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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pr 10. 2017

염리동 소금길 답사 후기

날씨도 풀리고 주말에 시간도 비어서 올해 초에 방송에 나왔던 염리동 소금길을 다녀왔습니다. 이대역 5번 출구에서 나와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염리동 소금길이 시작됩니다. 한창 철거중인 시점이라 지금이 아니면 앞으론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서둘러 다녀왔습니다.

염리동은 한때 소금마을이라 불리던 곳입니다. 조선시대에 염리동은 소금장수들이 많이 살아서 소금 창고와 새우젓 저장소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곳 염리동은 일찌감치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나 어른들의 사정으로 재개발 사업 진행이 늦어지면서 크고 작은 범죄의 온상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때 과감히 마을 전체에 밝은 분위기의 벽화와 깔끔한 아스팔트 길을 깔아서 '소금길'이라는 명소로 재탄생하였습니다.

길을 보면 노란색 점선이 보이는데 그 점선을 따라 걸으면 철거중인 공간을 제외하고는 전 구역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벌써 꽤 많은 건물들이 철거되어서 공사장 텐트가 쳐져있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골목길에 전신주와 가로등도 설치하는 등 마을을 살리기 위해 여러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아는데 결국 재개발이 되는 운명이라 참 안타까웠습니다.
방송으로 철거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2월 초인데 벌써 많은 집들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허나 철거 대상에서 제외된 건물도 몇몇 눈에 띄었습니다. 길 한쪽에 남겨진 벽화들을 보니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소금길을 유명하게 해준 곳이 있는데 '소금 지킴이'집이라는 장소입니다. 이 집은 위급한 경우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비상등과 비상벨, 24시간 운영되는 CCTV가 있고 항상 개방되어 누구나 쉽게 몸을 피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습니다. '소금 지킴이집'이 여섯군데나 있다고 하니 염리동에서의 범죄는 꿈도 꿀 수 없겠죠?(이제 다 철거되서 큰 의미는 없겠습니다만...)

골목 지나가는 길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어 좋았습니다. 동심을 자극하는 아이들의 그림과 글 같은 것들이 담에 그려져 있어서 마을 분위기가 훨씨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으로만 즐기는 것을 넘어 놀다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정도로 옛 추억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림은 벽면만이 아닌 길에도 있습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해보았던 땅따먹기 그림과 미로찾기 등 추억이 돋는 그림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수많은 벽화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그림은 마포초등학교의 학교 벽면을 따라 그려진 벽화입니다. 자동차에 타고 있는 학생 그림, 알록달록 색깔의 지붕을 입은 돌담집 등은 등하교할 때의 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느린 소도 성낼 적이 있다.
- 한국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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