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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18. 2017

브루클린

길거리 노숙자 음악감독이 만든 실화 공연

굿모닝이에요. 여러분.
다들 해피한 잠자리 끝내고 일어나셨나요?

그동안 제가 뮤지컬 소개를 대형 공연 또는 소형 공연을 번갈아가며 진행했었는데요. 대형은 무게감과 강렬한 인상을 남겨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소형은 경제적이어서 좋지만 왠지 보고난 후 남는 느낌이 적어 아쉽지요. 그래서 오늘은 딱 가운데인 중형 규모의 뮤지컬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시간에 소개해드릴 공연은 <브루클린>이라는 뮤지컬이에요. 제목을 보면 미국의 도시 이름이라는 것을 쉽게 알텐데 이 작품에서의 '브루클린' 역시 지명이기도 하면서 주인공의 이름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입니다. 국내에서는 2006년 , 2012년 두 차례 공연을 진행했었는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뮤지컬 <브루클린>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 공연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뮤지컬 <브루클린> 소개

뮤지컬 <브루클린>은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공연입니다. 아시아에서는 2006년에 한국에서 개최된 공연이 최초였다고 하네요. 거리에서 공연하는 노숙자들이 '길거리 동화'중 하나인 '브루클린'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극중극입니다. (얼마전에 소개해드린 '키스 미 케이트'와 같네요.)

이 작품은 실제로 노숙을 하며 길거리 공연을 했던 음악감독 마크 쉔펠드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작곡가인 마크 쉔펠드는 하던 일들이 실패하자 거리를 전전하며 공연을 하고 그날 먹을 것을 그날 버는 삶을 살았습니다. 다시 양지로 돌아갈 날에 대한 아무 기약없이 살던 그 때, 마크와 예전에 공연을 같이 한 적이 있는 여가수 배리 맥퍼슨이 마크 쉔펠드에게 구원의 손을 뻗습니다.

배리 맥퍼슨은 작곡가로서 마크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였고 그를 위해 머무를 거처를 마련해주고 음악 파트너로서 작업을 함께 합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노래는 마크의 거리 생활의 애환에 관한 것이었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뮤지컬 '브루클린'입니다.

<브루클린>은 실제 뒷골목을 무대로한 작품이기 때문에 쓰레기 더미로 가득한 뒷골목을 모델로 무대의 배경 세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무대세트와 의상은 실제 쓰레기 더미들을 재활용품으로 활용하여 만든 무대와 의상이라고 합니다.

주인공 브루클린이 생면부지의 아버지를 찾아 미국 도시 브루클린으로 떠나는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로 도심 내 버려진 공터는 콘서트 무대가 되고, 폐품들은 아름다운 무대세트로 바뀌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묘사합니다.

스토리보다는 강렬한 음악과 노래가 일품인 작품으로 팝과 록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 넘버들과 높은 음역대의 노래가 많은지라 가창력이 좋은 배우들이 이 뮤지컬에 출연 후 본인만의 역량을 뽐냅니다. 

2. 줄거리

황폐한 브루클린의 뒷골목에는 거리의 가수들이 있습니다. 클리반트, 이든, 캐런, 케빈, 라노마는 매일 공연을 하며 생활을 근근히 이어가는 가수들입니다. 이들의 공연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렇게 그들은 테일러, 페이스, 브루클린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미국 청년 테일러 콜린스는 프랑스로 유학 후 가수의 꿈을 위해 매일 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발레리나를 꿈구는 프랑스 아가씨 페이스를 만나 사랑을 키웁니다.

허나 기쁨도 잠시, 테일러는 베트남 전쟁 입영통지서를 받고 미국으로 떠난 후 연락이 끊기고 페이스는 테일러의 아이인 브루클린을 낳습니다. 이제 한 아이의 엄마이자 뛰어난 발레리나로서 명성을 날리는 페이스. 그러나  테일러를 그리워하던 페이스는 브루클린이 다섯살이 되던 해에 감정이 격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리고 맙니다.

어머니를 잃은 브루클린은 수녀원에서 성장하고, 성인이 되자 자기 모녀를 저버린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미국 브루클린으로 떠납니다. 

브루클린이 아버지를 찾아갈 수 있는 실마리는 오로지 하나, 노래. 뛰어난 가수를 노리던 콜린스의 재능을 그대로 이어받은 브루클린은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자장가를 부릅니다. 그러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유명해져서 아버지의 행방을 찾고자 합니다.

브루클린은 첫번째 목적인 오디션 우승이라는 꿈은 이루지만 아버지를 찾는데는 실패합니다. 오디션 우승으로 도시의 모든 관심이 브루클린에게 쏠리자 탑가수 디바 파라다이스는 브루클린에게 대결 무대를 갖자고 하고 브루클린이 이를 수락하며 경합을 벌이던 중 우연히 아버지 테일러를 만나게 됩니다.

테일러는 베트남 전쟁으로 다리를 다친 후 알콜중독과 마약중독을 앓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패배감에 젖은 그는 자신을 만나러온 브루클린에게 화를 내며 거부하고 그가 어머니인 페이스와 만나지 못했던 것은 자신의 할아버지의 훼방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테일러와 경합을 벌인 브루클린은 자신의 아버지와 미완성 자장가를 부르려 했지만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자포자기의 순간, 브루클린이 거리에 왔을 때 자신을 도와주었던 가수들이 나와 즉흥 무대를 꾸미고 성공적으로 노래를 불렀지만 승리는 디바 파라다이스가 거두고 맙니다.

한순간에 명성을 잃고 길거리로 내려온 브루클린은 아버지 테일러를 만나고 그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눈물의 해후를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3. 공연이야기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 이후 2012년 12월에 충무아트홀에서 재연을 진행하였습니다. 배우 난아, 이영미, 김경선 등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이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등장인물 전원이 거리의 가수들이고 팝, 알앤비, 소울로 이뤄진 뮤지컬 넘버는 신선합니다. 거리의 공연이 컨셉이라 그런지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큰 상자에 동전을 구걸하는 씬이 많습니다. 잘 생긴 배우들이 어려운 노래를 부르면서 동전을 넣어달라고 하니 사람들 호응이 많더군요. 이 씬 때문에 미리 동전을 한사발 챙겨가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스토리는 밋밋하지만 연기와 노래만으로도 관람 가치는 충분합니다.

스토리는 다소 뻔할지라도 높은 음역대의 노래를 파워풀하게 완벽히 소화하는 배우들에게 흠뻑 빠져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공연으로 평이 자자합니다. 특히 브루클린과 파라다이스의 노래 대결 장면은 슈퍼스타 K나 K팝스타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콘서트 뮤지컬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만큼 눈으로 보는 재미 이상으로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겁니다. 추후에 재연이 올라오면 꼭 보고 오세요.

필요하지 않을 때 우정을 맺어라.
- 미국 속담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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