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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ul 05. 2017

경의선 책거리 답사 후기

주말에 홍대입구역 근방에 있는 경의선 책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지하철 4번출구로 나오거나 경의선숲길을 따라가보면 경의선 책거리가 나오네요. 

경의선 책거리는 전국 최초의 책 테마거리입니다. 작년 10월에 개장한 후 2개월만에 11만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합정, 상수, 홍대 근방에 있는 출판사 및 서점들의 발전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조성했다고 하네요. 이 지역에 등록된 출판사만 해도 4천개를 넘는지라 책거리가 생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지요. 

약 2년에 걸쳐 준비된 공간이라 그런지 짜임새있게 만들어진 느낌이었습니다. 파주의 출판단지거리처럼 경의선 책거리도 부스들이 띄엄띄엄 나뉘어져 있습니다. 거리마다 테마가 정해져 있는데 예술산책, 문학산책, 인문산책, 아동산책, 여행산책, 테마산책, 미래산책, 창작산책 등 공간에 비해 다양하게 꾸며져 있었어요. 마치 기차열차칸 같은 느낌으로 일렬로 늘어져 있는 것이 놀이공원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거리라는 이름에 맞게 내부에는 서점부스도 있습니다. 구입 시 정가 가격의 10퍼센트를 할인해주네요. 편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커피는(물론 종이컵에 프림넣은 그 커피입니다) 무료로 제공해줍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서점 내 부스마다 출판사에서 직원이 한분씩 나와 상주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스마다 앞에 그 날의 명언을 팻말로 부착해놓았습니다. 인문학적인 감상이 끊길때쯤이면 이런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장치들이 눈앞에 놓여있어 책이라는 감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다녀서 좋았어요.

길을 걷다보면 책거리 열차역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육교 아래 벤치가 있고 역을 표시하는 팻말과 철로도 있는데 왠지 좀 다가가긴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인공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옆에 땡땡거리라는 이름의 철로가 놓여있는데 기차 정적소리를 들으며 여유롭게 걸으라고 그렇게 지었나 보더군요. 영화 <건축학개론>의 수지와 이제훈이 걸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래도 옛 시절을 기억나게끔 구리모형의 학생 동상들이라던가 다방과 떡집들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외에도 블록별로 놓여진 소개문에는 기타치는 아이, 않아있는 여학생 등의 인형들이 놓여 있어 친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과는 별개로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 분기에 한번씩은 찾아올 것 같습니다.

가족단위의 방문객을 위한 코너도 몇 군데씩 눈에 보였습니다. 위인전을 만들어보는 코너라던지, 부모님께 드리기 좋은 책 코너를 보면 손이 쉽게 가진 않지만 귀여운 아이디어에 아빠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텍스트의 숲이라는 곳도 눈에 띕니다. 어른이면 읽어야할 책 100권의 글제목으로 새겨진 구조물인데 하늘 위를 덮는 글 아래에서 눈밑에 그림자로 새겨진 문장들을 읽으니 어느덧 묘한 감상에 빠진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경의선 책거리는 250미터 정도의 좁은 면적이라 한 바퀴 도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이면 전부 다 볼 수 있을 정도에요. 
아무쪼록 카페와 술집으로 오염되는 문화동네 홍대를 지켜주는 보금자리로 남길 바랍니다. 서점, 출판사, 소극장, 공연장이 홍대를 홍대로 있게 해주는 보루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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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https://goo.gl/blVTSO)
* 모바일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명소 답사를 함께하실 분들은 조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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