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림 Sep 01. 2017

모네 빛을 그리다:두 번째 이야기 후기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오전 시간 잘 보내고 계신가요?


기온이 점점 급강하하고 있습니다. 출근길을 걸어오며 날아오는 바람을 쐬어보니 이제 반팔은 더 이상 못입을 것 같네요. 지하철 출구를 나올 때 빌딩숲 사이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잘못 쐬었다가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나 다들 건강관리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시간에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에서 진행중인 전시회 <모네 빛을 그리다 : 두 번째 이야기>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지난 2015년 전시회의 예상 외 성공에 힘입어 2년만에 두 번째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모네에 관한 이야기와 전시회 정보, 전시회 후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클로드 모네

클로드 모네는 인상주의 화풍의 아버지라 불리는 19~20세기 화가입니다. 10대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당시 가난했던 모네는 풍자만화를 그리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모네가 그린 그림의 반응이 좋아서 그는 보통 일용노동자가 받는 돈의 2배에서 4배까지 받았습니다.

그렇게 풍자만화가로 살아가던 중 모네의 작품을 본 화가 외젠 보댕이 모네를 제자로 삼고 싶다고 이야기하자 모네는 그의 밑에 들어가 그림을 배웁니다. 자연 관찰을 중시하는 보댕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모네는 자연에 대한 관찰력과 묘사력을 익히게 되고 이후 보댕을 떠나 화실에 들어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데 전념하게 됩니다. 모네의 부모와 지인들은 모네가 미술 아카데미 등 전문기관에서 실력을 더 키우길 바랬지만 이미 어떤 그림을 그려야할지 확정한 모네는 배움에 대한 욕심이 없었습니다.

허나 빛의 변화에 집중한 나머지 대상 자체의 형태가 희미하고 무게감이 떨어지는 인상주의 그림은 당시 미술계에 큰 호응을 받지 못하였고 모네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허나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인상파의 작품이 인정받기 시작한 후 모네는 큰 성공을 거두어 큰 저택을 구입 후 거대정원을 조성하게 되는데 이 곳이 바로 지베르니입니다. 모네는 지베르니에 머물면서 자신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수련 연작' 등을 포함하여 27년간 300여 작품을 그립니다.

모네는 젊었을 때부터 '내가 나중에 큰 돈을 벌면 지베르니에 집을 얻을 것'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그 소원을 이룬 덕분인지 모네는 집안의 정원을 가꾸는데 유독 정성을 들였는데 정원사를 6명이나 두었음에도 스스로도 정원 관리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렇게 가꾸어진 아름다운 정원을 그리며 모네의 인상주의 작품은 더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허나 얄궂게도 모네가 성공한 시점에서 그와 어려운 시절 함께했던 친구들(그 유명한 르누아르 포함)이 하나씩 세상을 떠났고 모네 본인도 백내장에 걸려 시력을 잃게 됩니다. 때문에 말년에 모네가 그린 그림은 대부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작에 비해 매우 흐릿합니다. 모네는 시력을 잃고도 죽기 1년 전까지 계속 그림을 그렸고 이는 나중에 추상화가 자리잡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2. 모네, 빛을 그리다 : 두 번째 이야기

<모네, 빛을 그리다 : 두 번째 이야기>
기간 : 7/7~10/29
장소 : 서울시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본다빈치 뮤지엄
시간 : 10:00~19:00
비용 : 1.5만원
* 매주 월요일 휴관. 하나카드 결제시 30% 할인.
* 오디오 가이드 비용 : 3천원

* 전시 구성

이번 전시회는 5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네의 인생과 모네의 집과 정원, 그리고 모네의 연인이었던 카미유, 마지막으로 모네를 대표하는 작품인 '수련연작'을 소개하는 것으로 전시회는 끝납니다.

i. 클로드 모네 : 빛의 초대
ii. 지베르니 연목 : 꽃의 화원
iii. 빛의 모네 : 환상의 낙원
iv. 영혼의 뮤즈 : 그녀 카미유
v. 미디어 오랑주리 : 수련 연작

5개의 전시관 외에도 스페셜 존과 스페셜 테마관이 존재합니다. 스페셜 존에서는 장승효, 김용민 작가의 인상주의 콜라주 작품을 볼 수 있는데 두 작가가 모네를 본따 자연을 보티브로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한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모네의 아틀리에', '모네의 식탁', '루앙의 빛', '인상의 향기' 등 스페셜 테마관에서도 새롭게 재조명된 모네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명명된 오락, 체험 공간도 있는데 미끄럼틀 볼 풀장, 가면 무도회, 모션 플로어, 디지로그 낚시터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5천원의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전시 후기

본다빈치 뮤지엄은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에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걸으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건물 자체는 굉장히 멋드러지게 만들어졌는데 건물 내에 있는 카페 등 건물 전체가 컨버전스 아트와 모네 전시회라는 컨셉에 맞게 건설된 느낌이 들었어요. 성인 기준으로 티켓은 1.5만원인데 소셜커머스에서 현재 저렴하게 팔고 있어서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린 모네 전시회로 모네의 <수련>등 작품만이 아닌 작품을 그렸던 지베르니의 자택과 정원 자체를 미디어로 구현하여 전시하는 체험형 전시관입니다. 제작사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비주얼 아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으로 시작했던 2015년 첫 전시회에서 무려 총 30만명이 관객을 동원하여 성공한 것에 힘입어 이번에는 모네의 정원인 '지베르니'를 주제로 '꽃;이라는 키워드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하네요. 이번 전시회 제작비용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준비하였다는데 총 모집액은 4억원으로 모집된 금액은 전부 제작비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모네가 사랑한 지베르니의 정원와 그곳에 있었던 수많은 꽃을 컨버전스 아트로 되살린 공간은 굉장히 이색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모네의 수련 시리즈는 빛에 의해 동일한 사물이 색을 바뀌는 것을 작품의 핵심인데 이번 전시회는 그것을 실시간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네요. 

컨버전스 전시회라 그런지 내부 사진촬영은 가능하지만 플래쉬는 끈 채로 촬영해야 합니다.  허나 영상을, 그것도 시시각각 바뀌는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라 촬영된 사진의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더구나 실내가 어두워서 더욱 촬영이 힘듭니다.) 지베르니에 있는 집과 정원, 지베르니 연못, 피아노 치는 여인 등의 그림이 인상적이었고 모네의 연인 까미유를 빛과 영상으로 구현한 설치물은 이번 전시회를 특별하게 느끼게 만드는 포인트였습니다.

마치 놀이동산을 온 것처럼 전시관 사이사이로 사진찍기 좋은 포토존이 있고 수련 연작이 있는 마지막 전시관인 미디어 오랑주리는 쉬어가며 작품들을 보기 좋은 곳입니다. 전시관을 지나다보면 곳곳에 모네가 남긴 명언들이 기록되어 있어 모네라는 인물의 A부터 Z까지 다루려 노력했구나하는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실제 모네의 작품들을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컨버전스 아트를 감상할 때 느껴지는 특유의 불편함 때문인데요. 멈춰있는 그림을 보며 동시에 감상하는 전시가 아닌 움직이는 영상을 보고난 후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전시인만큼 생각없이 봤다간 눈으로만 보고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전시회보다 사전지식을 알고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시회를 자주 다니지 않는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모바일 어플을 3천원 주고 다운받아 듣는 방식인데 여느 전시회보다 오디오 가이드가 필요하지만 만족도는 낮습니다. 모네의 인생 전체를 다루려는 욕심 때문인지 오디오를 듣다보면 전시물과 관련된 설명 외에 군더더기 사족달린 이야기가 많습니다. (즉, 보고 있는 작품과 설명이 일치하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지 않는 분들은 매일 도슨트가 11시, 15시, 17시에 진행되니 관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허나 도슨트를 들을 경우 작품 설명에 시간이 많이 할애되어 작품 자체를 감상할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가족과 같이 보기 적합한 전시회이지만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많아서 그런지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전시관 재입장은 안되니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미리 화장실을 꼭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P.S : 주관사인 (주)본다빈치는 전시회 테마를 잘 선택하여 컨버전스 아트를 기획하는 능력이 뛰어남. 올해 예술의 전장에서 전시되었던 '모리스 드 블라맹크전'도 이 제작사의 작품입니다. 모네 전시회 이후 벌써 다음 전시회 일정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컨버전스 아트로 구현되는 삼국지전이라고 합니다. 아마 중국의 삼국지 유적들을 영상으로 담아 전시할 예정인 것 같은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 심장은 항상 지베르니에 머물었다.
- 클로드 모네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테이트 명작전 누드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