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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02. 2017

카페 소사이어티 전 후기

카페와 미술관의 적절한 만남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아침잠 잘 자고 나오셨나요?

오늘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카페 소사이어티> 전시회 후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3월 말에 시작하여 9월 초까지 진행되는 전시회인데 오늘은 평소랑 달리 설명보다는 느낀 점 위주로 글을 써보도록 할게요.

1. 관람 전

서울미술관 <카페 소사이어티>
기간 : 3월 28일~9월 10일 11:00~19:00
요금 : 9,000원(성인 기준)
* 도슨트는 매일 오후 12시와 오후 3시에 있습니다.
내부 사진촬영 가능합니다.

서울미술관을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곳은 일장일단이 있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만큼 한산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그것이죠. 지하철, 버스 등의 교통편을 통해 갈 수 있지만 제일 편한 지하철로 설명드리자면 경복궁역 3번 출구에 내리셔서 좀 걸어가시면 부암동 서울미술관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카페 소사이어티>전은 서울미술관의 올해 첫 번째 기획전이라고 합니다. 일상에 가까우면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인 '카페'라는 공간을 미술관 안에 배치하여 전시회에 낯선 사람들이 좀더 편하게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고 하네요. (실존했던 '카페 소사이어티'는 유럽 전역에 있었던 사교장소로 여러 예술가들이 모여 영감을 주고 받았던 공간이자 부호, 상류층의 문화공간이었습니다.)

이번 <카페 소사이어티>전은 이중섭 화가를 포함 총 28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작가중 최연소인 분은 1989년생 일러스트레이터 요이한 님이라고 하네요. 그림 뿐 아니라 사진, 조각, 설치미술 등 총 8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회 직원분들도 마치카페점원 분위기의 의상을 입고 있었습니다. 전시회 입구도 카페 계산대처럼 되어 있네요. 전시회를 보기 전부터 상당히 트렌디한 인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전시 관람

<카페 소사이어티> 전시회는 '낭만다방', '스윗블라썸', '콜드블루', '다크로스팅'이라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관 안으로 걸어가 작품을 보러 가는동안 벽면에 유명인의 명언이 하나씩 새겨져 있습니다. 단색 벽지에 원문과 번역글로 씌여진 명언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카페 안의 카페를 노린 것인지 1950년대의 다방 분위기를 한 '낭만다방'이 있습니다. 실제로 안에는 70년대 느낌의 가구와 액자 등이 비치되어 있었어요. 옛날에는 다방에서도 미술 작품을 전시했다고 하네요. 박수근과 천경자 등 미술에 문외한도 들어봤을만큼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윗 블라썸'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공간으로 청춘의 고민과 꿈을 주제로 만들어진 전시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입구부터 내부에 이르기까지 핑크색톤으로 색칠된 공간으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소품과 캐릭터(스노우캣 등)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비상구 표시등을 뚥고나온 사람의 모형을 표현한 마츠에다 유키의 작품이었습니다.

'콜드 블루'는 개인주의, 냉소주의의 현 시대 청년들의 내면 이야기를 작품으로 담아낸 공간입니다. 주로 사진과 조형의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이었는데요. 주둥이 크고 무뚝뚝해 보이는 개(SNS 스타개인 브루마)와 이태강 작가라는 분이 만든 구름 모양의 모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크 로스팅'은 지치고 힘든 젊은이들의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 전시된 곳입니다. 나이 든 남자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그림, 모래판에 누운 소와 남자 둘,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에만 몰두하는 젊은이들의 사진과 물 속에 익사하는 듯 하지만 안식을 의미하는 듯한 사진도 보았습니다.

네 곳의 섹션을 모두 보고 나오면 뮤직룸이 있는데 이 안에서 예쁜 음악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닌 대형스크린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오요. 전시회 작품 감상하느라 힘들었던 몸과 정신을 푹 쉬고 가는 곳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음악실을 나와 출구로 나가는 마지막 섹션에는 서울미술관 근처의 갤러리형 카페를 소개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라 카페 갤러리'등 분위기 있는 좋은 카페들이 많이 있네요.
카페 소사이어티 티켓으로 근처 카페에서 음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근처 석파정도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미술관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3. 후기

어려운 작품은 어려운대로 쉬운 작품은 쉬운대로 볼 수 있었던 <카페 소사이어티 전>. 이 전시회의 가장 큰 강점은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든 분위기 아닐까 하네요.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미술관이니 커피를 팔 수 없음은 이해하지만 카페의 분위기를 흠씬 느낄 수 있도록 원두향기를 채워넣었으면 어떨까 하는 점입니다. 물론 원두 향기를 싫어하는 관객도 있을 수 있으니 미술관에서도 이 부분은 신중을 기해 정했으리라는 생각합니다.

카페라는 장소의 특성에 맞게 편하게 유화나 파스텔 그림을 최대한 배제하고 스케치 위주의 그림과 조형물 작품, 심플한 주제를 상징하는 사진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 해설은 최대한 배제되었고 작품 자체를 편하게 감상하게끔 배치된 점은 카페라는 공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어떠한 선입견과 편견없이 작품 그 자체로만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공간을 체험하는 경험을 주었던 <카페 소사이어티 전>. 오랜만에 기분좋은 경험을 하고 갑니다.

음미하지 않은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
근데 음미해버린 인생은 딱히 매력이 없지.
-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中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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