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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pr 22. 2017

아버지와 이토씨

우에노 주리의 따뜻한 힐링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오늘은 처음으로 일본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4월 20일에 개봉한 영화 <아버지와 이토씨>입니다. 2016년 국내에도 발간되어 잔잔한 호평을 받은 나카자와 히나코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인데요. <노다메 칸타빌레>로 유명한 우에노 주리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릴리 프랭키가 출연한 작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아버지와 이토씨> 소개와 줄거리, 작가 '나카자와 히나코'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영화 <아버지와 이토씨>

우에노 주리, 릴리 프랭키가 출연하는 <아버지와 이토씨>는 34세의 여주인공 아야와 54세 이혼남이자 아야의 남자친구인 이토씨, 그리고 74세 아야의 아버지가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은 제8회 현대소설 장편 신인상 수상할 정도로 신선함과 개성,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고 영화 제작 전부터 업계관련자로부터 호평이 많았습니다.
우에노 주리가 아야 역할을, 릴리 프랭키가 이토 역할을, 후지 타츠야가 아야의 아버지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화상에서 우에노 주리와 릴리 프랭키의 연인(?) 연기 호흡은 환상적이었다는 평이 대부분이네요. 여성 감독인 타나다 유키의 섬세한 연출로 감정선을 잘 표현하여 일본 영화 특유의 애매한 부분을 상당히 덜어내었습니다. 부모와 취업, 결혼에 대한 고민이 많은 한국의 요즘 세대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될만한 내용입니다.

2. 줄거리

34살의 여자 아야는 서점에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당찬 여자입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 대신 하루하루 만족하는 삶이 우선인 그녀에게는 자신만큼이나 독특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아야의 남자친구인 이토 씨는 54세의 이혼경력이 있는 남자입니다. 이토씨는 초등학교 급식보육원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으로 아야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 우연히 만난 것을 계기로 교제하게 되었습니다. 아야와 이토 둘다 제대로 된 직업은 없지만 서로에게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 이와 함께 서로의 과거에 대해 묻지 않는 등 통하는 구석이 많아 둘은 큰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토는 출근 전 식사준비와 설지지까지 스스로 할 정도로 세심하지만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에 대해선 단호한 성격의 남성입니다. '도망가지 않는다', '언제까지 이러지는 않을거니까'라는 그의 말버릇은 아야에게 자신의 한계에 대해 미리 내비침으로써 서로가 갈등할 일을 사전에 예방하곤 합니다.

그렇게 아야와 이토가 소소하지만 행복한 삶을 누리던 어느 날, 아야와 이토의 집에 아야의 아버지가 갑자기 쳐들어와서 같이 살겠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모시던 오빠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만 잠시만 부탁한다는 말만 남기고 오빠는 도망쳐버리고 아야는 어쩔 수 없이 이토,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됩니다.

툭툭 사람 성격을 건드리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사근사근 친절하게 대하는 이토씨를 앞에 두고 아야는 난처해합니다. 교사 출신인 아버지는 이토가 학교에서 일한다고 해서 반색했다가 그의 직업이 급식도우미라는 것을 알고 노골적으로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런 아버지의 처신에 아야는 불만이 계속 쌓입니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아야는 어릴 적부터 자주 싸웠고, 감정표현을 할 줄 모르는 아버지와 다툼은 아야의 마음에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어머니는 몇년 전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교사에서 은퇴 후 홀로 남으셔서 오빠네 집에서 살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왜 그리 나이많은 사람을 만나느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아야는 '사귄 사람이 우연히 연상이었을 뿐'이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합니다.

너그러운 이토 씨의 중재로 아야와 아버지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아버지의 무표정한 얼굴, 무뚝뚝한 말에도 이토는 경청하고 호응하며 아버지를 위한 크고 작은 배려를 계속 해갑니다. 아버지는 아야와 이토에게 저녁은 같이 먹어야 한다며 식구의 의미를 강조하고 그렇게 그들은 하루하루를 이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아야네 집에 오게된 연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을 아야는 알게 됩니다.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그것을 공개하기 싫어하는 아버지는 고향으로 내려가버리고 맙니다. 과연 아버지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아야는 다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

3. 작가 '나카자와 히나코'

저자인 나카자와 히나코는 원래 소설가가 아닌 극작가입니다. 극작가로서 나카자와 히나코는 상당히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2007년에 <미치유키 키사라기>라는 작품으로 '제3회 센다이 게키노마치 희곡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수면 거울>이라는 작품은 '연극인력히로시마 창작 플롯 공모'에서 대상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봄날의 유희>라는 작품으로 제4회 이즈미 쿄카 기념 가나자와희곡대상을 수상받기도 하였죠.

희곡만을 써오던 그녀가 대사와 대사 사이를 나의 언어로 채워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소설을 쓰게 되었고 그 작품이 바로 <아버지와 이토씨>입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단번에 신인 소설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독자와 전문가들은 <아버지와 이토씨>를 보며 대사를 읽으면 마치 귀에 들리는듯할 정도로 생생히 살아있는 캐릭터를 느꼈다며 많은 호평을 남겼습니다. 이는 작가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극본을 쓰며 구성 능력을 다져왔기에 가능한 것으로 뛰어난 희곡 작품을 쓰며 길러낸 대사 처리 능력과 안정적인 문장력,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섬세함이 그녀의 소설에 강한 생명력을 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 원작 내용과 평가를 보면 <아버지와 이토씨>는 확실히 수작으로 보입니다. 거창한 블록버스터보다 잔잔한 공감과 감동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꼭 관람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그들의 포근한 식탁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버지에게 있어 그것은 영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먼 지평선에 존재하는 정경이겠지. 왜냐하면 아버지에게는 '집'이 없으니까. 물론 돌아가야 할 '장소'는 있다. 하지만 그건 정말이지 오후 도서관의 할아버지들처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강요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본문 중

* 영화를 같이 볼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영화'를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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