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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15. 2017

블러드 브라더스

배우 조정석이 7세부터 20대까지 연기한 뮤지컬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오늘은 한국에서 번안 버전으로 한 번, 라이센스 버전으로 한 번 공연된 적이 있는 해외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라는 작품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소개해드리는 미국 브로드웨이산이 아닌 영국산 뮤지컬로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를 보여준 대박난 작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 공연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공연 소개

<블러드 브라더스>는 영국의 극작가인 윌리 러셀이 학교 공연용으로 만든 작품을 빌 켄라이트가 제작하여 웨스트엔드에 올린 뮤지컬입니다. (만들어진 과정만 본다면 바다 건너 미국의 뮤지컬인 <인 더 하이츠>와 판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작은 공연으로 짧은 기간만 진행한 후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예상 외의 호평을 받으면서 장기공연과 투어공연이 계속 되었고 결국 웨스트엔드에까지 진출하였습니다. 초연으로 끝날 공연이 리바이벌이 되어 10년이 넘도록 장기공연으로 이어진 보기 드문 사례로 입소문으로 흥한 뮤지컬 중 손가락에 꼽히는 작품입니다. 작품성 역시 인정받아 1983년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뮤지컬 작품상과 여우주연상(바버라 딕슨)을 수상하였습니다.

2. 줄거리

존스턴 부인은 9명의 아이를 가진 아기부자입니다. 허나 자식복은 많아도 남편복은 없어서인지 뱃속에 막내 쌍둥이 아이가 생긴 것을 두고 절망에 빠져 남편은 도망가고 맙니다. 

남편이 도망간 후 돈 나올 구멍이 없는 존스턴 부인은 자신이 일하던 부잣집 주인인 라이언스 부인에게 쌍둥이 아들 미키와 에디 중 에디를 맡깁니다.

이후 미키와 에디는 같이 성장하며 친해지고 둘이 같은 날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서로 의형제가 됩니다. 허나 이는 큰 불행을 부르는데 그것은 라이언스 부인의 분노였습니다. 귀족으로 키운 에디가 천한 신분인 미키와 존스턴 부인과 왕래가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했던 라이언스 부인은 더 이상 에디가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싫어 에디를 데리고 멀리 이사를 가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에디는 미키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다시 예전의 친분을 되살립니다. 에디는 미키의 소꿉 친구 린다를 좋아하게 되지만 미키에 대한 의리 때문에 고백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흘러 에디는 대학에 들어가고 미키는 공장에 취직한 후 린다와 결혼합니다. 상류층 인사로서 성장해가는 에디와 하류 인생을 살아가는 미키 사이에는 시간이 갈수록 이질감과 갈등이 생기고 결국 둘은 절교하게 됩니다.

린다와의 아이를 키울 돈이 필요했던 에디는 도둑질을 하다 체포되어 7년간 감옥에서 지내고 그 후유증으로 폐인이 됩니다. 그런 미키를 돕기 위해 린다는 국회의원이 된 에디에게 도움을 청하고 에디는 물심양면으로 미키 가족을 돌봅니다.

한편, 에디와 린다가 몰래 만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라이언스 부인은 미키에게 있는 말 없는 말 갖다붙여서 이간질시킵니다. 자신의 여자마저 에디가 뺏으려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 미키는 에디를 찾아가 총을 겨누며 분노하고 에디를 지키기 위해 경찰이 미키를 포위하며 역시 총을 겨눕니다.

아들이 죽을까 걱정된 존스턴 부인은 두 명이 서로 친형제임을 이야기하고 총을 내려놓으라 설득하지만, 미키는 왜 자신을 라이언스 부인에게 주지않았냐며 절규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오발로 인해 미키와 에디 모두 사망합니다.

3. 공연 이야기

<블러드 브라더스>는 일대기 뮤지컬인지라 에디와 미키를 맡는 배우들은 7살부터, 10대 청소년, 20대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할을 소화해야 합니다. 성인 배우가 이 모든 역을 다 해내야하기 때문에 두 역할을 맡는 배우에게 부담(?)이 되는데 그래서인지 항상 동안인 배우들이 캐스팅되곤 합니다. 실례로 2014년에 재연된 국내 라이센스 공연에서는 송창의, 조정석, 오종혁, 장승조 등 나이에 비해 어린 마스크를 가진 배우들이 출연하였습니다.(호주에서는 그 유명한 러셀 크로우가 젊은 시절에 미키 역으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물론 얼굴과 함께 연기력도 받쳐주는 배우들이라 유년기부터 성년까지 완벽히 연기하여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도 어색함 없이 끝까지 몰입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영국 버전, 해외 버전 상관없이 호평일색인 것을 보면 제작사들이 캐스팅에 얼마나 크게 신경을 쓰는 작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20세기 중반 빈부격차가 극심한 영국의 시대사을 반영한 작품으로 드라마보다는 역사극으로 강하게 어필하여 큰 호응을 얻은 작품입니다. 바로 이 점이 양날의 칼로 작용하여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공연에서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한국에 처음 들여왔을 때는 해당 국가의 역사에 맞게 번안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6.25 전후부터 유신정권까지를 배경으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제작한 극단 학전에서 '의형제'라는 이름으로 번안버전으로 공연을 올렸습니다. 극단 학전의 명성답게 높은 수준의 번안 버전으로 만들어져 원작과 별개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4년 공연 이후 아직까지 공연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인데요. 번안과 원작 버전이 한번씩 올라온 작품이고 배우들이 자기 연기력과 존재감을 선보이기 좋은 작품이니만큼 머지않아 공연일정이 잡힐거라 예상합니다. 꼭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은 갖게 될지 모르는 것보다 낫다.
- 독일속담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시는 분은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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