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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pr 07. 2017

랜드 오브 마인

영화 속 실화! 목숨을 건 독일 포로 소년병의 지뢰해체 작업

안녕하세요? 소모임입니다.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오늘은 4월 6일에 개봉한 비장한 실화 영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덴마크의 신예 감독이 만든 <랜드 오브 마인>이라는 작품인데요. 이 영화는 2차 대전 가해자 독일이 아닌 피해자 독일의 입장에서 그려진 최초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덴마크는 포로로 잡아둔 독일 소년병들을 독일군이 덴마크 서해안 스캘링엔 반도에 매설한 지뢰를 해체하는 작업에 투입시킵니다. 무려 4만 5천여개의 지뢰를 제거하는데 단 12명의 소년병들에게 3개월내로 해체하면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말도 안되는 조건이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소년병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목숨을 건 해체 작업을 진행합니다.

1. 지뢰가 묻히게 된 배경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을 막기 위해 유럽의 해안선을 따라 지뢰를 매설하여 방벽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당시 독일에 점령된 상태였던 덴마크 해안선에는 200만개가 넘는 지뢰가 설치되었고 이를 통해 덴마크 방향으로의 연합군 투입을 어느 정도 저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르망디 상륙을 통한 연합군의 진격과 대공부대의 활약으로 지뢰는 아무 효용가치를 내지 못한채 전쟁은 끝났고 덴마크는 독립합니다. 독립 후 필요없는 이 지뢰들은 당연히 제거되어야 했고 당시 패전국인 독일의 소년병들을 해체 작업에 투입하게 된 것입니다.

2. 당시의 지뢰해체 방법

그럼 독일 소년병들은 덴마크 해안가의 지뢰를 어떻게 해체했을까요? 그 방식은 정말 중노동이면서도 효율이 낮고 매우 위험했습니다. 

i. 5cm 간격으로 대검을 땅에 45도 각도로 찔러넣는다.
ii. 무언가 걸리면 지뢰로 표시한다.
iii. 이후 그 땅을 파서 제거한다.
 
단순하지만 속도는 매우 느리고 위험합니다. i단계에서 잘못 건드리면 바로 폭발할 수 있고 땅을 파는 도중에 잘못 건드려 폭발할 수 있는 만큼 현재 군에서는 사실상 사장된 방법입니다. 현재는 금속탐지기를 통해 지뢰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지뢰 제거용 차량을 통해 지뢰를 눌러 터뜨리거나 지뢰 제거용 선형 폭탄을 투척하여 터뜨려없앱니다.

영화 <랜드 오브 마인>에서는 불과 10대의 소년들에게 성인들도 하기 어려운 지뢰제거작업을 맡겼으니 피해국인 덴마크라 하더라도 고개를 당당히 들만한 처사는 아니었지요. 그렇기에 지난 반세기 동안 덴마크에서는 이 사건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덴마크의 신예 감독인 마틴 잔드블리엣이 고국의 치부가 담긴 이야기를 과감히 영화로 만든 것이지요.

독일의 악랄한 만행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러시아 역시 종전 후 독일에 들어가서 나치의 잔당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민간인들까지 잔인하게 죽였다고 하니 전쟁은 인간을 미치게 만드는 재앙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뢰제거에 동원된 독일군 2600명 중 절반 이상이 죽거나 부상을 입었습니다. 독일 소년병들의 목숨을 건 해체작업에도 덴마크 서쪽 해안의 지뢰는 여전히 완전한 제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가 2012년에 이르러서야 모든 해제 작업이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

3. 영화 <랜드 오브 마인> 줄거리

2차 세계대전 후, 덴마크 군대의 포로가 된 독일의 소년병들은 덴마크 서부 해변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그들을 관리하는 덴마크군 장교인 상사 '칼 라스무센'은 원수의 나라 독일과 나치에 대한 분노로 소년들을 무섭게 협박하며 지뢰밭으로 내몹니다. 비록 그들이 아직 어린아이라고 하더라도 독일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분노와 처분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그들을 혹독하게 대합니다.

먹을 것도 제대로 못먹고 위험천만한 지뢰제거 작업을 하던 독일 소년병. 해체 작업을 하다 아주 사소한 실수로 지뢰들이 폭발하며 다리를 잃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 속에서 벌벌 떨며 울면서도 고향의 부모님에게 돌아가기 위해 계속 지뢰를 없애는데 매진하는 포로병들. 그들을 보며 상사 '칼'은 어느새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해체작업 시간을 엄격히 지키고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고, 부상자와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서 칼과 소년병들은 조금씩 내면의 이야기를 하며 친해집니다.

이제 지뢰작업이 거의 막바지에 달한 때, 해변 근처에 사는 마을의 여자아이가 지뢰밭에 들어가고 아이의 부모는 독일 소년병에게 딸아이를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소년병들은 소녀를 발견하고 그녀를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지뢰제거 작업을 진행하여 그녀를 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독일 소년병 한 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마침내 지뢰는 제거 되었지만 목숨을 잃은 어느 병사의 형제인 소년병은 자신만 살아돌아가야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지뢰가 제거되자 칼은 이제 소년병들을 독일로 보내주려고 하지만 그의 상사인 '에베 예슨'은 아직 남은 지뢰밭에 그들을 투입하기 위해 칼의 요청을 거부합니다. 칼은 상부에 강력히 항의하지만 그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소년병들은 또 다른 지뢰매설지역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살아남은 독일 포로병을 이끌고 덴마크의 어느 지뢰매설 지역으로 이동하는 칼. 그는 이동 중에 경로를 변경하여 독일의 국경으로 소년병들을 내려주고 그들에게 말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독일로 넘어가는 국경이 있다고. 어서 가라고 말이죠. 소년들은 칼의 말을 듣고 독일로 넘어가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4. 영화 관련 정보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피해국가인 덴마크 사람인 마킨 잔드블리엣 감독으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사람입니다. 아직 필모그래피는 약하지만(그래도 단편 포함 6개나 되는 영화를 만들었으니 우리 나라로 치면 중견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랜드 오브 마인' 덕분에 단숨에 유명인이 되었지요. 

'랜드 오브 마인'의 수상기록을 보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전미비평가위원회상 외국어영화상',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관객상', '북경국제영화제' 수상 등 세계의 이름높은 영화제 20곳에서 상을 탔다고 하니 엄청난 명작임에 틀림없습니다.

감독은 독일 포로병에 대해 관객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감정을 철저히 절제하여 담백한 전개와 신파를 배제한 연출로 긴장감과 슬픔을 영화의 끝까지 쭉 끌고 갑니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하기 위해 유럽 전역을 수소문하며 실제 덴마크 해안선의 지뢰를 제거한 업체를 섭외하여 촬영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올해 개봉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중 단연 손에 꼽히는 영화인만큼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여기서 500m만 더 가면 독일로 향하는 국경이 있다.
- 칼 상사 / 랜드 오브 마인 中

* 영화를 같이 볼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영화'를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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