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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Sep 04. 2017

더 퀸즈 시크릿 후기

보는 것이 아닌 체험하는 공간전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전시회!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월요일 오전 출근 잘 하고 계신가요?


꿈같은 주말이 벌써 훅하고 지나가 버렸네요. 이렇게 8월 여름은 가고 9월 가을이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계절은 예고없이 찾아온다더니 이제 좀 있으면 낙엽이 지는 날도 곧 맞이하게 되겠지요.

오늘의 첫 포스팅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더 퀸즈 시크릿>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전시회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여왕의 품격이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전시회인데요. 단, 유화 물품으로 배열된 미술전시회가 아닌 영상과 조형으로 구성된 비주얼아트 전시회입니다. 여왕의 정원이라는 테마에 맞게 구성된 공간 자체가 작품으로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체험하는 전시회입니다.

1. 전시 소개

<더 퀸즈 시크릿>은 꽃과 정원을 소재로 만든 미디어 아트 전시회입니다. 전시회의 메인 컨셉이 '여왕'인만큼 여왕을 상징하는 비밀스러운 정원과 연못, 폭포, 무도회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름에서 느꺼지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국내 예술창작자들이 기획한 순수창작 전시회입니다. 자연과 오브제로 이루어진 열린 전시회로 젊은 여성들 취향으로 맞춰진 기획전시회의 느낌이 듭니다.

2. 더 퀸즈 시크릿

<더 퀸즈 시크릿>
기간 : 7/8~10/15
장소 :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시간 : 10:00~18:00
비용 : 1.5만원
* 매주 월요일 휴관

용산 전쟁기념관은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내려 12출구로 나와 걸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사전 접수한 사람은 매표소를 갈 필요없이 자동화기계에서 티켓 출력 가능합니다. 소셜커머스에서 저렴하게 구입 가능합니다.(저는 쿠팡에서 8천원에 구매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크게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꽃과 정원, 연못과 폭포, 무도회장과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여왕의 궁궐 중심으로 점점 다가가는듯한 느낌을 주는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고 대미인 '여왕의 드레스'전시관을 나가면 포토존과 체험관, 아이템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전시구성
I. 꽃들의 향연
II. 여왕의 정원
III. 여왕의 연못
IV. 폭포
V. 무도회장
VI. 오로라 폭포
VII. 여왕의 드레스

* 인상깊게 본 작품들

1) 홀로그램

처음 전시관에 입장하면 바로 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면앞에 서서 감상하는데 어두워서 찾기 힘들지만 가운데 의자가 있으니 앉아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꽃잎과 보석들이 흩날리는 홀로그램이 압도적이고 빨간 꽃잎이 흩날리는 영상은 다시 봄이 온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마치 불꽃놀이와 축포가 연상되는 이미지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미디어 아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게 뭐지'하고 생소하게 느낄수도 있습니다.

2) 태엽인형

마치 고대 동물의 화석과 같은 모형을 볼 수 있습니다.(지인에게 물어보니 '해마'라는 동물이라고 하네요.) 태엽인형이기 때문에 관람객이 직접 태엽을 돌려서 인형이 움직일 수 있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는 앞서 많은 사람들이 만져본 탓인지 태엽을 감아도 인형이 돌아가지 않는 (고장난 것으로 의심이 가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태엽을 감을 때 소리가 의외로 커서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 연못

섹션의 제목은 연못이라고 하는데 마치 바닷속 생태계를 보는 듯한 공간입니다. 주변에 수많은 해파리떼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벽면 밑쪽에 조형물들을 비춰주는 조명이 없어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전시관 바닥에 LED라도 있었으면 한결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해파리떼의 장관과 더불어 얼음 연못으로 얼음이 자갈자갈 깨진 아래에 수많은 물고기들이 움직이는 장면은 훌륭합니다.

4) 폭포

전시관 이름이 폭포라고 하는데 제 눈에는 그냥 바다로 보입니다.(폭포에 고래가 있진 않으니까요.) 돌고래인지 그냥 고래인지 모를 동물을 물방울로 영상화한 이미지가 압권인데 이 돌고래 파트는 영상이 시작되고 시간이 좀 지나서야 나오니 미리 자리를 뜨지 않기를 추천드립니다.

5) 와이어 인형

와이어 인형이라고 하지만 굵직한 두께에 색상이 입혀진 철제 인형들이라 '와이어'라는 어감에서 주는 딱딱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호박덩쿨잎처럼 생긴 풀들과 노란 색 열매를 와이어로 칭칭감아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 다소 생소할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릴듯 합니다.(어떤 분들은 대학생 과제용으로 제출된 작품같다고 얘기하시더군요.) 와이어 작품은 사실 괜찮게 보았지만 주변 배경조형물이나 음악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해서 다소 심심하게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덩그러니 와이어 인형만 있지 배경을 묘사하는 어떤 작품도 없습니다.) 그래도 와이어로 엮어 만든 짚신 인형들의 무도회를 방불케하는 춤장면은 어렸을 적 영화나 동화 속 어디선가 본 장면인지 기억을 더듬어 보게 만들만큼 연출하고자 하는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었습니다.

6) 오로라 폭포

와이어 인형 전시관을 지나면 진짜 폭포 전시관이 나오는데 하늘에서 물줄기가 내려오는 모습을 형상화한 곳입니다. 오로라 폭포라 명명된 이 공간은 천장에 고드름 같은 것을 달아놓아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묘사하였고 물의 색상은 보라색, 자주색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6미터 짜리 폭포인데 폭포라기보다는 절벽의 단면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일산에 있는 노래하는 분수대처럼 색색 조명에 의해 다양한 빛을 뿜어내는 대형폭포를 빛과 조형으로 구현했다 생각하시면 편할 겁니다.

7) 여왕의 드레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로 7미터 높이의 드레스에 꽃이 하나하나 피어나는 영상으로 수놓는 작품입니다. 드레스에 꽃이 하나씩 만개하며 빛나는 모습이 장관으로 드레스가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8) 포토존, 압화드로잉 체험

전시관을 나오면 5개의 포토존이 있는데 마치 테마파크의 거대 부스처럼 이루어져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줄지어서 사진을 촬영하는데 이번 전시회 자체가 감상보다는 체험과 사진찍기가 주목적인 분들이 많은지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촬영을 하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포토존을 나오면 압화 드로잉 체험 클래스가 있는데 금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만 진행한다고 합니다. 시간에 맞춰 방문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습니다. 40분 수업에 비용 8천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합니다. 직접 체험해보니 압화 드로잉 체험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3. 전시 후기

이 전시회는 개막에 앞서 두 차례 연기된 것을 홍역을 치렀다고 합니다. 본래 7/4에 오픈할 예정이었는데 7/7로, 이후에 다시 7/11로 연기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다소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눈으로 보는 전시가 아닌 공간을 체험하는 전시회로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뮤지컬 연출가와 디자이너, 영화 <사도>, <관상> 촬영감독과 음악감독들이 합심하여 만든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여왕의 정원'이라는 테마의 모티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여왕의 정원'이라 생각되는데 무엇보다 전시회 곳곳에 앨리스의 '명대사'가 있는 것을 보면 적지않이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전시관은 '여왕의 정원'이라는 컨셉 때문인지 담장넝쿨과 잘 정돈된 잔디 등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마치 상류층이 이용하는 고급 카페나 갤러리에 온 기분으로 제목, 부제에 맞는 꽃과 연못이 정원이 공간이 되는 곳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장 내부가 어두우니 걸을 때 천천히 걷길 바랍니다. 전시회 동선을 걷다보면 계단과 턱이 있습니다. 사진촬영할 때 플래시는 꺼둬야 합니다.)

포토존에서 사진촬영하는 재미가 있는 전시회로 가장 인기있는 포토존은 장미꽃 덩굴이 벽면을 가득 채운 곳입니다.(여성분들이 줄서서 많이 찍고 있더군요.) 포토존의 소품들은 미스테리하게 잘 만들어놓았는데 일반 전시회의 대형 입간판 수준이 아닌 놀이공원 테마파크 수준의 퀄리티라 사진을 찍어가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포토존을 전부 다 찍으려면 줄서는 시간을 합쳐서 1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전체적으로 전시회 자체는 예쁘다는 느낌은 있지만 가격에 비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간전시, 체험위주이기 때문에 감상을 위해 전시관에 있는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꼼꼼히 감상하지 않는 보통 사람의 경우 한 시간 이내에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전시회와는 달리 작품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은 아쉬었습니다. 또, 공간의 분리가 제대로 안되어 앞 전시관과 음악이 같이 들리는 문제도 있었어요. 
주말 데이트, 나들이 코스로 가시면 제격이지만 사람이 많아서 고생하실 듯 합니다. 시간적으로 가능하다면 차라리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전에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리겠습니다. 특이한 기획전시회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 감상보다는 사진찍으러 온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중에서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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