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웹툰에서 영화, 뮤지컬까지! 원소스 멀티유즈의 성공의 예.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점심 식사 잘 하셨나요?

오늘도 이전 뮤지컬 시리즈에 이어 원작이 웹툰인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네요. 의도한 것이 아니라 올 하반기 라인업에 유독 원작이 웹툰인 작품이 많아 이렇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작품은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인데요. 웹툰과 영화의 큰 성공으로 뮤지컬까지 만들어지게 된 작품입니다.

웹툰의 원소스 멀티유즈가 흔하다고 하지만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습니다. 드라마 <미생>,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정도가 꼽히지요. 오늘은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대한 소개, 공연 줄거리 및 후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시작해볼게요.

1.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의 남파특수공장원 3인이 달동네에 위장간첩으로 잠입하여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어떤 작품보다 원작의 아우라 덕에 유명세와 부담을 크게 치룬 공연인데요. 2013년 개봉한 영화는 무려 700만 관객을 동원하였고 웹툰은 1천만 뷰 이상의 구독수를 보이며 성공적인 킬러 콘텐츠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앞선 작품들의 큰 성공은 뮤지컬을 만드는데 있어 도움도 되었지만 부담도 되었다고 합니다. 허나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영화 개봉 후 3년만에 막이 오른 2016년 초연 때 40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공연하였으나 높은 좌석점유율과 호평을 받으며 선전하였습니다.

2. 줄거리

대남공작을 위해 훈련을 받은 북한 5446부대 오성조 3조장 원류환은 첩보임무를 받고 남한에 몰래 잠입하여 동네 바보인 ;방동구'로 위장하며 살고 있습니다.

원류환에 이어 북한 고위간부의 아들인 리해랑과 이 둘의 감시격으로 급파된 리해진이 더해지면서 3인방은 남한 사회에서 점차 적응해갑니다.

그러다 남과 북의 정치적 상황의 변화로 북한은 자신들이 파견한 간첩들을 제거할 필요가 생기고 그들의 훈련 교관이었던 김태원은 3인방에게 명예로운 자살을 명합니다. 원류환, 리해랑, 리해진은 이에 불복하며 그들간의 싸움은 피할 수 없게 되는데...

3. 공연 후기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원작의 각 캐릭터에 대한 소개, 방대한 액션, 주인공 외 인물들의 사연들은 대거 생략하고 주연 3인방의 이야기에 더 포커스를 맞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앞서 소개해드린 <위대한 캣츠비>와는 달리 원작을 보지 않아도 아무 사전지식 없이 관람하여도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공간적 제약이 없는 웹툰과 영화에 비해 뮤지컬의 무대는 크게 달동네와 북한 남파공작부대로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는데 장면과 이야기의 전환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웹툰과 영화처럼 소화가 불가능한 과도한 액션 연출은 현실적으로 조율하여서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부분은 많이 줄였습니다. 

이번 재연은 준비 기간이 길지 않은 상당히 짧은 기간동안 연습하여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라고 합니다.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의 소형극장에서 (한 장면당 최대 7명의) 배우들이 덤블링 등을 활용한 만화적 액션과 집단 군무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공연의 백미는 단체군무와 합창입니다.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표현하기엔 제한된 공연시간 때문에 주요 에피소드를 다루는 것에 집중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덕분에 인물간의 교감, 독백 심리묘사 등의 내용은 최소화되었고 캐릭터 내면묘사의 빈 공간은 뮤지컬 넘버와 볼거리로 보강되었습니다.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없이 1시간 50분 진행됩니다. 지난 초연에 비해서 30분 넘게 공연시간이 길어졌는데 이는 보강된 뮤지컬 넘버와 군무 때문입니다. 초연이 진행되었던 유니플렉스관이 중소형극장이라 군무와 액션을 진행하기에는 다소 좁았던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는데 이번 드림아트센터에서는 공간적인 문제는 다소 해결한 듯 하였습니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제작진은 뮤지컬 <인터뷰>, <스모크>로 유명한 추정화 연출가와 허수현 음악감독입니다. 이 두 분은 2016년 초연에 이어 1년만에 재연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초연 때 예상보다 큰 성공에 힘입은 탓인듯 합니다. 추정화 연출가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포함 앞서 말씀드린 작품들로 2017 한국 뮤지컬 어워즈 신인 연출상 수상하는 등 이 작품과 인연이 깊습니다.

배우 캐스팅 역시 큰 화제가 되었는데 원류환 역에 이규형, 그룹 '서프라이즈'의 유일이 리해랑 역은 박준후, 김영철이 리해진 역은 고은석, 차영남이 캐스팅되었습니다. 액션과 젊은 남자들의 브로맨스를 강조하는 작품이라 그런지 아이돌 출신의 배우나 신인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주연으로 기용되었습니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2017년 7월 14일부터 10월 8일까지 공연이 진행됩니다. 40일에 그쳤던 초연 때와는 달리 이번 재연에서는 10월 8일까지 약 3개월동안 100회 공연이 예정된 상태입니다. 원작과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은 뮤지컬 역시 실망하지 않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 원류환 / <은밀하게 위대하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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