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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11. 2017

키스 미 케이트

토니 뮤지컬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작품

굿모닝. 여러분.
다들 좋은 꿈 꾸셨나요?

오늘은 평소와 달리 역사깊은 작품을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뮤지컬을 좀 보신다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영화에 아카데미상이 있는 것처럼 뮤지컬에도 해마다 수여되는 상이 있습니다. 이른바 토니상이라는 미국에서 뛰어난 뮤지컬 작품에만 주는 상인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 토니 뮤지컬 어워드의 초대 작품상을 수상한 뮤지컬을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역대 최초의 토니 뮤지컬 작품상 수상작은 <키스 미 케이트>라는 뮤지컬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매우 생소하시죠? 한국에서도 한 차례 라이센싱 공연을 가진 적이 있는 작품이지만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오늘은 이 <키스 미 케이트>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 공연 이야기에 대해 차근차근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1.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소개

<키스 미 케이트>는 1948년에 만들어진 뮤지컬로 12월 30일 브로드웨이에서 정식으로 그 첫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작사와 작곡 모두 콜 포터라는 작곡가가 하였고 7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 시대에도 자주 공연이 올라가는 명작입니다. 높은 인기 덕에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성기였던 20세기 중반 작품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작입니다. 1949년 토니상 중 뮤지컬 부문 작품상이 신설되자 작품상을 포함한 5개 부문(작품상, 대본상, 작사작곡상, 의상상)에서 수상하여 5관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키스 미 게이트> 작중에서 배우들이 공연하는 연극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말괄량이 길들이기>입니다. 극중극 형식으로 16세기 배경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공연되는 동안, 무대 밖에서는 이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뒷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즉, 이 공연을 완벽히 이해하려면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스토리를 미리 알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1948년에 초연된 후 재연은 1999년에야 이루어졌는데요. 20세기 중반에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창작뮤지컬 열풍에 그 자리를 양보했다고 보여집니다. 허나 1990년대에 들어 디즈니가 개척한 가족뮤지컬과 영국산 뮤지컬에 의해 창작뮤지컬들이 멸종되다시피 사라지자 과거의 뮤지컬 무대를 그리워하는 노년층의 관객 수요가 급증하였습니다. 이에 브로드웨이 본가의 뮤지컬을 복원하고자 추억의 작품에 대한 제작이 진행되었고 그 중에 필두였언 <키스 미 케이트>는 첫 공연이 끝난 후 34년만에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2.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줄거리

때는 1950년. 미국 볼티모어의 어느 공연장에서 뮤지컬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공연 준비가 한창입니다. 공연의 제작자 겸 연출가, 배우를 맡고 있는 프레드는 하필 제일 바쁜 그 떄 전 부인이자 배우인 릴리와 티격태격 싸우고 있습니다. 이 둘은 뮤지컬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각각 남녀 주인공을 맡아 사랑하는 연기를 해야하는 처지. 하지만 프레드는 자신과 같은 공연에 서는 여배우 로이스 레인에게 흠뻑 빠져있습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로이스 레인에게 몰래 꽃다발을 보낸 프레드. 허나 운명의 장난인지 꽃다발은 전 부인인 릴리에게 전달되고 릴리는 아직 프레드가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고 신나합니다.

한창 공연이 진행되다 릴리는 꽃다발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찾아보다 카드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프레드가 로이세 레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였습니다. 분노한 릴리는 프레드를 노려보며 무대를 망치고 떠나려고 합니다.

한편 프레드가 눈독들이고 있는 로이스 레인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같은 공연에 서는 빌이라는 남자배우입니다. 도박을 좋아하는 빌은 연거푸 내기에서 져서 1만 달러라는 빚을 졌는데 차용증에 프레드의 이름을 써버리고 맙니다.

곧, 힘 좀 쓰게 생긴 조직폭력배 두 명이 프레드를 찾아오고 프레드는 공연이 성공하면 바로 빚을 갚을 수 있다며, 그러려면 릴리가 공연을 망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두 악당은 릴리를 붙잡아 협박하여 얌전히 공연을 하게 만드는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보스의 교체 소식을 듣고 자리를 뜹니다.

조폭들이 사라지자 릴리는 다시 공연 중간에 떠나려고 하고 뒤늦게 자신이 릴리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은 프레드는 그녀에게 사과하면서 붙잡으려 하지만 릴리는 결국 떠납니다.

무대의 마지막 순간, 떠난 줄 알았던 릴리가 무대에 올라 프레드를 안고 둘은 서로 다시 사랑할 것을 약속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3. 공연 이야기

<키스 미 케이트>는 70년 전에 만들어졌다기엔 너무나도 현대스러운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입니다. 악의없이 누군가를 골탕먹이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이 나는 일을 만들어내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적절히 활용한 이 뮤지컬은 두 번째 공연 때 보다 세련되게 다듬어져 창작뮤지컬 부활의 신호탄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습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라는 극중극의 상황과 무대 밖에서의 상황의 묘한 일치와 감정의 교차가 이 공연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데요. 르네상스 초기 시대 의상과 1950년대 의상을 번갈아 입는 순간 캐릭터마저 확 바뀌어버리는 배우들의 하모니는 극이 루즈해지는 잠깐의 틈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2001년, 2010년 두 차례 공연이 있었습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인 남경주, 전수경, 최정원, 이건명, 아이비 출연하였습니다.
2001년 한국에서 리바이벌 버전으로 첫 무대를 장식했는데 바로 그 다음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연출상과 여우주연상 수상하였고 2010년 연출은 <지킬 앤 하이드>와 <맨 오브 라만차>의 연출을 맡았던 데이비드 스완이 담당하여 젊은 배우 위주의 다른 뮤지컬과 차별화된 내공과 실력을 뽐내었습니다.

주조연 배우들이 극중에서도 모두 배우이기 때문에 1인2역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원수같은 이와 극본 상의 문제 때문에 다정하게 굴어야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관객들에게는 여러가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160분이라는 공연 시간동안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 공연이 끝날 때쯤에는 행복한 기억을 안고 떠날 수 있답니다.

잘 닫혀지는 문은 잘 열리게 마련이다.
- 중국 격언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시는 분은 모바일에서 아래 링크 클릭하여 가입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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