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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ul 27. 2017

성북동 문학산책 후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랜만에 가볼만한 문화 명소 나들이 후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곳은 성북동 문학산책 코스에요. 성북동은 최순우, 염상섭, 조지훈, 이태준, 한용운 등 수많은 작가분들이 오셔서 문학의 꿈과 나래를 펼쳤던 곳입니다. 성북동에서 웅거하셨던 작가분들의 자취를 따라 가볍게 산책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북동은 조선의 수도 한양도성의 북쪽에 위치하여 북악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개천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명당으로 유명합니다.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를 나와 북악산 방향으로 걸어올라가면 문학산책길로 가는 길목이 나옵니다. 

위로 올라가다 위안부 소녀상을 보게 되었는데 서울에 있는 7개의 소녀상 중 하나라고 합니다. 치파오를 입은 중국인 소녀상과 같이 세워져있는데 맨발인 상태로 발 앞꿈치만 살짝 바닥에 대고 있는 힘겨운 자세와 거칠게 잘린 단발을 보며 당시 그분들의 힘든 삶과 고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굳게 쥔 두 주먹과 한쪽 어깨 위에 서 있는 한마리 새를 보며 한가닥 희망의 도래를 기도하였습니다.

위안부 소녀상을 지나 본격적으로 성북동의 가장자리에 진입하였습니다. 과거 성북동은 1,700여채의 기와집이 있을 정도로 한옥이 많았다고 합니다. 현재도 적지않은 수의 기와집을 골목 구석구석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도시재생사업이 한창일 예정인데 한옥으로 재건축하면 일정부분 지원해준다는 정책 덕분인지 벌써부터 예전 한옥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이번 답사의 목적인 문학인들의 생가를 볼 수 있었는데요. 직접 방문한 문인들의 일곱 생가에 대한 후기를 순서대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최순우 생가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자 한국미술사학회 회장이셨던 최순우 선생님의 옛집을 다녀왔습니다. 최순우 선생님의 명작으로는 영주를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었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집은 성북동 재개발로 헐릴 위기에 처했다가 시민단체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시민들끼리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지켜내었습니다. 행랑채 안에 들어가 가만히 비가 오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윽하게 빛내준 심미안의 소유자 최순우 선생님을 기리는 마음을 가져보았습니다.

2. 염상섭 생가

염상섭 선생님은 1897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3.1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다 귀국하여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발표하며 등단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염상섭 선생님의 생가는 새 주인에 의해 완전히 개축되어 이제 옛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3. 전형필이 세운 '간송미술관'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한국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전형필 선생님은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억척같이 돈을 벌어 훈민정음 해례본, 고려청자 등 외국에 넘어갈 뻔하거나 사라질뻔 했던 문화재를 지켜내었습니다. 이후 수집한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1938년에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개인박물관을 지었고 이후 1966년 전형필 선생님 사망 후 그를 기리기 위해 간송미술관으로 명칭이 바뀌게 됩니다. 
간송미술관에는 신윤복의 풍속화첩과 훈민정음 해례본 등 우리 역사와 전통에 중요한 문화재가 많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미술관 내 보수와 유물보존작업으로 인해 내부입장이 금지되어 있지만 나중에 관람가능한 시기가 되면 아직 가보지 못하신 분들은 꼭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5. 이태준 생가 '수연산방'

간송미술관에서 나와 북쪽으로 걷다보면 상허 이태준 선생님의 고택인 수연산방이 나옵니다. '달밤', '황진이'와 같은 문학작품이 바로 이곳에서 탄생하였지요. 현재는 이태준 선생님의 외종손녀분께서 전통찻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연산방의 가장 좋은 경관을 볼 수 있는 누마루에서 차 한잔하시면서 여름 향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6. 한용운 생가 '심우장'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 선생님이 1944년 생을 마감하실 때까지 지내셨던 심우장을 다녀왔습니다. 남향에 있는 조선총독부 건물을 피하여 북향으로 지어진 집입니다.

7. 김광섭 생가 '북정마을'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의 배경이 된 곳이 북정마을입니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달동네로 옛 사진도 볼 수 있게 벽에 꾸며놓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좁은 북정마을 골목 사잇길로 들어가다보면 길이 아닌 것 같은 길이지만 걷다보면 또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서울 한양도성 북악코스를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성벽 밑으로 환한 빛이 성벽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 은빛 성벽같이 반짝이고 시원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청춘과 잃은 시간은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는다.
- 독일속담

>> 명소 답사 후기 도와주신 에디터님의 모임 
(링크 : https://goo.gl/blVTSO) 
* 모바일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명소 답사 함께하실 분들은 조인해주세요. 

P.S : 가입하고 싶은 모임이나 원하시는 분야가 있으신 분은 댓글 또는 쪽지로 문의주세요. 확인 후 연결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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