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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10. 2017

보니 앤 클라이드

실존했던 은행강도 커플을 무대에 올리다

좋은 아침입니다.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실존했던 역사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뮤지컬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시간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에요. 1930년대 대공황 시대, 미국 중서부 지역을 시끄럽게 했던 은행 강도 커플이랍니다. 은행강도라고 하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이미지 때문에 왠지 코믹하고 친숙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엄청 살벌한 사람들이었어요. 다수의 경찰 및 무고한 시민을 총으로 죽이고 돈을 탈취했다고 하니 명백히 악인이고 흉악범이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에 대한 소개와 실존인물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에 대한 이야기,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의 줄거리, 그리고 국내 공연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시작해볼게요.

1.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소개

<보니 앤 클라이드>는 <데스노트>와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뮤지컬로  2009년 캘리포니아에서 초연 후 2011년에 브로드웨이에 입성하였습니다. 실존했던 세기의 범죄자 커플의 이야기는 당대는 물론 히피 문화가 지배했던 1900년대 후반에도 유명하여 뮤지컬에 앞서 1967년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창작되어 높은 흥행과 완성도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2. 실존인물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는 1930년대 전반에 미국에서 다수의 은행 강도와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 커플입니다. 1934년 5월 23일 경찰에 의해 사살될 때까지 수많은 살인과 강도 행위를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들의 화려한(?) 행적을 보면 주유소, 식당, 은행 등 현금이 있을만한 곳곳을 모두 털었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을 체포하러 온 경찰을 포함하여 11명을 살해했습니다. 

이들의 작품이 극화되어 높은 인기를 끈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이 살던 시대인 1930년 미국은 대공황 시대로 금주법을 통해 술의 제조와 판매가 제한된 상태였고 이는 범죄율의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다수의 미국 시민들은 정부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꼈고 그렇기에 이들을 대표하는 경찰과 은행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마치 연산군 시대 실존했던 흉악한 도적인 홍길동을 당시 백성들이 환호했던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보니와 클라이드는 경찰에게 쫓기다 가끔씩 경찰관 또는 강도 희생자를 납치한 적이 있는데 이들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풀어주거나 돌아갈 수 있는 돈을 쥐어주고 풀어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후한을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죽인 적도 있지만 사람들은 아홉 번의 악행보다 한 번의 선의를 베푼 악인을 기억했습니다. 

무엇보다 범죄자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알면서도 죽을 때까지 함께 했던 그들의 최후는 사람들에게 세기의 커플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믿기 어렵지만 그들이 은행을 털러 들어갔을 때 사인을 받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자발적으로 은닉처를 제공해준 사람이 23명이나 됐다고 하니 말이죠.

3. 줄거리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의 여파로 은행은 파산하고 사람들은 집과 직업을 잃게 됩니다. 웨이트리스, 주유소 직원 등의 소일거리를 하며 막막한 생활을 하던 보니는 어느 날 자신의 차를 훔쳐 달아나려던 범죄자 클라이드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한편 클라이드의 형이자 그의 범죄 파트너인 벅은 아내인 블렌치의 설득으로 자수를 하고 감방에 가는 선택을 하자 클라이드는 벅을 비웃습니다. 허나 클라이드 본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잡혀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클라이드는 옥살이 중 자신을 계속 괴롭히는 죄수를 만나 힘들어하고 때마침 면회온 보니에게 자신이 집에다 숨겨놓은 총을 가져올 것을 부탁합니다. 클라이드의 청으로 보니는 몰래 총을 가져와 건내주고 클라이드는 바로 자신을 괴롭힌 죄수를 죽이고 감옥을 탈출합니다.


자유의 몸이 된 클라이드는 보니와 합류하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털기 시작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인만큼 가진 것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범죄를 의적질로 생각하며 응원을 합니다.

이들의 요란한 범죄 행위는 매스컴을 타고 신문 1면을 장식하게 되고, 대중들의 지지가 계속되는 것에 위협을 느낀 경찰은 총력을 다하여 '보니와 클라이드'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합니다. 과연 보니와 클라이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4. 공연 이야기

국내에서는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엄기준, 한지상 등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을 비롯해 박형식, 키, 다나, 가희 등 아이돌이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국내 연출은 <영웅>과 <잭 더 리퍼>로 유명한 왕용범 연출가가 맡았습니다. 약 2시간 30분의 공연으로 1막은 커플의 애정행각 및 은행털이 과정을 그린다면 2막은 그들이 범죄자가 된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배우와 시인을 꿈꾸었던 보니, 그저 배고픔을 벗어나고 싶었던 클라이드 등 절절한 사연을 과도한 신파가 되지 않게 적절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대를 보게 되면 또 하나의 장점을 들 수 있는데 1930년대 미국을 상징하게끔 잘 장치된 인상적인 무대가 그것입니다. 대공황 시기 빈민가 분위기의 세트와 빠른 장면전환, 배우들의 효율적인 동선 등을 보면 한 순간의 흐트러짐없이 공연에 몰입하게 하는 왕용범 연출가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찰들은 어릴 때부터 우릴 못 잡아 안달이었어. 훔치지 않았을 때도 우린 계속 도망다녔어. 경찰들이 천막에서 아무 죄 없는 우릴 끌어낸 게 몇 번이지? 내가 메이슨 씨 가게에 취직했을 때에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짜고짜 내 몸을 수색했어. 그러니 안 잘리고 배겨? 아무 것도 날 자유롭게 할 수 없어. 자유는 훔치는거야. 어차피 세상엔 세 종류의 사람뿐이야. 총 든 강도, 총 안 든 강도, 그리고 빼앗기는 자. 난 차라리 총을 들겠어.
- 클라이드 배로 /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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