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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Aug 29. 2017

테이트 명작전 누드 후기

세계 3대미술관인 테이트 미술관에서 가져온 누드작품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오전 시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제 8월도 이번 주면 끝나네요. 다들 올 여름 잘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비도 많았고 날씨도 유난히 더웠던 한달이었어요. 하루나기에 급급해 가을이 오기를 바랬는데 막상 여름을 떠나보내려하니 시원한 기분만 남는 것은 아니네요. 여름에 계획했던 것들을 아직 못하신 분들은 남은 한 주 잘 점검하셔서 후회없는 여름보내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시간에는 송파구 올림픽공원 근처에 위치힌 소마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하나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영국 국립미술관에서 가져온 작품들로 이루어진 <테이트 명작전 - 누드 >입니다. 제목만 봐도 아시겠지만 영국 굴지의 미술관인 테이트에서 누드라는 주제에 맞는 작품들을 가져와서 진행되는 전시회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테이트 명작전에 대한 소개와 꼭 보아야할 작품들, 그리고 전시회 후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테이트 미술관

전시회 소개에 앞서 영국의 테이트미술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테이트 미술관은  파리 퐁피두, 뉴욕 모마와 함께 세계 3대미술관으로 꼽히는 유서깊은 미술관입니다. 영국에는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등 총 4개의 테이트미술관이 있습니다.

1897년 헨리 테이트 경에 의해 설립되어 지난 100년간 역국 국립미술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테이트 미술관은 1988년 테이트 리버풀, 1993년 테이트 세인트 이브스 설립에 이어, 2000년 이후 기존 테이트 미술관이 테이트 브리튼과 테이트 모던으로 분리됨으로서 총 4곳의 건물로 나뉘었습니다. 

이 테이트 미술관 프로젝트는 영국의 문화양성 프로젝트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으며 영국 미술계의 역사에 중요한 전환과 발전의 계기로 작용하여 '터너상'이라는 세계미술계의 위상을 밝히는 상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데미안 허스트, 크리스 오필리, 레이첼 화이트리드 등이 이 상을 받은 후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라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런지 터너상 신설 이후 세계 미술의 주류가 뉴욕에서 영국으로 옮겨왔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테이트 미술관은 영국에서 상시적으로 무료 전시가 진행되며 다양한 강연 및 행사등을 통해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2000년 개관한 해에만 525만명의 관람객을 맞이한 테이트 모던이 그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본래 테이트 모던이 있던 곳은 '뱅크사이드'라는 화력발전소가 있던 흉흉한 곳이었지만 테이트 모던이 그 자리를 차지하자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습니다.)

테이트 미술관에는 풍경, 정물, 역사, 누드라는 주제로 전시되어 있는데 이번에 한국에 온 작품은 '누드'작품들입니다. 이번 <테이트 명작전 -누드>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의 작품들 중 누드를 주제로 엄선된 소장품을 관람하는 전시회로 앞서 말씀드린 네 개의 미술관 작품들 중 '누드'를 주제로 회화, 조각, 드로잉 등 총 122점의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윌리엄 터너, 헨리 무어,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에드가 드가, 만 레이, 신디 셔먼 등 66명의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2. 테이트 명작전 - NUDE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 - NUDE>
기간 : 8/11~12/25
장소 : 소마미술관(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시간 : 10:00~19:00
비용 : 1.3만원(성인 기준)
* 11월 전까지는 휴관일이 없음.

* 전시테마
: 총 6개 전시실에서 8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작품이 전시됩니다.

I. 역사적 누드
: 19세기 작품들로 이루어진 섹션으로 고대 신화, 성경 및 문학에서 다루는 누드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II. 개인 누드
: 20세기 작품들로 구성된 섹션으로 1번 섹션과는 달리 이 때부투 실제 여성을 모델로 화가들이 누드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피카소, 마티스, 드가 등이 본인의 화풍으로 누드화를 그리기 시작한 때입니다.
III. 모더니즘 누드
: 근대 작품들 전시회 섹션입니다. 20세기가 되어 하나의 장르로 독립한 누드화를 대상으로 세밀한 관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단계입니다.
IV.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누드
: 1920~1940년대 작품들로 구성되어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의 누드 화풍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V. 표현주의 누드
: 1950년대 작품들로 기존의 세밀한 신체의 세밀한 묘사와 달리 단순화, 단편화되기 시작하는 누드의 표현법들을 볼 수 있습니다.
VI. 에로틱 누드
: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를 위시한 남녀간의 사랑, 관계를 상징하는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VII. 몸의 정치학
: 20세기 후반부터 누드는 성의 정치학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성의 권력관계에 이의를 제기하는 페미니즘 예술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시기로 남성 시선의 패러다임에 도전. 이 때부터 여성모델이 하던 포즈를 남성 누드모델이 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젊은 백인여성의 전유물이었던 누드 모델들에 흑인들이 포함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시대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VIII. 연약한 몸
: 연약해보이지만 강인한 신체를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섹션입니다.

3. 꼭 보아야할 작품들

1)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

단연 이번 전시회의 메인작품으로 소개되는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를 첫 번째로 꼽습니다. 3톤이 넘는 대리석 조각상으로 전세계에 3점밖에 없다고 전해지는 작품 중 하나로 유럽을 벗어나 전시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일부를 형상화한 작품이자 로댕의 대표작인 '지옥의 문'에 그려진 불륜으로 지옥에 간 남녀를 조각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 작품이 엄청난 호응을 받자 로댕은 석고와 청동 버전으로 같은 모양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 허버트 드레이퍼의 '이카루스를 위한 애도'.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늘높이 날다 태양에 날개가 녹아 추락하여 죽은 이카루스를 그린 그림입니다. 이카루스의 날개는 극락조의 무늬를 참고하여 그렸다고 하네요. 죽은 이카루스 주변에 천사들이 감싸안고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작가인 허버트 드레이퍼는 신화를 좋아하여 전설과 신화 관련된 소재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합니다.

3) 드가의 '욕조 속 여인'.

: 유화나 조각이 아닌 파스텔로 그려진 누드화입니다. 드가는 자연스런 일상의 모습을 누드그림으로 남겼다고 합니다.

4) 앙리 마티스의 '옷을 걸친 누드'

: 하렘가의 여성을 묘사한 앙리 마티스의 그림입니다. 표현주의 시절의 그림으로 과거의 세밀한 묘사 대신 선과 색에 의존한 연출로 한눈에 인상깊이 새겨질 수 있도록 간결미가 돋보이는 그림입니다.

5) 윌리엄 소니크로프트의 '테우케르'

: 트로이의 영웅인 테우케르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2.4m 높이의 청동작품으로 유화와 대리석 조각이 대부분인 누드작품들 중 희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신화 속 인물인지라 모델로 삼기 적당한 자료가 없어 그리스 운동선수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6) 그웬 존의 '누드 걸'

: 여성작가가 그린 여성의 누드입니다. 남성이 그린 누드에서 보이는 야릇한 시선도 특정 부위를 부각하는 연출도 없어 다소 밋밋해보일 수 있는 그림으로 당대에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화가 그웬 존은 오귀스트 로댕의 연인이었다고 하네요.

7) 피카소의 '앉아 있는 누드'

: 초현실주의로 유명한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누드입니다. 삼각형, 사각형 타일 문양의 그림을 통해 누드를 형상화하고 있는 그림은 마치 여러 각도에서 보이는 거울처럼 전체와 부분을 오가며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8) 루치안 프로이트의 '헝겊 뭉치 옆에 선 여인'

: 루치안 프로이트는 육체를 통해 삶의 진실이 드러난다고 믿으며 노드화를 그렸습니다. 화가 루치안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라고 합니다.

9) 존 커린의 '허니문 누드'

: 포스트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미국 여성화가 존 커린이 그린 그림으로 얼굴은 현재여성, 몸매는 고전여성을 모델로 그린 그림입니다. 일부러 과장되고 왜곡된 인물묘사를 토해 현대사회의 일그러진 문화와 가치를 비판하는 그림을 주로 그린다고 합니다. '허니문 누드' 역시 그러한데 그림의 여성 얼굴은 작가의 고등학교 졸업앨범 여학생들 사진에서 참고하여 그렸다고 합니다. (베이글 여성을 상품화하는 현재 세대의 사람들의 취향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3. 후기

늘 대형전시회 위주로 관람을 하다 사립미술관을 가게 되어 다소 생소했습니다. 무엇보다 테이트 미술관처럼 저명한 작품들을 대량으로 가져오는 것이 사립미술관 단위에서 가능한지 살짝 의구심이 들었어요. 그래도 확인을 위해 관람하러 가기로 하였는데 교통편이 편해서 그런지 송파구 올림픽공원 근처에 있는 사립미술관인 소마미술관을 발견하기란 쉬웠습니다.

전시실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총 6개로 구성되어 있고 5개 전시실이 1층에 있고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가 있는 6전시실은 지하1층에 있습니다. 누드 전시회라고 하지만 실제로 보면 야한 그림이 아닌 예술작품을 보는 느낌으로 작품들의 배치 및 동선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쉬운 점은 메인 작품인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를 전방향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요. 사실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가 특별한 이유는 전시회에 가서 관람하지 않는 이상 글로도, 사진으로도 작품 전체를 감상할 수 없기 때문인데 이번 전시회는 그 취지가 다소 훼손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람객의 동선을 막는 구도(양 사이드의 벽을 막아놓음)로 전시를 해놓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고, 또 조명을 한 쪽에만 설치해놓아서 한계 반대편에 생긴 음영으로 모든 각도의 모습을 다 볼 수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사람의 근육을(특히 남자의 등근육) 하나하나 실감나게 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가치는 홀로 1층에 마련된 6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술전공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은 그림을 보고 스케치를 하고 가더군요.) '키스'가 다시 한국에 올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볼 사람은 이번 전시회에서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전시회이고 작품을 감상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시간 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한번 퇴장하며 재입장 불가하고 미술관 내부는 전부 촬영이 금지되니 참고하세요. 물론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아트샵에는 테이트 명작전에서 볼 수 있던 작품들이 그려진 엽서, 책갈피, 북홀더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 퀄리티는 적당한 수준으로 살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오디오 가이드 대여료는 3천원이고 총 30작품에 대한 설명을 50분동안 진행합니다. 테이트 미술관이나 누드전 등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의 경우 이번 전시회가 다소 생소할 수 있으므로 도슨트 또는 오디오 가이드를 꼭 들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매일 오전 11시, 오후 5시에 진행하는 도슨트를 꼭 놓치지 말고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화가들은 예술적으로 새로운, 혹은 중대한 발언을 할 때, 또는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예술가로서 자기의 정체성을 증명하길 원할 때, 누드를 선택한다.
- 캐롤 던컨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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