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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22. 2017

집시

실존했던 스트립 배우의 삶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출근 준비 잘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뮤지컬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뮤지컬 <집시>라는 공연이에요. 미국 뮤지컬 음악계의 대부인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뮤지컬로 유명하며 1959년 초연 이후 미국에서 5번이나 리바이벌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뮤지컬 <집시>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뤄보도록 할게요.

1. 뮤지컬 <집시>

뮤지컬 <집시>는 실존했던 여배우 집시 로즈 리의 자서전 '집시:추억'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작품의 내용은 딸들을 지극히 사랑하며 그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극성 엄마와 딸들의 성장이야기입니다.

스트립쇼가 있는 뮤지컬로서 외국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보드빌, 벌레스크 같은 미국공연역사가 바탕이 된 작품이라 해외에서 공연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최근에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재공연된 것이 몇 안되는 사례입니다. 공연이 진행된 영국 사보이 극장은 역대 최고 판매율을 갱신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영화로도 두 차례 만들어졌는데 여배우들이 노래실력 부진, 연출효과의 부족 등으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단, 작품 자체에 대한 관객과 배우들의 인기와 선호도는 굉장하여 주인공인 마마 로즈 역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컬 여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2. 줄거리

세번이나 결혼에 실패한 로즈 호빅은 자신의 둘째 딸 준을 보드빌 스타로 키우고 싶어하는 현대판 헬리콥터 맘입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인 애인 허비와 두 딸인 루이즈, 준을 데리고 전국의 극장을 순회합니다. 

그들이 진행하는 공연인 '베이비 준과 신물팔이 소년들'쇼는 엄청난 호황을 누립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 준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쇼를 위해 준을 어린아이처럼 분장하며 공연을 이어갑니다. 

로즈는 첫째 딸 루이즈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여 늘 단역만 시킵니다. 루이즈의 생일날마저도 준의 오르페움 극장 공연이 성사되자 그 축하파티로 인해 흐지부지 끝나고 맙니다. 착하고 소심한 루이즈는 구석에 앉아 엄마 로즈가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랍니다.

오르페움 극장에서 쇼를 올리고 극장장인 그랜시거 씨는 준을 진짜 여배우로 키워주겠다며 학교 입학을 권유합니다. 단, 조건을 부여하는데 그것은 로즈가 더 이상 준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약속입니다. 화가 난 로즈는 그랜시거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합니다.

준은 언니 루이즈에게 엄마가 싫고 벗어나고 싶다고 토로합니다. 루이즈는 엄마와 동생이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준을 토닥입니다. 그러면서도 집시처럼 온 세상을 떠도는 이러한 삶을 끝내는 방법은 엄마인 로즈의 결혼뿐이라는 것에 공감합니다. 사실 로즈는 애인 허비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딸인 준이 톱스타가 될 때까지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던 중 준이 코러스를 맡고 있는 털사와 비밀결혼을 하고 야반도주를 해버립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 동안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어 있던 코러스보이들은 준 없이 쇼를 할 수 없다고 모두 떠나버립니다. 그렇게 하여 공연단에는 로즈와 허비, 루이즈만 남게 됩니다. 허비는 이제 다 틀렸으니 로즈에게 결혼해서 편하게 살자고 하지만 로즈는 준 대신 루이즈를 스타로 키우겠다고 칼을 갈게 됩니다.

로즈는 루이즈를 주인공으로 쇼를 기획하지만 만족할만한 퀄리티가 나오지 않습니다. 파산 위기에 놓인 공연단은 운좋게 벌레스크 극장에서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루이즈는 그곳에서 스트리퍼 배우로 살아가고 로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허비와 결혼하여 정착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벌레스크 극장의 간판 스트리퍼가 공연을 펑크내자 로즈는 루이즈에게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라며 강제로 무대에 세우고 로즈의 끝없는 욕심에 질린 허비는 로즈를 떠납니다. 다시 없는 기회를 잡은 루이즈는 전국적 스타가 되고 로즈는 그녀를 준처럼 함부로 다루려고 합니다.

자신에게 반항하는 루이즈에 충격을 받은 로즈는 자신이 딸들을 몰아붙인 것에 후회하고 루이즈에게 사과합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약속하고 그런 로즈를 루이즈는 포옹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3. 비하인드 스토리

실존했던 여배우 집시 로즈 리의 자서전인 '집시"추억'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제 로즈 리의 어머니인 로즈 호빅은 레즈비언이었고 그 때문에 그녀의 인생의 세 번의 결혼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로즈 리는 그녀가 번 돈으로 로즈 호빅에게 용돈을 주었고 그녀는 남은 여생을 레즈비언 숙소에서 살다 바람핀 애인을 권총으로 살해하여 감옥에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로즈 호빅은 뮤지컬 집시가 나오기 전에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루이즈와 준은 뮤지컬 <집시>의 성공 이후 유명 여배우로 여생을 보냈습니다. 루이즈는 50대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준은 2010년까지 장수하였습니다.

로즈를 버리고 도망간 털사 역시 실존인물인 제리라는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인데, 뮤지컬과 달리 실제로는 로즈 호빅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어 도주하였다가 로즈 호빅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지킬 수 없는 약속보다는 당장의 거절이 낫다.
- 덴마크 속담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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