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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un 27. 2017

서촌 한옥마을 답사 후기

미세먼지가 많은 주말이 계속 되면서 한동안 외출을 삼가다가 지난 주말에 종로구의 서촌 한옥마을을 나들이삼아 다녀왔습니다. 저는 몰랐었는데 서촌한옥마을은 데이트코스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한적하게 걷기 좋은 요즘, 여름이 되기 전에 다녀오는게 좋을 것 같아 주말에 (홀로) 방문하였습니다.

서촌 한옥마을의 '서촌'은 종로구 경북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가리키는 단어라고 합니다. '북촌'이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를 아우르는 말이라면 '서촌'은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직동 일대를 뜻한다고 합니다. 본래 조선시대 중인들이 모여살던 곳으로 윤동주, 이상 등의 최고 문학인들도 이곳에서 배출되었습니다. 광복 이후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시인과 작가, 예술인들이 장기 투숙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던 서촌은 지금은 북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서촌의 다른 이름은 세종마을입니다. 세종마을이라는 이름답게 간판들이 대부분 한글로 씌여 있습니다. 한옥마을이라는 이름 때문에 옛동네 물씬 느껴지는 공간이라 생각하고 찾아갔는데 막사 보니 세련된 갤러리들이 즐비한 곳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서촌을 지켜온 낡은 상점들과 한옥집, 그리고 새로 생겨난 숍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흡사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귀여운 느낌의 벽화와 그림들을 마주보게 됩니다.

통인시장 방향을 향해 걷다보면 한번씩은 본듯한 유명 맛집과 카페가 눈에 띄였습니다. 거리 중간중간에 보면 체험관이 있습니다. 세종마을 한옥체험관이라는 곳이 있는데 전통한옥집의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사실 한옥을 체험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올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옛 서점인 대오 서점과 1900년대 양장점 느낌의 부띠끄라는 옷가게를 다녀왔습니다. 특히 대오서점은 아이유의 <꽃갈피> 앨범의 자켓에 나왔던 곳으로도 유명하죠.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합니다. 서점이지만 안에서 음료수를 시켜 먹을 수 있는 등 북카페같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입장료를 내는 이유는 책 대신 관광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하네요.

'서촌산책'이라는 옛다방 느낌이 나는 카페도 있었어요. 한글 간판으로 씌여진 스타벅스 지점도 다녀왔습니다. 계속 걷다보면 마치 진품명품을 보듯 신기하면서도 반가운 공간을 볼 수 있습니다. 골목 쪽으로 가다보면 90년대 옛골목의 오락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노수 화백의 미술관도 서촌 골목에 있는데 입장료는 2000원이라고 합니다. 골목을 지나다보면 곳곳에 포토존이 있습니다.

시인 이상이 살았던 '이상의 집'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상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공간으로 입장료 없이 음료도 무료로 마실 수 있습니다. 간단히 차를 마시며 쉬거나 책을 읽기에 좋은 곳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도 서촌에 있습니다.

통인시장에는 엽전으로 음식을 바꿔먹을 수 있습니다. 일명 엽전도시락이라 불리는 메뉴가 있는데 독특한 경험의 가치가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락을 들고 줄서서 이동하는게 보입니다. 그 유명한 기름떡볶이도 먹어보았습니다. 서촌마을과 통인시장은 함께 성장했다고 하네요.

서촌한옥마을을 지나 근처에 있는 조선 시대 사직단을 가보았습니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사직단은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합니다. 조선왕들의 제사를 지내었던 종묘에 비해 사직단은 규모가 왜소하여 그런지 몰라도 크게 볼 것들은 없었습니다. 더 아쉬운 점은 보물로 지정된 사직단 대문에는 입장이 불가하기 때문에 정작 제일 중요한 제단을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홍대, 합정과 달리 조용하게 산책하기 좋은 서촌한옥마을. 여름이 와서 덥고 습해지기 전에 꼭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관 뚜껑이 일단 한번 닫히고 나면, 한 사람에 대한 판결은 끝이 나는 것이다.
- 중국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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