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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Sep 04. 2017

뮤지컬 정글북

가족뮤지컬 중 최고의 완성도! 송승환의 선택은 언제나 옳습니다!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지난 밤 행복한 꿈 꾸셨나요?


9월의 첫주가 시작되었네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 학기, 새 계절이 시작되었는데 다들 지나간 것은 보내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오늘은 지난 달에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뮤지컬 작품<정글북>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작품 이름만 들으면 라이센싱 공연으로 생각될 수 있는 뮤지컬인데 국내에서 창작된 작품입니다. 정글북은 1894년에 발간된 작품이라 저작권이 만료되어서 작년에 개봉한 디즈니 영화는 물론, 뮤지컬 작품과 2018년에 개봉할 워너브라더스의 영화까지 모두 자유롭게 사용가능하다고 하네요. (여러분도 정글북으로 2차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뮤지컬 <정글북>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그리고 공연관련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뮤지컬 <정글북> & 원작소설 <정글북>

웰메이드 가족뮤지컬로 평가받는 <정글북>은 영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J.러디어드 키플링의 단편소설집에 나오는 내용을 각색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내용과는 달리 본래 원작의 내용은 아동이 읽기에는 다소 현실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모글리가 악역인 호랑이 쉬어 칸을 죽인 후 인간마을에 살게 되지만 자신과 양부모를 괴롭히는 마을 사람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정글의 동물들을 소환해서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장면이 그 중 하나입니다.

원작의 모글리는 인도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남자아이로 정글에서 살아남기에 부족한 육체적 능력을 불과 지능으로 극복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입니다. 애니와 영화에서는 그의 보호자인 곰 발루와 흑표범 바기라가 늘 모글리를 엄호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원작 속 모글리는 불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쉬어 칸과 그의 무리들을 자주 물리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쉬어 칸을 죽이는 내용도 애니에서처럼 쉬어 칸의 맹렬한 공격 끝에 제 꾀에 제가 빠져 죽는 것과 달리, 모글리가 직접 계획한 기습을 통해 정말 쉽게 죽입니다.

2. 줄거리

배경은 어느 정글의 밤. 부모를 잃은 인간의 아이를 발견한 정글의 동물들은 아이의 처우를 놓고 회의를 갖습니다. 말재주와 이해심이 많은 곰 발루와 흑표범 바기라, 늑대부족의 대장인 아켈라는 아이의 보호자로서 아이를 정글에서 키우기로 결정합니다. 아이에게는 '모글리'라는 이름이 지어지고 정글안에서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허나 이 결정을 못마땅하게 여긴 짐승이 있었으니 바로 정글의 난폭자인 호랑이 쉬어 칸입니다 쉬어 칸은 모글리를 죽이기 위해 부하인 승냥이 타바키와 모글리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함정을 만들지만 모글리는 발루와 바기라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납니다.

번번이 자신의 계략이 실패한 것에 화가 난 쉬어 칸은 모글리를 보호하는 동물들을 먼저 공격하기로 하고 모글리의 부모인 늑대 아켈라를 공격합니다. 쉬어 칸의 공격을 받고 위기에 빠진 아켈라를 구하기 위해 모글리는 아켈라를 구할 수 있는 '빨간 꽃'을 찾아 인간의 마을로 찾아가는데

3. 공연 관련 이야기

<정글북>은 국내외 여러번 뮤지컬로 공연되었는데 올해 국내에서 공연된 작품은 난타'제작자로 유명한 송승환 대표가 있는 PMC 프로덕션입니다. 2016년 초연 때 무려 6만5천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여 가족뮤지컬의 부활을 알린 작품으로 해외 뮤지컬의 내한공연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퀄리티 높은 무대와 수준 높은 음향효과를 선보였습니다.

공연시간은 80분으로 인터미션 없이 진행됩니다. 가족뮤지컬이라 아이들을 위해 많이 만들어진 작품이니만큼 많이 유치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세트와 의상을 보고 놀랐습니다. 무대의 배경이 되는 정글, 시어칸의 동굴, 원숭이 부족이 사는 황금사원은 작년에 개봉한 디즈니의 영화 속에 묘사된 이미지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작품의 배경을 보여주는 영상효과도 훌륭한데 아쉽게도 공연 중 촬영은 불가합니다. (대신 커튼콜 때는 촬영 가능합니다.)

무대에서는 총 12종의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는데 동물들의 개성을 표현한 안무나 정글을 상징하는 웅장한 음악도 기대 이상입니다. 압권은 코끼리의 등장인데 코끼리의 실제 크기에 버금가는 조형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커튼콜 때 당당히 중앙을 차지하고 인사하는 코끼리의 모습을 보면 본전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 작품입니다. 뮤지컬 <라이온킹>의 묘미가 실제 크기에 버금가는 기린이라면 뮤지컬 <정글북>의 백미는 거대 코끼리가 아닐까 하네요. 코끼리 조형의 완성도가 대단히 높아서 어린 관객들 몇 명은 잠깐이나마 진짜 코끼리인줄 착각하기도 했답니다. (이번 뮤지컬 <정글북>을 연출한 정태영 연출가는 <그리스>, <페임>등의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의 경험을 살려 진정한 의미의 가족뮤지컬을 만들어낸 베테랑입니다.)

전체적 스토리는 2016년에 개봉한 디즈니의 영화 <정글북>과 거의 같습니다. 뮤지컬이 영화보다 더 나간 장면이 있는데 모글리와 모글리의 친부모와의 재회입니다. 이 부분에서 모글리가 부모를 향해 동물의 언어로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뭉클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안무는 어색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습니다. 주인공 모글리의 야생적인 움직임과 늑대연기는 특히 볼만합니다. 안무를 맡은 정도영 안무가는 업계 최고의 안무가로 더뮤지컬어워즈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수상을 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 덕분인지 배우들이 동물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잘 살려내었다는 평을 받습니다.

정글의 웅장함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은 <프리실라>, <캣츠>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하였던 한정림 작곡가의 작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분보다 음악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호평이 많았습니다. 다만, 
음향효과는 좋으나 뮤지컬 넘버는 좋지 않았다는 평도 일부 있었습니다. 뮤지컬 넘버로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인 것은 없고 배우들의 가사전달력도 약하다는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이 갔습니다.

원작이 모글리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가 주를 이루었다면 가족뮤지컬인 이번 공연은 정글에서의 여러 동물들의 공존에 중점을 둔 작품입니다. 쉬어 칸이 모글리를 괴롭히는 것을 만류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가족에 대한 교훈의 메세지를 살짝 담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연은 국립중앙박물간 극장 용에서 7월 7일에 시작하여 8월 27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오는 9월2~3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단기공연 예정이고, 9월21일에서 9월23일에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피날레 공연을 가질 예정입니다. 관람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9월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꼭 보시길 바랍니다.

걱정과 다툼 따위는 잊어버려. 그게 바로 행복한 인생에 대한 노래야.
- 발루 / <정글북>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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