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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y 30. 2017

햄릿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햄릿> 관람 후기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오늘은 이번 달에 막이 올라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뮤지컬 공연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게요. 이번 포스팅에서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뮤지컬 <햄릿>입니다.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중 하나로 체코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을 국내 버전에 맞게 라이센싱한 공연입니다. 오늘은 뮤지컬 <햄릿>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 공연 후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뮤지컬 <햄릿>

뮤지컬 <햄릿>은 2007년에 국내에서 초연을 가진 체코 뮤지컬입니다. 체코의 국민 배우이자 가수인 야넥 레데츠키와 작곡자 마틴 쿰작이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각색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뮤지컬 <햄릿>은 원작의 복수와 햄릿 개인의 고민이라는 부분보다는 사랑에 집중된 작품입니다. 원작에서는 캐릭터 설정 정도로만 넘어가는 햄릿과 오필리어, 클라우디우스와 거투르트의 사랑이 뮤지컬에서는 메인 테마로 사용됩니다. 

이번 <햄릿>의 연출은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레베카>를 연출한 로버트 요한슨이 맡았습니다. 록 뮤지컬의 특성에 맞게 세련된 스타일의 공연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록 뮤지컬로 만들어진 햄릿은 초연 버전을 넘어서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2. 줄거리

왕의 장례식에 왕자인 햄릿은 참여하지 않고 그의 숙부인 클라우디우스는 자신의 즉위를 선포합니다. 아버지의 장례식과 함께 올려진 대관식에서 햄릿은 가슴 속 깊은 분노를 어찌하지 못하여 축하파티를 망쳐버립니다.

햄릿은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인 왕비 거투르트가 숙부인 클라우디우스와 결혼하자 크게 분노합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석연찮은 점을 발견한 햄릿은 떠돌이 극단을 준비하여 숙부인 클라우디우스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의 암살을 상징하는 이야기를 공연하고, 클라우디우스는 햄릿이 자신에게 반항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죽일 음모를 꾸밉니다.

어머니 거투르트를 만나러간 햄릿은 실수로 자신의 약혼자인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크라우디우스인 줄 알고 살해합니다. 오필리어는 사랑하는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오필리어의 오빠인 레어티스는 햄릿을 노리는 클라우디우스와 함께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웁니다. 

3. 공연 후기

2007년 초연, 2011년 재연에 이어 2017년 삼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초연을 기준으로 이번이 10주년 공연기념이었다고 합니다.) 2010년 버전에 햄릿으로 출연하였던 이지훈 외에는 전원이 아이돌로 햄릿이 캐스팅되었기에 왠지 모를 거부감을 안고 보게 되었습니다. (이지훈도 따지고 보면 아이돌 출신입니다.)

공연을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보통 혹은 그보다 조금 이하입니다. 여러가지 단점을 꼽을 수 있지만 크게 햄릿 역할의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과 뮤지컬 넘버의 퇴보, 산만한 안무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이번 공연에서의 장점을 꼽자면 무대가 회전하는 연출을 들고 싶습니다. 회전무대를 통해 무대의 배경이 계속 바뀌면서 끊임없이 극을 진행하는 연출 방식은 확실히 이전 공연들보다 속도감있게 진행되어서 지루한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반면 연기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 특히 감정 표현이 중요한 햄릿 캐스팅에 뮤지컬 배우 하나없는 아이돌(이지훈, 신우, 서은광, 켄)뿐인 캐스팅한 것이 무리수였던 것 같습니다. 본업이 가수이기 때문인지 뮤지컬 넘버 소화능력은 뛰어나지만 연기라는 면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티가 팍팍나게 느껴졌습니다. 햄릿이 보여야하는데 햄릿이 아닌 햄릿을 연기하는 아이돌이 보인다고 할까요? 햄릿의 처진 연기력과 대조하여 명품 조연들이 캐스팅된 덕분에 상대배역의 연기들은 더 빛이 납니다. 특히 오필리아 역의 이정화와 클라우디우스 역의 민영기의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을 꼽자면 6년전 버전과 극내용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조명 연출 등 보여주는 효과에는 공을 들인 것 같지만 그래서인지 이야기 진행이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어요. 뮤지컬 넘버를 부르는 동안 동선과 안무의 부조화가 눈에 띄게 보였습니다. 재연 버전보다 낫다고 평가받는 조명과 영상의 활용 역시 왠지 모르게 저렴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뮤지컬 넘버에서도 단점을 꼽고 싶은데 넘버 중 랩 부분이 별로였습니다. 락뮤지컬의 특성을 반영한다 하더라도 원작이 유명 고전이라 그런지 잘 융화되지 않는 듯 느껴졌습니다. 심지어 랩 부분 뿐 아니라 잘 만들어진 기존의 뮤지컬 넘버의 가사도 어색하게 작사된 느낌이었습니다.

공연장인 신도림 디큐브시티는 공연을 관람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공연장이 넓지는 않지만 무대장치를 잘 활용하여 큰 느낌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좌석입니다. 일반좌석에서 배우들의 표정이 생생히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습니다. 뮤지컬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서 그런지 다소 공연시간이 짧은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P.S : 뮤지컬 <햄릿>은 커튼콜 촬영이 가능합니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할 때 마음껏 촬영하시길 바랍니다. 

피로받은 상처는 피로 돌려줘야 한다.
- 햄릿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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