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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ul 10. 2017

영화 택시운전사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는 8월 2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택시운전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980년 5월 18일에 일어난 5.18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인 위르겐 힌츠펜터와 그를 태운 택시운전사인 김사복의 이야기를 극화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의 장훈 감독의 복귀작이자 배우 송강호의 2017년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오늘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영화 <택시운전사>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위르겐 힌츠페터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의 기자로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상황을 취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1963년에 서독의 북부독일방송의 카메라맨으로 입사하여 1967년부터 아시아 지역 전문 기자로 활동하였습니다. 1969년에는 베트남 전쟁 파견기자로 활동하다 사이공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일본 도쿄지국의 특파원으로 17년간 근무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시아 파견기자로 근무하는동안 위르겐은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군부독재시대 때의 공안 사건들을 취재하며 한국 내 부조리를 캐내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다음날인 19일에 위르겐은 광주에 몰래 잠입합니다. 검문소에서 군인들에게 제지당한 위르겐은 자신이 외국 회사 주재원으로 위장하고 광주에 남은 가족을 데려와야 한다고 군인들을 설득하여 광주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이런 순간적인 기지 덕분에 제3자의 객관적인 눈으로 광주의 참상을 낱낱이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고 그 덕에 계엄군이 가해자, 시민군이 피해자임을 확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을 무사히 마친 위르겐은 21일 오전 광주를 빠져나와 필름 압수를 피하기 위해 신라호텔에서 팔던 고급 과자통에 필름을 숨겨 공항 수색을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의심받지 않기 위해 21일 당일은 위르겐 혼자 일본으로 돌아갔고 필름을 무사히 확보한 위르겐은 바로 독일로 송부하였습니다. 

위르겐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광주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다시 광주로 돌아가기 위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23일 계엄군이 일시 퇴각했을 때 광주로 잠입한 그는 광주를 장악한 시민군의 평온한 일상을 녹화하였고 이는 훗날 시민군이 폭도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할 확실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광주민주화 관련 영상자료는 대부분 위르겐이 촬영한 것으로 그가 없었다면 어쩌면 광주의 진실은 영영 날조되어 어둠속에 묻혔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영상은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과 세계 전역에 방영되었고 5공화국 말에는 국내에도 반입되어 진실을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후 1986년 5공화국 말기에 시위를 취재하던 중 경찰에게 구타당해 중상을 입은 후, 1995년에 은퇴하여 2006년에 독일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위르겐은 살아 생전에 광주에 자신을 안장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는데 가족들의 반대로 인해 유해의 일부만 항아리에 담아서 5.18 묘역에 안치되었습니다.

 2004년에 극적으로 회복했던 위르겐 힌츠페터는 사망 전에 광주민주화운동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광주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공로로 한국방송기자협회상과 송건호 언론상, 광주명예시민증을 수여받았습니다.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한국 내에서의 그의 별명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사건에 있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보도할 수 있었던 객관성을 확보한 인물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위르겐은 이외에도 1980년 9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형 선고에 대한 항의 표시로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2. 영화 관련 이야기

위르겐 힌츠펜터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영화의 주인공인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경우는 이름 외엔 어떤 것도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그는 본디 서울 지역을 담당하는 택시운전사이기에 굳이 위르겐과 동행할 이유가 없었음에도 위르겐을 광주에 태워다준 것 뿐 아니라 위르겐이 광주를 떠날 때까지 함께 하였습니다. 이후 그의 행적은 알려져 있지 않은데 그것은 외국인인 위르겐과는 달리 내국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자신과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사복이란 이름은 위르겐 힌츠펜터에 의해 공개되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김사복은 계엄군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는 광주를 샛길을 통해 진입하여 위르겐이 광주의 실상을 취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당시 긴박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광주에 진입한다 해도 탈출이 불가능하고 자신까지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이런 대담한 행동을 한 김사복에게 위르겐 힌츠펜터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의 이후 행적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영화에서는 국민배우 송강호가 택시운전사인 김사복 역할인 김만복을, 나치 전문 배우로 유명한 토마스 크레치만이 위르겐 힌츠펜터 역할을 맡아 연기하였습니다. 여기에 배우 유해진과 류준열, 박혁권 등이 광주 시민으로 합류하여 극적 재미를 더하였다고 합니다. 상반기에 특별시민의 흥행실패로 독이 바짝 오른 쇼박스가 올 여름에 올인한 작품인 <택시운전사>가 어떤 결과를 낼지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빠가...손님을 두고왔어.
- 김만섭/택시운전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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