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부라 게이트
이탈리아 막장정치인 베를루스코니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기상청에서는 계속 비가 온다고 예보하는데 만 이틀동안 비가 오지않아 방심하고 계셨던 분들, 어제 출근길에 많은 곤욕을 치루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은 끝날만하면 다시 살아나서 저희들의 무탈한 여름나기를 방해하네요. 다들 8월이 다 갈 때까지는 건강관리에 전념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오는 9월 7일에 개봉예정인 영화 <수부라 게이트>와 이 영화 제작에 모티브를 주었던 실존인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정치 수준이 최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이 분야(?)에 있어서 한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한 나라가 있으니 바로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는 G7의 한축이긴 하지만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린지 오래이고 현재 EU중에 홀로 역성장을 할 정도로 비관적인 상황인데 이 사태에 크게 영향을 끼친 존재가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이탈리아의 전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수부라 게이트>에 대한 소개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이야기, 영화 줄거리와 영화 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영화 <수부라 게이트>
영화 <수부라 게이트>는 타락한 이태리를 배경으로 불법 정치인이 자신의 부정한 사건을 덮으려다 마피아와 충돌하고 겉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지면서 파멸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작중시점이 2011년인 것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부정부패 혐의로 총리직을 사임하고 이탈리아가 국가 디폴트 상황에 몰린 때가 이 시점이기에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이태리도 영화 상황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였는데 실비로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범죄 현황이 계속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총리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에 대해 검찰이 기소할 수 없다는 초법적인 법률안을 통과시키려 할 정도였고 결국 이 법안이 부결됨에 따라 총리를 사임하게 됩니다. 영화 <수부라 게이트>의 주인공인 말그라디의 파멸을 보고있자면 자연스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실각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럼 실비오 베룰루스코니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2.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최대의 언론재벌이자 정치인으로 59세에 정계에 입문하여 3차례 총리를 지낸 거물입니다. 그가 보유한 회사는 텔레비전, 신문, 출판, 영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그런 그가 총리가 됨으로 이태리는 정경유착이라는 최악의 참사를 맞게 됩니다.
1994년 정계에 입문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포르차 이탈리아'라는 당을 창당함과 동시에 자신에 협조적인 우파 정당과 연정을 맺음으로 73대 총리가 됩니다. 이후 2001년, 2008년 두번의 총선에서 승리하여 총 3번의 총리를 역임하였지만 2011년 이탈리아 경제가 디폴트 위기에 몰리자 총리직에서 사임하였습니다.
왠지 금수저라는 느낌이 들지만 베를루스코니는 나름 자수성가한 케이스입니다. 변두리 은행원의 아들로 태어나 건설회사를 창업하고 25살의 나이에 아파트 단지 사업을 성공시키고 이를 토대로 언론, 출판, 영화, 인터넷, 유통, 금융까지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였습니다. 그 유명한 이탈리아의 축구구단인 AC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합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역사상 총리 임기 5년을 모두 채운 유일한 정치인이지만 이탈리아 국민 입장에서는 사상최악의 정치인으로 극도의 혐오를 받고 있습니다. 잇따른 부패와 성추문 등으로 재임기간 늘 구설수에 올랐고 결국 이탈리아의 디폴트 상황까지 몰리자 총리 사임과 함께 정계를 은퇴하여 현재는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는 2000년 기준 이탈리아 1위, 세계 14위의 부자였지만 재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돈세탁과 탈세, 공무원 매수, 마피아 지원 의혹, 성매매, 위증, 회계조작, 세금 포탈 등의 혐의로 법원에 수없이 들락날락하였고 실형도 여러 차레 선고받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베를루스코니의 재판들은 대부분 공소시효 만료로 재판이 중지되거나 법개정에 따른 무죄 판결 등을 받았고 현재 그가 기소되어 패소한 사건은 탈세혐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의 부패한 경력과 국가에 끼친 해악때문에 '베를루스코니 현상'이라는 용어가 생겼을 정도로 각 국가에서는 재벌 또는 언론이 정치권력과 결합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3번의 총리에 당선되었을 때 이탈리아 사람들은 베를루스코니가 영국의 마가렛 대처 총리처럼 사회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고 경제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그 결과는 참담 자체였습니다.
3. 줄거리
배경은 2011년 11월 이탈리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 경제회생을 위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타락한 정치인, 종교인 마피아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돈을 빼앗아 먹을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론과 권력, 힘을 이용하여 이탈리아 수부라 지역의 재개발법을 밀어붙이지만 야당의 반대 때문에 상황이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당의 중진의원이자 부패한 정치인인 말그라디는 몰래 미성년자 성매매와 마약을 즐기던 중 매춘부가 갑자기 쇼크사하는 사고를 겪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정치 인생에 위험이 올 수 있는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지만 마피아가 이 일을 알게 되면서 수부라 재개발 사업의 이권을 요구당하는 등 협박을 받게 됩니다.
마피아의 협박을 참지 못한 말그라디는 동료의원과 정계의 힘을 이용하여 마피아를 겁먹이려 하지만 도리어 마피아가 죽는 사고로 발전하고 이 때문에 집시 마피아, 만프레디 패밀리까지 보복전에 나서며 더 이상 덮을 수 없는 사건으로 확대됩니다.
말그라디의 개인 비리로 촉발된 사건이 이제는 정치권과 종교계, 마피아간의 전쟁으로 발전하고 혼란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데,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4. 영화 관련 이야기
영화 <수부라 게이트>는 국내에는 생소한 이태리 영화이지만 한국에서는 2016년 부천국제영화제에 출품되어 외국영화 작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작년에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과 비슷한 내용으로 어둡고 비정한 사회의 뒷면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탈리아 영화가 어색한 분들이라도 사회와 조직 뒤 어두운 이야기에 관심있는 분들이시라면 곧바로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영화적 완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영화 <수부라 프로젝트>는 오는 9월 7일 개봉 예정입니다. 이태리에서는 2015년에 개봉하였지만 국내에는 이번이 최초 상영입니다. 상영시간 134분이고 청소년 관람불가입니다. 영진위에서는 이 영화의 초반 10분만 보고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하네요. 미성년자 성매매, 마약남용, 사체유기 등 연출은 둘째치고 다루는 소재만으로도 학생들이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영화적 배경이 이탈리아의 부패한 정치인의 타락과 가톨릭 사제와 수도사의 아동 성추행 사건 등과 맥락을 같이 하는 시점이라 마치 다큐르포를 보는 것처럼 몰입하여 볼 수 있습니다. 감독인 스테파노 솔리마는 드니 빌뇌브 후임으로 영화 <시카리오 2>의 연출을 맡게 된다고 해서 더 주목받는 작품입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탈리아판 <내부자들>로 홍보하고 있는데 완성도에 있어서만큼은 <내부자들>이상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2015년 이탈리아 개봉 당시 비평가 협회로부터 11개부문에 노미테이트, 4개 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를 거두고 미국 평점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0% 기록 및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0권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의 10부작 드라마 제작을 확정할 정도로 작품의 흥행성에 대한 검증은 끝난 상태입니다. 범죄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P.S : 영화의 제목인 '수부라'지역은 로마의 외곽에 위치한 환락의 거리로 과거 로마시대부터 황제의 왕궁 뒤에 권력과 범죄가 만연했던 비밀의 장소라고 합니다. 영화적 설정에 따르면 수부라는 로마 해안 지역의 유흥가를 가리킵니다.
베를루스코니의 아들과 결혼해보도록 노력해봐라. 그러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다.
-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젊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베를루스코니의 답변
* 영화를 같이 볼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영화'를 검색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