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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un 29. 2017

영화 차가운 열대어

1993년 일본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살인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오늘은 2012년에 국내에 개봉했던 일본영화 <차가운 열대어>와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실화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살인사건'을 다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살인사건'은 90년대 일본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대소동으로 2010년에 각색된 영화로 제작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개성파 감독으로 유명한 소노 시온이 연출하여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1.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살인사건

1993년 일본 사이타마현 쿠마가야시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으로 애견삽 '아프리카 켄넬'에서 벌어진 참극입니다. 당시 이 애견샵의 주인인 부부는 고가의 강아지끼리 교배하여 태어난 새끼를 판매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 애견샵은 호황을 누렸으나 곧 찾아온 일본 경제 거품붕괴로 인해 애겹샵은 경영이 어려워집니다.

가게 경영이 힘들어지자 주인 부부는 과거의 마케팅을 통해 돈을 벌려하는 견주들과 자주 실랑이가 일어나게 되고 그러다 어느 날 자신들을 화나게 한 4명의 고객들을 독살하고 맙니다. 주인 부부가 개를 도살할 때 쓰는 약품을 이용하여 견주들을 죽였고 이들의 시체를 조각조각 절단하여 뼈와 소지품은 불로 태운 후 폐기하고 그외 남은 부분들은 산과 강 등에 유기하였습니다.

허나 완전범죄란 없는 법, 1994년 2월부터 언론을 통해 실종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기 시작하고 그해 12월에 피해자의 유품이 발견된 후 다음해 1월에 애견샵 주인 부부들이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처음엔 살인에 대한 증거가 없어 고생했던 경찰들은 당시 주인부부를 도와 살인을 도왔던 가게 직원의 도움으로 2001년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 영화 줄거리

작은 열대어 가게를 운영하는 샤모토. 그는 재혼한 아내 타에코와 첫번째 아내와의 소실인 딸 미츠코와 같이 살아가는 소시민 가장입니다. 

샤모토의 아내와 딸은 사이가 좋지 않아 늘 으르렁거립니다. 다 큰 딸에게 폭력과 무시를 당하며 살아가는 타에코는 가정을 꾸려가야 한다는 모든 의지를 잃어버리고 집안일에서 손을 완전히 떼버립니다. 딸인 미츠코는 엄마가 돌아가자마자 아버지가 재혼한 타에코를 꽃뱀으로 생각하고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의붓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을 나날이 키워갑니다.

이 모든 짐은 가장인 샤모토에게 돌아가지만 그는 어떤 중재도 없이 그저 침묵과 방기를 선택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같이 식사를 할 때도 아무 말도 않고 다 먹은 후 자리를 뜨는, 도저히 가족이라 볼 수 없는 삶을 이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츠코가 마트에서 절도를 했다는 연락을 받고 샤모토는 아에코와 함께 딸이 있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대형 규모의 아마존 열대어 마트에서 딸을 찾아간 샤모토는 그곳의 주인 무라타를 만나고 그에게 사정하여 미츠코를 무사히 빼냅니다.

대신 무라타는 샤모토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아내인 아이코를 소개하고 미츠코를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함과 동시에 샤모토의 가게에 놀러가겠다고 합니다.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던 샤모토는 무라타 부부를 자신의 가게로 데려옵니다.

그렇게 무라타 부부와 원치 않은 연을 맺은 샤모토는 의도치 않게 그들이 연쇄살인범임을 알게 되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샤모토를 그냥둘 수 없던 무라타는 샤모토를 협박하며 그를 또 하나의 공범으로 만드는데...

3. 감독 소노 시온

<차가운 열대어>를 만든 소노 시온 감독은 한국의 유하 감독처럼 본래 영화 감독이 아닌 시인이 본업이었던 사람입니다. 그는 불과 17살의 나이로 1978년 문학계에 데뷔하여 수많은 시를 쓰다가 1985년부터 단편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다 1990년에 '자전거 한숨'이라는 장편영화로 정식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딥니다.

처음에는 개성파 감독으로 주목받았으나 후속작품이 실험성이 다분한 작품이 많아 투자가 끊겼고 카메라가 고장나고 사는 집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악재가 겹쳐 한 때 영화를 포기할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2001년 연출한 <자살클럽>이 평단과 관객들에게 큰 이슈를 일으키며 본인의 인지도를 높여주었고 2008년에 사이비 종교를 다룬 영화 <러브 익스포저>로 독특한 작품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후 2010년에 <차가운 열대어>로 국내외 팬들과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후 2011년에는 <차가운 열대어>에 샤모토의 부인인 '타에코'역할을 맡았던 20살 연하의 배우 카구라자카 메구미와 결혼하였고 현재는 1년에 4편 이상의 작품에 참여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소노 시온의 영화는 대부분 실제 있었던 일 또는 감독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제목만 본다면 B급 영화의 느낌이 많고 과격한 연출에 가려 메세지와 컨텐츠는 없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이런 부분을 걷어내고 보아도 상당한 깊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 많습니다.

인간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잘 봐둬. 이 예술을 한번 배워두면 넌 무적이 된다.
- <차가운 열대어> 中
넌 속수무책이지만 난 달라. 살인을 하더라도 해결책을 내잖아. 너는 네 인생에 한 번이라도 네 힘으로 해결한 적이 있어?
- <차가운 열대어> 中

* 영화를 같이 볼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영화'를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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