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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04. 2017

엘리자벳

지금의 뮤지컬배우 김준수와 옥주현을 있게해준 작품!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주말 오후 시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어느덧 올 한해도 끝나가는 시점이 되어갑니다. 올해 정말 다사다난했지요. 총선에 무더위에 지진에 정치적 사건들까지...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많았던 한 해여서 많은 분들이 마음이 무겁고 힘든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사회 분위기가 많이 어둡지만 그대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여러분들께는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질 이야기만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도 역시 좋은 공연 소개해드리며 여러분이 잘 몰랐던 지식도 얻으시고 간접적이나마 공연을 다녀오신 것 같은 체험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그럼 소개 진행해보도록 할게요.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공연은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도 영국도 아닌, 독일에서 건너온 뮤지컬입니다. 독일 뮤지컬의 경우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는 없는 고풍적인 미와 깊은 작품성을 지닌 작품들이 많다고 평판이 자자하죠.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그 중에서도 최고의 관객동원을 이룬 작품, 뮤지컬 <엘리자베스>입니다.

뮤지컬 <엘리자베스>는 실존했던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로, 1992년 비엔나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미하엘 쿤체의 극작, 실베스터 르베이의 음악으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초연 이후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헝가리, 일본 등 세계 10개 국가 전역에서 공연되어 무려 900만 관객 동원이라는 성공을 거두며 독일어권에서 흥행에 가장 성공한 뮤지컬로 각광받았습니다.

이 작품이 이렇게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은 유렵에서 가장 아름다웠지만 비운의 삶을 살다간 황후 엘리자벳을 밝고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불완전한 인물로 그려내어 관객에게 연민과 비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인물로 그려낸 점이 큽니다. 이와 함께 '죽음'이라는 초현실적인 존재를 캐릭터로 만들어 역사적 사실에 드라마를 덧입혔고 이를 실베스터 르베이의 음악이 훌륭히 살려내어 극에 대한 관객의 몰입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엘리자베스의 실제사진(좌)과 그녀를 죽인 이탈리아의 아나키스트 '루이지 루케니'사진(우)>

작품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려 볼게요. 이 작품은 엘리자벳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황실에 들어오면서 죽음을 몰고 왔다는 민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견고하던 군주제에 균열이 생기며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던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 황후였던 엘리자벳의 드라마틱한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데 판타지적인 요소인 죽음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한 것이 특징입니다. 아울러 극은 엘리자벳을 암살한 루케니의 시선에서 그려집니다.

그럼 작품 줄거리를 이야기해보도록 할까요? 이탈리아의 아나키스트 루케니는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을 암살한 혐의로 100동안 목이 매달린 채 재판을 받고 있는 처형수입니다. 그는 판사에게 엘리자벳은 스스로 죽기를 원했으며, 일생 동안 '죽음'을 사랑했다고 항변합니다. 루케니는 증인을 세우기 위해 그 시대의 죽은 자들을 다시 깨워 과거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19세기 중반, 자유분방한 소녀 엘리자벳은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면서 초월적인 존재인 '죽음'과 처음 마주하게 됩니다. '죽음'은 그녀를 살려두지만, 이후 그림자처럼 그녀의 주위를 맴돌게 됩니다. 

엘리자벳에게 첫눈에 반한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는 어머니 조피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와 결혼합니다. 허나 엄격한 황실 환경에 엘리자벳은 반발하고, 그럴수록 조피는 그녀를 더 괴롭힙니다. 그런 엘리자벳을 두고 '죽음'은 자신이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며 끊임없이 엘리자벳을 유혹합니다.

한편 엘리자벳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조피는 요제프가 바람을 피운 것처럼 꾸며 부부 사이를 이간질합니다. 이에 더해 '죽음'은 엘리자벳의 아들 루돌프를 유혹하여 아버지 요제프와 맞서게 하고 루돌프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상심하여 자살하고 맙니다.

아들의 죽음 후 엘리자벳은 왕실과 남편 요제프에게서 떠나, 유럽 곳곳을 방랑하게 됩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엘리자벳을 지켜보던 '죽음'은 아나키스트 루케니를 홀려 엘리자벳의 숨을 거두게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유럽권에서 엄청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었던 뮤지컬 <엘리자벳>은 2012년에 한국 라이센싱 버전으로 초연에 들어갔습니다. 옥주현, 김선영, 김소현, 박효신, 이지훈, 류정한, 송창의, 김준수, 박은태, 신성록이라는 당시 초호화 캐스팅으로 2012, 2013, 2015년까지 총 3회에 걸쳐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캐스팅 목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작품의 특징은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케이팝 가수들의 뮤지컬 진출이라는 것이 가십거리가 되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엘리자벳>을 통해 옥주현, 김준수 등의 가수 출신 배우들은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확실히 하게 됩니다. <엘리자벳>이 데뷔작은 아니지만 그 전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호불호의 평가가 많았던 편이었는데, <엘리자벳>에서의 호연으로 뮤지컬 팬들에게도 확실히 인정받게 됩니다. 실제 이 작품을 경계로 옥주현, 김준수 등은 대형 라이센싱 공연의 캐스팅 1순위 카드로 섭외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뮤지컬 <엘리자벳>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올해는 공연이 없었는데요. 1, 2년 간격으로 꾸준히 진행되는 공연이니 2017년에는 리바이벌되는 것이 기정사실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배우 김준수의 경우 올해 공연중인 데스노트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군복무 때문에 2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네요. 그럼 올해 <엘리자벳>이 올라가면 다들 꼭 관람하시길 바라며 저는 이만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려고 생각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 몰리에르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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