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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pr 05. 2017

벽을 뚫는 남자

벽을 자유자래로 통과하는 남자의 행복과 추락!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점심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오늘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여러번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해외 라이센싱 뮤지컬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공연은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라는 작품입니다. 프랑스의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로 국내에서는 작년에 배우 유연석이 공연하여 더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오늘은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 공연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프랑스의 국민작가이자 20세기 최고의 단편소설가로 꼽히는 '마르셀 에메'가 쓴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입니다. 1940년대, 몽마르트르를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벽을 자유자재로 통과하는 능력이 생긴 평범한 남자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유쾌 발랄하게 풀어낸 뮤지컬입니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랑 예찬'이라는 부제만큼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 작품은 시종일관 유쾌한 재미와 발랄한 유머를 잃이 않으면서도 가슴 찡한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1996년 11월 6일, 파리에서 초연되어 1997년 프랑스의 토니상이라 불리는 몰리에르상 최우수 뮤지컬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02년에는 브로드웨이에 '아모르(amour)'라는 이름으로 상연되었으며 토니상 5개 부문,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이 작품을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같은 해 일본에서도 공연되었고 71개 지역 순회공연을 돌기도 하였습니다.

007시리즈 등으로 3번의 아카데미 영화음악상과 5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작곡가 미셀 르그랑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뮤지컬 넘버를 작곡한 곳으로 유명합니다.(무려 49곡이나 작곡하였다고 하네요. 주인공을 위한 넘버만이 아닌 조역들 각각을 위한 곡들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모든 배역이 자신만의 솔로곡이 있어 작품이 꽉 차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미셀 르그랑의 이름값에 걸맞게 감미로운 음악이 작품의 신비로운 매력을 자극하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몽마르트르를 그대로 옮긴듯한 무대와 조명, 배우들의 호연으로 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품 이해를 위해 줄거리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우체국 공무원인 듀티율이 자신에게 벽을 통과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초능력을 얻어 당황한 듀티율은 병원으로 찾아갑니다. 동네병원의 좀 허술해보이는 의사는 듀티율을 진단한 후에 물렁물렁해진 몸세포가 벽을 인식못하는 병이라는 긴 병명을 댑니다. 그렇게 듀티율의 병을 진단해준 의사는 듀티율에게 '당신이 사랑에 빠지면 초능력을 잃게 됩니다'라는 말을 건내며 조심하라고 전합니다. 

듀티율은 갑작스럽게 원치 않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어지는 욕구는 점점 더 커집니다. 괴롭히는 상사를 골려주는 것부터 시작하여, 듀티율은 벽 뚫는 능력을 이용해 물건을 훔쳐 대중들에게 의적이라는 환호를 얻기도 합니다.

미스터리한 범죄를 저지르는 두티율은 사람들의 영웅이 됩니다.  의적 활동을 하면서 듀티율은 여러 번 체포되지만 벽을 통과하는 그를 잡아둘 수 있는 감옥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듀티율은 검사 남편의 지나친 의심 속에서 거의 감금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그의 부인 이사벨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두티율은 더욱 큰 사건들을 일으키고 유명해져서, 남몰래 사랑했던 이사벨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두티율에게 심한 두통이 찾아옵니다. 무언가 몸에 이상이 있음을 인지하지만 두티율은 별일 아닐 것이라 안심하고 이사벨에게 다가가 자신과 함께 떠나자는 말을 전합니다. 그녀의 따뜻한 대답에 기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여느 때처럼 그녀의 방에서 나오는 도중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잃게되어 두티율은 벽에 갇히고 맙니다. 꼼짝달싹 못하는 처지가 된 두티율은 그렇게 벽 안에 갇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은 듀티율이 벽을 드나드는 마술적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애쓴 티가 역력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버전에서는 기본적으로 밴딩 처리된 막을 드나드는 방식을 사용하였고 부분적으로 회전문을 이용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 공연에서는 벽에 지퍼를 달아 열고 닫으며 통과하는 아이디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이 연출의 핵심은 배우가 밴드 막을 지나가는 순간, 조명을 이동함으로써 순간 이동한듯이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배우가 통과할 때 흔들리는 밴드 막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 효과를 반감시키지 않도록 밴드 막 뒤에 흑막을 세웠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막을 통과하는 방식이 유치해보일 수 있지만, 동화같고 소박한 이 작품에는 이 방식이 가장 자연스러워 보여서 선택했다고 합니다.

작품의 높은 명성 때문인지 국내 공연에서도 손꼽히는 제작사와 연출진,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배우 이종혁과 임창정, 유연석, 마이클 리, 김동완, 이지훈, 고창석 등 영화와 드라마, 무대를 넘나드는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였습니다. 2006년 초연에 이어 2007년 재연, 2012년에 삼연, 2015년에 사연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관객들의 호응을 고려할 때 최소 2년에 한번 꼴로는 공연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조심스럽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쯤에 다섯 번째 공연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 공연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저는 다음에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모자는 재빨리 벗되 지갑은 천천히 열라.
- 덴마크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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