도슨트를 듣기는 어렵지 않을실텐데 약 40분이라는 시간동안 진행됩니다. 전체관람가인 <셰퍼드 페어리 전>의 취지에 맞게 알기 쉽게 얘기해주니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정 시간이 안되는 분들은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들으셔도 좋습니다. (가수 윤종신이 녹음을 했네요.)

아무래도 스프레이와 락카 등 거리예술에서 나온 그래피티인만큼 다른 유화 작품보다 강렬한 색채 때문에 보고난 후에 눈이 좀 아프실 수 있습니다. 벽화예술의 특성상 색대비 및 보색효과를 노리고 그려진 작품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전시회의 부제인 '평화와 정의'라는 슬로건에 맞게 반전, 평화, 민주주의, 자연보호 등의 메세지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거리의 예술로 정의되는 그래피티 작가로 분류되지만 전시회를 보면서 이 사람은 '그래피티'라는 수단을 사용할 뿐, 깊이나 수준에 있어서 예술가보다 못한 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에 상위문화, 하위문화란 애초에 없는 것이니까요.

전시회 마지막 공간에는 참여자들이 종이에 자신만의 그래피티(라고 쓰고 낙서라고 읽습니다)를 전시한 벽면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내가 남긴 낙서가 언젠가 '위대한 낙서전'의 작가들처럼 유명한 작품이 되길 희망하며 끄적인 분들은 당연히 없었고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남기거나 방명록 수준의 글을 남겨 벽면에 붙이고 갔네요. 한달 반이라는 기간동안만 진행되는 전시회인만큼 다녀오실 분들은 일찍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최고의 예술은 예술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덜 두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세상과 더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 셰퍼드 페어리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