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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ug 24. 2017

뮤지컬 서편제

이창준 소설, 임권택 영화의 계보를 잇는 뮤지컬 작품!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하루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는 8월 24일에 네 번째 공연의 막을 올리는 뮤지컬 <서편제>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 여름에는 <시라노>, <나폴레옹>, <캣츠>, <레베카>,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해외에서 라이센싱해온 거물급 공연이 유난히도 많이 열렸는데요. 여름의 마지막 주자는 공교롭게도 순수국내창작극인 <서편제>가 등판하게 되었습니다.

<서편제>는 이청준의 소설과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유명하여 작품을 보지 않으셨어도 그 내용과 제목 정도는 다들 들어보셨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이번 시간에는 뮤지컬 <서편제>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줄거리, 그리고 공연 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뮤지컬 <서편제>

뮤지널 <서편제>의 원작은 1978년 이청준 작가의 단편소설과 1993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영화는 1993년 기준 11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멀티플렉스가 있는 현재에 비한다면 1천만 관객에 가까운 스코어입니다. 국내영화 중 관객수가 백만을 돌파한 것은 <서편제>가 처음으로 이 때의 경쟁작이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 놀라운 성적입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국어시간에 익히 배웠던 이청준의 소설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송화와 동호가 어른이 되며 아버지 유봉과 갈등을 겪고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50년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 여우신인상, 2011년 최우수창작뮤지컬상과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 극본상, 연출상 수상한 작품입니다. 연출 윤이나, 각본 조광화, 작곡 윤일상이라는 황금 라인업을 자랑하는데 특히 작곡가 윤일상은 주로 대중음악을 작곡하였는데 뮤지컬로의 진출은 이 작품이 처음입니다. 

2. 줄거리

동호는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아버지 유봉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봉이 배다른 누이인 송화를 데리고 찾아오자 어머니는 충격으로 죽고 유봉에 대한 동호의 마음은 더없이 악화됩니다.

허나 갈곳없는 동호에겐 유봉이 유일한 정착지였고 유봉은 송화와 동호를 데리고 각지를 누비며 소리를 배우러 다닙니다. 송화에겐 마음을 연 동호였지만 유봉에 대한 저항감은 점점 더 커지고 마침내 자신의 음악을 찾기 위해 떠나버립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유봉은 송화마저 자신을 버릴까 두려워 그녀의 눈을 멀게 만듭니다.

이후에도 유봉은 송화와 함께 판소리 여행을 지속하지만 굶주린 송화를 위해 남의 집 암탉을 잡아 닭백숙을 만들어 먹이다 주인에게 걸려 매질을 당하고 사망하고 맙니다. 

한편 가출했던 동호는 자신만의 음악을 찾다 수없는 방황을 하고 그러다 누이인 송화가 그리워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자신이 유봉과 송화와 헤어진 곳부터 추적하여 송화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데 번번이 허탕을 칩니다. 

결국 마지막 단서가 있던 술집을 찾았으나 망한 것을 알고 포기하려던 찰나, 송화의 마지막 자취를 알게 되고 결국 영광군에서 그녀를 만나게 됩니다. 반가운 재회에도 둘은 서로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송화의 노래에 자신의 노래로 화답하며 각자의 한을 푼 뒤 헤어지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3. 공연 관련 이야기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 초연, 2012년 재연, 2014년 세번째 공연, 그리고 2017년이 네번째 공연을 가졌습니다. 원작과는 여러모로 다른데 원작에서 완전히 남이었던 동호와 송화를 아버지는 같은 이복남매로 내용을 변경하였고 송화처럼 판소리를 하던 동호를 록음악으로 전향한 것으로 이야기를 바꿨습니다.

공연은 중간에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총 165분 진행됩니다. 긴 시간 진행되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세트가 매혹적이라 그런지 몰입하여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송화역을 맡은 차지연 배우는 초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데 연기나 노래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송화라는 배역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윤일상이 작곡한 뮤지컬 넘버는 예상보다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판소리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 국악느낌의 음악이 나올 줄 알았는데 형식은 대중가요의 그것에 가깝지만 멜로디 라인에 흐르는 감성은 판소리의 그것을 절묘히 가져왔습니다. 윤일상은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제작진과 매번 회의를 가질만큼 강한 의지를 보였고 그 결과 판소리에 대중적인 코드가 결합된 적절한 넘버가 완성되었습니다. 레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등의 작업을 해온 김문정 음악감독이 작업을 해서 그런지 오케스트라의 음악 역시 훌륭합니다.

무대 세트는 기존 대형 뮤지컬처럼 화려한 조명이나 무대효과 등은 없습니다. 대신 산, 들, 구름 등 한국의 풍경을 수묵화처럼 그려낸 배경을 통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50년이라는 스토리를 다루는만큼 무대적 기법이 아예 없을수가 없는데 <서편제>에서는 영상이 주로 사용됩니다. 소리를 찾아 떠도는 소리꾼 가족의 여정을 그리기 위해 제한적인 영상효과를 사용하였습니다. 

안타깝운 사연도 하나 있는데 뮤지컬 서편제를 제작한 조왕연 대표는 서편제 제작 과정중 겪은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하였다고 합니다. 어제 뉴스에 나온 김수로 프로젝트의 최현 대표의 자살 소식도 그렇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서편제>는 소설을 시작으로 영화, 뮤지컬, 창극으로까지 나왔습니다. 2017년 뮤지컬 버전은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이 송화 역으로 강필석, 김재범, 뱍영수가 동호 역으로 이정열, 서범석이 유봉 역을 맡았습니다.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오는 8월 30일에 서울 강남 광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서편제 네 번째 공연을 꼭 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살다보면 살아진다
- 송화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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