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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Sep 13. 2017

뮤지컬 미녀와 야수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디즈니 걸작 뮤지컬!

오전 7시 종이 울렸네요.
다들 지난 밤 행복한 꿈들 꾸셨나요?


꿀같은 잠에서 깨어나기 바쁘게 다들 출근 준비에 바쁜 시간이겠네요. 시간없다고, 생각없다고 아침 끼니 거르지 마시고 잘 챙겨드셔서 조심히 회사 가시기 바랍니다. 가는 길에 적적한 분들은 소모임 블로그 포스팅 보면서 무료함을 달랜다면 더 바랄 것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라이온 킹>, <알리딘>에 이어 디즈니 뮤지컬의 삼대장이라 불리우는 마지막 작품인 <미녀와 야수>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 실사영화가 개봉하여 올해 최고의 관객동원을 한 외국영화에 랭크되기도 하였지요. 이번 시간에는 뮤지컬 <미녀와 야수>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공연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1. 뮤지컬 <미녀와 야수>

뮤지컬 <미녀와 야수>는 1991년에 개봉한 디즈니 원작 애니메이션의 뮤지컬 버전입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제작비 2천만 달러에 매출은 미국에서만 1억4천여만달러, 전세계에서 4억 3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일 정도로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단순히 대중성과 흥행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노미네이트와 골든글로브 작품상, 음악상, 주제가상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고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이듬해 <알라딘>이 개봉하여 디즈니는 독보적인 애니메이션 회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뮤지컬은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고 3년 후인 1994년 4월에 초연 무대를 가졌습니다. 당시 뮤지컬 제작비로서는 유례없는119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팔레스 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애니에서의 완성도를 무대에서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높은 수준의 공연을 선보여서 업계 관계자와 뮤지컬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브로드웨이를 장악하고 있던 뮤지컬들은 <시카고>, <오페라의 유령> 등 정통 뮤지컬들이 단단히 상영관을 점거한 상태였고 뮤지컬 관객들의 생각 역시 애니와 뮤지컬은 별개의 콘텐츠라는 의식이 확고한 상태였습니다. 허나 디즈니는 줄줄이 성공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공연화가 가능하리라 생각했고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사상최고의 투자를 단행하여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후 가족뮤지컬로서 자리잡은 <미녀와 야수>는 2007년까지 5,464회 공연을 하고 브로드웨이 장기흥행작으로 자리잡았고 미녀와 야수의 성공으로 라이온 킹, 인어공주, 메리 포핀스 등이 줄줄이 나옴으로 디즈니는 뮤지컬 계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공연제작사의 위치를 획득합니다.

애니메이션에는 없는 뮤지컬만의 차별화를 위해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노래 7곡을 뮤지컬 넘버로 추가하였는데 이 노래의 작곡 역시 원작곡가인 알란 멘켄이 참여하였습니다. 단, 원작의 작사가 하워드 애쉬만이 이미 사망했기에 팀 라이스가 작곡가 알란 멘켄과 합작하여 7곡을 창작하였다고 합니다.

2. 줄거리

유럽의 어느 나라 왕국에 살고 있던 왕자에게 늙은 노파가 찾아옵니다. 잘 생긴 외모에 엄청난 부, 화려한 왕궁을 가지고 있던 왕자는 잠시 묵어갈 수 있냐는 누추한 노파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해버립니다.

이에 분개한 노파는 정체를 드러내는데 그녀는 숲속의 요정이었고 왕자의 무례함을 꾸짖기 위해 그를 야수로 만들고 왕자의 신하들을 촛대, 시계, 옷장, 찻잔, 주전자 등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요정은 자신이 가져온 장미를 왕자에게 건내며 장미가 없어질 때까지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평생 야수로서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홀연히 사라져 버립니다.

성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 살고 있던 벨은 발명가 아버지 모리스의 잦은 기행과 마을의 인기인이지만 무례한 가스통의 거듭된 청혼을 견디며 무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모리스가 외지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을 잃고 야수의 성으로 숨어들어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야수는 자신의 성에 몰래 잠입하여 물건을 훔치려한 죄로 모리스를 성에 가둬버리고 벨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야수의 성으로 찾아옵니다. 늙은 아버지가 성에 갇힌 채 오래 견디기 못할 것이라 생각한 벨은 자신이 대신 성에 갇히기를 희망하고 야수는 그녀의 소원대로 모리스를 풀어주고 그녀를 대신 가둡니다.

벨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성 안에 있던 왕자의 신하들과 친해지고 자신에게 퉁명하게 대하던 야수의 마음마저도 사로잡습니다. 야수는 벨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순간을 기다리지만 벨을 구하려다 가스통과 마을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구금된 벨의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그녀를 보내주기로 합니다.

벨이 돌아온 것을 본 가스통은 벨과 모리스를 같이 구금하고 마을 사람들을 모하 야수의 성으로 쳐들어갑니다. 야수를 죽여 자신의 명예를 높이고 싶었던 가스통은 비겁한 방법으로 야수의 급소에 칼을 찌르는데 성공하지만 자신의 불찰로 비참한 최후를 맞습니다.

죽어가던 야수 앞에 벨이 나타나고 그녀가 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야수는 왕자로 돌아오고 성안의 사람들도 전부 마법이 풀려 원상태로 복귀합니다. 이후 벨은 왕자와 맺어지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3. 공연 관련 이야기

뮤지컬 <미녀와 야수>는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일본의 뮤지컬 극장에 가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브로드웨이를 찾아가면 <미녀와 야수> 전용 공연관이 있는데 이 곳을 보면 디즈니가 무대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객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어린 관객들이라는 점인데 객석에 있는 아이들은 몹시 시끄러워서 공연에 몰입하기 힘들었습니다. (공연은 2시간 30분이었습니다.)

암표가 횡행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이지만 가끔은 운좋게 공연 회차가 취소되거나고 할인표도 가끔씩 생기니 브로드웨이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 중 미처 예약못하신 분들도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장에 있다 캔슬되는 티켓을 노려보시기 바랍니다. <미녀와 야수>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작은 무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진출한 작품들이 많아 늘 사람이 붐비지만 그래도 사람의 일이라 늘 몇 자리씩은 비곤 하니 그것을 노리면 됩니다.

애니 속 의인화된 캐릭터를 완벽히 반영한 무대의상이 볼만합니다. 야수, 촛대, 시계, 먼지떨이, 주전자, 찻잔 등을 묘사한 의상들이 훌륭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톡톡 쏘는 감초 역할을 하던 탁상시계 칩과 촛대 뤼미에르의 연기와 의상을 보면 높은 씽크로율에 특히 감탄이 나옵니다. 

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었던 애니메이션의 주요 장면인 저주를 받아 사물로 변하는 장면, 저주가 풀려 사람으로 돌아오는 장면 모두 조명과 연기, 와이어 등의 무대 효과를 이용하여 정말 멋지게 그려냅니다.  주요 장면 중 하나인 야수가 왕자로 변하는 연출 역시 전혀 유치하거나 부자연스럽지 않습니다. 공중에 뜬 채 빙글빙글 돌다 조명이 꺼졌다 켜지면서 왕자로 변신할 때 공연 내내 야수의 복장과 가면을 벗어버리며 짠 하고 나타나는데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가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매끄럽습니다.

이번에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안 사실인데 같은 디즈니 뮤지컬이라고 하더라도 브로드웨이 버전과 유럽 버전은 의상부터 무대까지 전부 다르다고 합니다. 브로드웨이 버전이 원작을 충실하게 무대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유럽 버전은 원작에 몇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더한 점이 차이라고 하네요. 유럽버전의 인기가 더 커서인지 미국에서도 유럽 버전의 공연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뮤지컬 애호가들이 많은 일본에서는 디즈니 뮤지컬을 모두 공연하고 있습니다.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알라딘>, <노틀담의 꼽추>까지 거의 상시공연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네요.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마저 이 라인업들이 동시에 열리는 일은 없는데 일본의 디즈니 뮤지컬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4년, 2007년에 라이센스 공연이 있었는데 LG아트센터에서 벨 역에 조정은, 야수 역에 성악가 현광원이, 가스통 역할에는 '불멸의 이순신'에서 가토 기요마사 역할을 했던 이정용이 캐스팅되었습니다. 다른 두 배우와 달리 야수역의 현광원은 오페라 가술 출신으로 당시 500:1의 경쟁율을 뚫고 캐스팅되었다고 하네요.

유독 디즈니의 내한공연이 박한 우리나라로서는 다음 공연이 언제가 될지는 모릅니다. 일시적인 투어공연보다는 상시적인 정기공연을 추구하는 디즈니이기에 시장성에 대한 체크가 완료되면 계획이 잡힐 듯 하지만 국내에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상설뮤지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당장에 공연이 올라가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몇몇 분들은 디즈니가 저작권에 대해 까다로와서 공연이 안열리는 줄 아시던데 저작권 문제보다는 지속성 을 더 따지는 디즈니인만큼 어떤 돌파구가 마련되면 내한공연도 빈번히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희망은 우리가 받은 가장 위대한 선물이에요.
- 벨 / <미녀와 야수>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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