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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ug 08. 2017

영화 브이아이피

수지 김 간첩조작사건과 이한영 망명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출근 준비 잘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는 8월 24일 개봉 예정인 영화 <브이아이피(V.I.P)>의 모티브가 된 실화, 수지 김 간첩조작사건고 이한영 망명사건에 대해 다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영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과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캐스팅되어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박훈정 감독이 실화나 원작을 모티브로 다룬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수지 김 간첩조작사건, 이한영 망명사건과 영화 브이아이피(V.I.P)의 줄거리, 영화 관련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1. 수지 김 간첩조작사건

수지 김 간첩조작사건은 1987년 1월 홍콩에서 한국 여성 김옥분(영어이름 수지 김)이 남편 윤태식에 의해 살해된 후, 윤태식과 국가안전기획부(현재의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된 사건입니다.

1987년 1월 2일 홍콩의 자택에서 윤태식은 김옥분과 잘 풀리지 않는 사업자금 문제로 다툼을 하던 중 부인을 충동적으로 살해하고 맙니다. 홧김에 살인을 저질렀지만 이내 겁이 난 윤태식은 싱가포르의 북한대사관을 찾아가서 망명 신청을 하지만 거절당하고 이후 미국대사관에서 이민 시도를 하다 한국대사관으로 끌려가고 맙니다.

살인죄로 징역을 살기 싫었던 윤태식은 무죄를 받기 위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데 '자신의 아내 수지 김은 사실 북한의 간첩으로 싱가포르로 자신을 끌고 와 납치하려 하였고 자신은 그녀를 죽이고 간신히 탈출했다'고 진술을 합니다. 정부는 애초 이 말을 믿지 않았으나 당시 1987년은 전두환 정권에 대한 분노와 반발이 절정에 달한 시기라 이 사건을 납북사건으로 조작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로 합니다.

이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김옥분은 미인계로 선량한 남한 사업가를 납치하려한 여간첩으로 포장되었고 그녀의 가족들은 간첩의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안기부의 잦은 강제조사와 사회적인 멸시를 당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유가족들은 직장을 갖기는 커녕 정상적인 결혼, 학교생활을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였습니다. 김옥분의 어머니는 화병으로 사망하고 형제들은 교통사고, 정신질환, 의문사, 이혼, 집단괴롭힘 등을 겪으며 생지옥을 살아갔습니다.

이후 윤태식은 안기부의 비호 아래 사기를 치며 '패스21'이라는 벤처기업까지 운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불리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윤태식의 실상을 알고 그를 수상히 여기던 기자의 의혹보도와 주변인들의 증언으로 인해 검찰의 재수사가 결정되었고 결국 안기부와 윤태식, 당치 정치권의 음모가 낱낱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결과 김옥분의 유족들은 국가와 안기부 요원, 윤태식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걸었고 윤태식은 징역 15년 6월, 한국정부에게는 유족들에게 42억의 배상금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이 사건에 관여한 안기부 요원인 장세동 등의 간부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장세동에게 9억원, 윤태식에게 4억5천만원이라는 금액에 대한 배상 판결을 받아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정원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바닥으로 추락해버렸고 윤태식은 2001년 11월 구치소에 수감되어 15년 6개월 만기 복역 후 2017년 5월에 출소되어 현재 사회에 나온 상태입니다.

2. 이한영 망명사건

이한영은 김정일의 부인인 성혜림의 조카로 본명은 이일남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러시아 모스크바, 스위스를 전전하며 부유한 해외생활을 하였습니다. 10대 때부터 한국의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 빠졌던 이한영은 그의 나이 스물두살일 때 한국대사관에 연락하여 미국으로 여행할 수 있는지 대담하게 물어보았고 남한은 이를 기회로 여겨 치밀한 준비 끝에 김포공항으로 그를 오도록 만들어 망명하게끔 만듭니다.

1982년 그는 공식적으로 한국으로 망명하였고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여러 기밀정보를 제공하여 '이한영'이라는 이름과 특별보상금 1억원과 함께 정식으로 한국인이 되어 정착하게 됩니다. 허나 북한에서 귀족처럼 살던 그는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외로움과 소외감을 겪으며 술마시는 것으로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안기부는 이한영이 보복을 당할 것을 대비하여 성형수술과 신분조작, 거처이전에다 KBS 국제방송국 러시아어 방송담당 PD로 취직까지 시켜주었습니다. 이후 결혼하여 가정을 가지게 된 그는 방송국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나 투자금 횡령 시비로 인해 감옥에 수감되고 풀려나는 등 여러 고초를 치릅니다. 이후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가진 정보를 <월간조선>기자에게 팔아 매스컴에 보도되어 세상에 알려졌고 이는 그가 북한 간첩에 의해 암살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북한의 김정일은 자신들의 실상을 낯낯이 폭로한 이한영에 대한 암살을 지시하고 1997년 2월 15일 이한영은 북한 간첩들에게 권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총알은 정확히 이한영의 이마를 관통하였고 중환자실에서 뇌사 상태로 목숨을 부지하다 10일 후 병원에서 사망하고 맙니다.

3. 영화 브이아이피 줄거리

한국 국정원과 미국 CIA의 기획으로 북한으로부터 입국된 VIP 김광일(이종석)이 모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한국의 경찰 채이도(김명민)는 그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체포하려 하지만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의 방해로 번번이 체포 시도는 불발에 그칩니다.

한편 북한 역시 이 사건에 대한 입장표명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책임자인 리대범(박희순)은 이 살인사건과 북한간에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항변을 하는데...

4. 영화 관련 이야기

올 여름 기대작 4인방인 CJ 엔터테인먼트의 <군함도>, 쇼박스의 <택시운전사>, 롯데 엔터테인먼트의 <청년경찰>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V.I.P>. <청년경찰>을 제외한 세 작품이 모두 역사적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가볍고 흥미진진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유행하던 기존 여름과는 달리 올해는 진중하고 깊이있는 메세지가 함유된 작품들이 대세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과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라는 화려한 캐스팅 외에도 눈여겨볼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처럼 외국인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영화 <존 윅 -리로드>와 미국 드라마 <애로우>, <프리즌 브레이크>에 출연한 것으로 국내에도 그 얼굴이 잘 알려진 배우 피터 스토메어가 이 작품에 출연하는데요. 작중 배역은 CIA요원으로 국정원 요원인 장동건과 호흡을 맞춘다고 합니다. 피터 스토메어는 박훈정 감독의 전작인 <신세계>와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그의 차기작인 <V.I.P>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상반기에도 영화 <보통사람>을 비롯하여 팩션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었는데 영화 <V.I.P>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됩니다. 특히 영화 <신세계>로 물이 올랐다 <대호>의 실망스런 성적으로 체면을 구긴 박훈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꼭 명성에 걸맞는 성적을 거두었으면 합니다. 주연 네 배우 역시 연기력과 명성에 비해서는 티켓파워 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데 <V.I.P>의 성공으로 좋은 한해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는 반공, 반공해도 그 의미를 몰랐으나 우리가 왜 반공을 해야하는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 윤태식의 귀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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