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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ug 21. 2017

마이 페어 레이디

오드리 헵번, 조지 버나드 쇼로 유명한 작품!

굿 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다들 퇴근 준비 잘 하고 계신가요?


드디어 기다리던 불금이 왔습니다. 이번 주는 광복절이었던 화요일 덕분에 유난히 주말이 빨리 찾아온 느낌이 드네요. 이제 추석 전까지는 공휴일이 없으니 쉴 수 있는 동안은 충분히 쉬어두시길 바랍니다. 또,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오늘은 오랜만에 국내외 전부 성공적으로 안착한 해외뮤지컬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뮤지컬은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작품으로 뮤지컬을 넘어 연극, 영화로까지 제작되어 공전의 히트를 거둔 히트작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마이 페어 레이디>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공연 관련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마이 페어 레이디

<마이 페어 레이디>는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작품인 <피그말리온>을 각색하여 만든 뮤지컬입니다. '피그말리온'은 본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로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사랑하는 것에 감명받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에 생명을 주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허나 조지 버나드 쇼는 생명을 얻게된 조각상의 입장에서 새로운 극을 만들게 되었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희곡 <피그말리온>입니다.

이 작품은 영국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 후 흥행과 작품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고 이에 힘입어 1956년에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각색되어 큰 흥행성적을 기록합니다. 특히 뮤지컬 버전의 성공은 연극 버전이 보인 성과에 비해 압도적이었는데 이는 메세지가 뚜렷한 원작의 묘미를 살리면서 감미로운 뮤지컬 넘버를 많이 삽입한 결과입니다.

초연의 대성공은 브로드웨이를 넘어 뉴욕 등 미국 전지역에 걸친 투어로 확장되었고 총 2,717회의 상영회수를 기록하며 대박을 거두었습니다. 미국 뮤지컬의 성공 이후 본국인 영국 런던에서 총 2,281회의 공연이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양쪽에서 성공을 거둔 이례적인 작품으로 기록됩니다.  두 나라 외에도 2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공연되는 등 <마이 페어 레이디>는 세계적인 뮤지컬로 성장합니다.


이러한 큰 성공 덕분에 1964년에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원소스 멀티유즈의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2. 줄거리

저명한 음성학자 헨리 히긴스 교수와 그의 친구인 피커링 대령은 한 가지 내기를 합니다. 오갈곳 없이 방황하는 하층 계급의 여인을 데려와서 정해진 시간 안에 교육시켜 지성미와 품격을 갖춘 숙녀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 남자의 진지한 내기의 대상으로 선택된 사람은 빈민가 출신으로 꽃을 파는 소녀인 일라이자 둘리틀이었습니다. 히긴스 교수는 내기의 승리를 위해 일라이자에게 그녀가 귀족 여자처럼 말할 수 있다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꼬드기면서 내기에 응하게 합니다. 일라이자는 히긴스 교수의 설득에 결국 넘어가버리고 그로부터 꾸준히 우아해지기 위한 교습을 받게 됩니다.

교양은 커녕 기본적인 지식조차 전무했던 일라이자를 교육하는 것은 히긴스 교수에게도 무척 힘든 일이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감정의 폭발, 화해와 복습을 반복하며 마침내 히긴스 교수는 일라이자를 교양있는 상류층 귀부인처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교육에는 부작용이 있는 법. 일라이자는 이제 과거의 빈촌 여자로 돌아갈 수 없고 그렇다고 상류층으로 갈 수 없는 자신의 신세에 한탄하고 이 모든 것을 계획한 히긴스를 원망합니다. 히긴스는 지성을 선물한 자신에게 원한을 품은 일라이자에 섭섭한 마음을 품고 둘의 관계는 소원해집니다.

히긴스는 피커링 대령과의 내기에서 승리함으로 인간은 타고난 기질이 아닌 환경에 의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에 큰 확신을 갖습니다. 허나 일라이자는 지성인은 말투와 행동이 아닌 타인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히긴스에게 강변하고 집을 나갑니다.

상류층 여인처럼 지성을 갖게 된 일라이자를 여전히 무례하게 대해왔던 것을 깨달은 히긴스는 자신의 모순된 언행과 짧은 생각, 그리고 일라이자와 같이 지내면서 싹튼 감정이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허나 자존심과 고집 때문에 먼저 일라이자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못해 우물쭈물하지만 이를 눈치챈 일라이자가 먼저 히긴스의 손을 잡으며 두 사람은 화해하고 정식으로 맺어지게 됩니다.

3. 공연 관련 이야기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는 피그말리온 신화, 조지 버나드 쇼 극본, 오드리 헵번 주연이라는 세 가지 이슈로 공연이 막을 올리기 전부터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사실 희곡 버전인 원작에서는 히긴스 교수와 일라이자의 파국적 엔딩으로 끝이 나는데 연극 버전 때부터 해피엔딩을 원하는 제작사와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여 결국 결말을 두 사람이 이어지게끔 암시하는 선에서 끝났습니다. 조지 버나드 쇼는 이에 큰 불만을 품고 <피그말리온> 희곡이 책으로 출판될 때 둘이 맺어질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장황한 설명글까지 첨부하였습니다만, 그의 불만과 상관없이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연극은 계속 큰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연극에 이어 뮤지컬과 영화 모두 히긴스 교수와 일라이자가 이어지는 해피엔딩으로 원작과는 그 결말이 반대로 각색되었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버나드 쇼가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가 나오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버전에 캐스팅된 오드리 헵번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영화 버전의 일라이자 역에는 뮤지컬에서 열연한 줄리 앤드루스가 1순위로 꼽혔습니다. 뮤지컬 성공의 1등공신이며 미모와 노래실력까지 갖춘 그녀를(훗날 그녀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메리 포핀스>의 주인공을 연기하며 이를 입증합니다.)캐스팅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제작사는 외적으로 더 뛰어났던 오드리 헵번을 캐스팅하는 무리수를 둡니다. 허나 헵번은 줄리 앤드루스만큼의 노래 실력을 갖추지 못하여 대역 가수를 섭외하여 그녀의 뮤지컬 넘버를 대신 부르게 하였고 그럼에도 영화는 크게 흥행하였습니다.

사실 오드리 헵번은 영화사에 캐스팅될 때 자신이 모든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는 것으로 알고 열심히 연습하였으나 뮤지컬 무대를 통해 올라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을 안 영화사는 그녀 몰래 전문 가수를 통해 대역 녹음을 진행하였고 나중에야 이를 알게 된 헵번은 크게 분노했다고 합니다. 당시 <마이 페이 레이디>의 팬들 역시 줄리 앤드루스의 자리를 헵번이 훔쳐간 것이라고 비난하였으나 영화의 엄청난 흥행 이후에는 잠잠해졌습니다. 헵번으로서는 가운데 낀 입장으로 정말 많이 억울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조지 버나드 쇼가 살아있었다면 두번 뒷목을 잡았을 것인데 한 번은 자신의 의도와 정반대로 만들어진 해피엔딩에, 두 번은 노래도 못배우는 배우가 자신의 여주인공을 맡은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허나 운명은 얄굿게도 해피엔딩 버전의 작품에 손을 들어주었고 그렇게 국내에 2008년 공연된 버전도 당연히 해피엔딩 버전입니다. 히긴스 박사역에 이형철이, 일라이자 역에 김소현이 캐스팅되어 큰 화제가 되었으나 국내에서는 큰 흥행을 거두진 못하였습니다.

스페인에서 비는 평야에만 내린다.
- 헨리 히긴스/ <마이 페어 레이디>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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