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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ug 11. 2017

카림 라시드전 후기

세계 3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아시아 최초 전시회!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오전 출근 잘 하고 계신가요?


확실히 한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입추인 월요일이 지난 이후로 저녁 바람이 조금씩 서늘해지기 시작하더니 오전에는 촉촉한 비가 내리는 등 지난 주까지와 같은 무더위는 이제 덜 기승을 부릴 것 같네요. 지금 휴가중이신 분들, 아직 휴가를 갈 예정에 있으신 분들은 날씨가 선선해질 때 마음껏 야외활동을 하시며 리프레쉬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괜찮은 전시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카림 라시드전>입니다. 카림 라시드라는 이름을 들으니 중동의 화가 전시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 중 하나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카림 라시드'에 대한 소개와 전시회 후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카림 라시드

카림 라시드는 이집트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로 현대 산업디자인의 신, 세계 3대 디자이너라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은 사람입니다. 카림 라시드의 손길이 닿은 디자인 영역은 매우 다양한데 전자제품, 식음료를 넘어 실내디자인, 건축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카림 라시드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수상한 세계적인 디자인상만 합쳐도 300개가 넘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덧붙여 어떤 분야의 디자인과로 진학하여도 전공공부를 하는 이상 반드시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을 보게 될 정도입니다.

겉보기와 달리 50세가 훌쩍 넘은 나이지만 젊은 사람도 소화하기 힘든 핑크색 정장을 주로 입고 다닙니다. 그의 옷처럼 채도높은 핫핑크나 연두색의 팝컬러 의자, 유선형 패턴의 플라스틱 가구는 모두 그의 작품입니다.

유선형 몰딩이 있는 디자인들은 전부 카림 라시드의 작품으로 의심해봐야할 수준이며 강남에 있는 곡선형 빌딩이 바로 그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형마트에만 가도 그의 손길이 닿은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애경의 순샘, 파리바게트 패키지, 베스킨라빈스의 생수병, 화장품 브랜드인 이자녹스의 크림용기 뚜껑 등이 그의 작품입니다. (현대카드의 디자인과 한화그룹의 CI도 카림 라시드의 작품입니다.)

가장 유명한 디자인 작품을 꼽자면 코카콜라의 '비타민워터'병 디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글로벌 화장품 체인점인 세포라의 패키지와 겐조플라워 향수병도 그의 작품입니다. 현재까지 3천개가 넘는 작품을 디자인했으며 유행에 상관없이 감각적이고 단순하며 기능적인 형태를 찾는 것에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2. 카림 라시드전 후기

지금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입구부터 수놓아진 카림 라시드의 심벌인 핑크색을 볼 수 있습니다. 행여라도 장소를 착각하여 다른 건물로 갈 수 없을 듯 하네요. 입구에 들어서면 카림 라시드의 프로필과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한 글과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 스케치 원본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카림 라시드의 글을 보고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인간을 편안하게 만들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기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자신의 디자인 센스와 결합시키는 것에 노력했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카림 라시드가 어떤 디자인을 추구하고 그의 성향이 어떤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회였습니다. 마치 살만다 달리의 작품을 보는듯한 유선형의 가구와 화사한 색감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물결같은 유선형 디자인이 적용된 의자와 조명과 옷걸이, 첨성대같이 허리가 잘록한 실루엣을 뽐내는 서랍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카림 라시드 전용 책상으로 유명한 우노 책상도 보았는데 패키지 게임에 나오는 슬라임같은 느낌이 드는 책상으로 몸을 기대면 튕겨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구외에도 그가 디자인한 공간 역시 볼 수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커플용 욕실이었습니다. 핑크색 욕조와 세면대, 역삼각형 무늬의 타일로 도배된 벽면속에 유리는 이런 곳에서 신혼 살림을 차리고픈 로망이 생길 정도로 낭만적이었습니다.

그가 디지털 시대에 맞춰 고안한 새로운 언어라는 '인포스테틱'도 볼 수 있었는데 상징과 비유로 점철된 언어라고 하며 각 문양의 의미가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동그란 단추에 십자가 문양의 심벌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백미라고 하는 글러브러브 홀을 보았습니다. 오직 한국 전시회에서만 볼 수 있다는 작품으로 한국의 아니로기즘 스튜디오와 협업하여 제작된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사람 얼굴 모양의 지구본같은 느낌으로 놀랍게도 안에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시회의 마지막 코너에는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 중 실제 시중에 상품으로 판매되었던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펩시콜라 패키지, 파리바게트 생수병, 그가 고안한 현대카드도 볼 수 있습습니다. 

여타 전시회와 달리 공간을 평면적으로만 쓰는 것이 아닌 굉장히 입체적으로 사용한 느낌이 든 전시회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작품 동선을 심플함. 작품 디스플레이까지도 디자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많은데 이쯤되면 전시회가 아닌 체험관이라 싶을 정도로 앉아서 찍거나 기대어서 찍을 곳이 많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관람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어플을 다운받은 후 들을 수 있습니다. 배우 하지원이 성우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도슨트는 매일 11시 30분, 13시, 15시, 17시 네 번이 있는데 시간을 못맞춰 못듣게 되는 경우 오이오 가이드를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 섹션안내
1. 카림의 이야기
2. 삶의 미화
3. 글로벌러브 홀
4. 스케이프 속으로
5. 디지팝
6. 대량생산의 시대
7. 인류를 위한 사명

<카림 라시드전>
기간 : 2017.06.30 ~ 2017.10.07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시간 : 11:00~20:00
요금 : 1.4만원(성인 기준)

나의 디자인은 유기적인 디자인과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결혼한 것 같다. 또한 기술과 재료가 촉감, 시각적으로 편안함, 그리고 기쁨을 전달할 수 있는 부드럽고 친숙한 유기적인 형태를 가지기 위해 결혼한 것과 같다.
- 카림 라시드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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