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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01. 2017

아뉴스 데이

인류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이야기, 폴란드 수녀원 집단강간사건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들 꾸셨나요?

오늘은 지난 3월 30일에 개봉하여 아직까지 장기상영중인 영화 <아뉴스 데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프랑스, 폴란드 합작으로 만들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 있었던 독일군과 소련군의 폴란드 수녀원 집단강간 사건을 다룬 작품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는 독일에 의해 제일 먼저 점령되고 이후 영국과 소련 연합군에 의해 수복 후 독립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살상과 범죄 등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1945년 연합군의 폴란드 수복 후 프랑스 의료장교인 마들렌 폴리아크가 폴란드의 수녀원의 피해자를 진료하며 밝혀지는 실제 역사 이야기입니다.

1. 마들렌 폴리아크

마들렌 폴리아크는 1912년에 태어난 프랑스 출신의 독일 저항군이자 의사입니다. 그녀의 아버지인 로저 폴리아크는 독일과의 전쟁에서 전사하였는데 이는 그녀가 저항군이 되는 결심을 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나치 독일에 의해 프랑스가 점령된 후 마들렌 폴리아크는 프랑스 군의 의료 중위로서 폴란드에 남아있는 프랑스인을 구해 송환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이 때 그녀는 여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200개 이상의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 공로로 사후 프랑스 기사 계급 훈장인 레종 드 오너를 수여받았습니다.

영화 아뉴스 데이는 마들렌 폴리아크가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을 때의 그녀가 구조했던 수녀들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팩션 영화입니다. 극 중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마틸드'라는 캐릭터가 바로 마들렌 폴리아크를 모델로 만들어진 가상인물입니다.

마들렌 폴리아크의 기록은 그녀의 조카인 필립 메이니얼이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공개된 '마들렌 폴리악'의 일기는 70년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2. <아뉴스 데이> 줄거리

1945년 폴란드, 폴란드 적십자사에서 일하는 젊은 여의사인 마틸드에게 어느 날 수녀원에서 도움의 요청이 옵니다. 

자신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프랑스군의 치료와 송환이기에, 마틸드는 정중히 수녀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허나 거듭된 폴란드 수녀의 간절한 도움 요청에 마틸드는 요구에 응하기로 합니다.

자신을 찾아온 수녀와 함께 수녀원으로 간 마틸드는 점령군인 독일군과 소련군에 의해 강간당하여 임신한 수녀들을 보게 됩니다.

수녀의 입장이라 이 사실을 공개할 수 없어 진료를 받을 수 없던 여성들은 소련이나 폴란드 출신이 아닌 마틸드에게 비밀진료를 요청하고 사정을 알게된 그녀는 그들의 요구에 응하기로 합니다. 

마틸드가 진료해야할 임신한 수녀는 7명. 이 7명 중 한명이라도 임신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수녀원은 그 날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수녀원 원장은 아이들이 무사히 출산되는대로 어디론가 입양을 보냅니다.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틸드는 수녀원 원장이 보냈다는 아이들의 입양처에 의문을 품게 되고 그녀의 뒤를 밟습니다. 그 결과, 수녀원 원장이 아이들을 입양보낸 것이 아닌 인적이 없는 곳에 아이를 유기하고 온 것임을 마틸드는 알게 됩니다.

마틸드는 원장의 악행을 폭로하고 수녀들을 설득하여 아이들을 직접 기를 방법을 찾기로 합니다. 고아원을 만들면 수녀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를 기를 수 있다는 사실에 수녀들은 마틸드에게 힘을 보태기로 하는데...

3. 영화 관련 이야기

실제 마들렌 폴리아크가 수녀원의 신부에게 연락을 받았을 때, 그녀는 27살에 불과한 초보의사이자 장교였습니다. 그녀가 수녀원을 방문했을 때의 기록에 의하면 총 25명의 수녀들이 40여차례나 간강당하였고 이중 20명이 살해당했으며 5명이 임산부로 남아 태아를 출산하였다고 합니다.

27살의 나이에 적십자사나 연합군의 도움은 커녕 수녀들의 안위를 위해 몰래 그들을 도와야했던 마들렌 폴리아크. 안타깝게도 마들렌은 이로부터 1년 후 프랑스 군인 송환 임무 도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후 당사자인 폴란드나 가해국인 러시아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연합군의 일원인 소련에 대한 공개적인 항의와 진상조사를 할 수 없었던 폴란드는 소련이 망하고 난 후에야 그들에 의해 피해받은 폴란드의 여성에 관한 사실을 공개합니다. 내용은 충격적인데 무려 10만명의 폴란드 여성이 소련군에 의해 강간당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였습니다. 이 보고서와 마들렌 폴리악의 노트가 공개되자 폴란드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러시아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였지만 그들은 아직까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 <아뉴스 데이>는 선댄스 영화제, 세자르 영화제 등 28개의 세계 영화에에 초청을 받아 작품성와 완성도에 있어 높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되어 국내 전문가 및 영화매니아들에게 적지않은 찬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뉴스 데이'의 의미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


관람객으로서 본 영화의 느낌은 굉장히 어두운 분위기에서도 한 가닥 희망을 피어내는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상영 내내 새하얗고 추운 겨울 속 어두운 분위기에서 시작과 끝을 함께 합니다. 일방적인 피해자의 신분과 타인에게 동정조차 받을 수 없는 처절한 현실, 얼핏 보면 미래라는 것에 대한 일말의 선택의 여지조차 전혀 없어보이는 상황에서도 수녀들은 결국 자신의 미래보다 원하지 않았던 자식의 삶을 선택합니다. 고아원을 짓고 자신들의 아이들과 전쟁 고아들을 같이 거두워 키우는 수녀들의 마지막 모습은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 또 평화로 인해 얼마나 선해질 수 있는지 야누스의 얼굴처럼 보여줍니다. 누군가의 악행으로 누군가는 그만큼 불행해지는 현실, 비단 전쟁때뿐만은 아니겠죠. 그렇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배려와 사랑의 마음을 늘 품고 살았으면 합니다. 팩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드디어 먹구름기 걷히고 이곳엔 햇살이 가득합니다.
- 영화 '아뉴스 데이' 中

* 영화를 같이 볼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영화'를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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