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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06. 2017

지하철 1호선

한국 뮤지컬의 전설! 황정민, 김윤석, 설경구, 조승우, 장현성의 출연작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하루가 막 시작하려는 이 시점, 다들 오늘의 첫 스타트는 잘 끊으셨나요?

이제 2월 둘째주가 시작되었네요. 2017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달째라니 믿기 힘듭니다. 그저 하루 하루를 무사히 버텨왔을 뿐인데 벌써 2월이라니 야속하면서도 서운하네요. 오늘 하루는 순간이지만 그리움과 후회는 영원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지금, 올 한해 뜻깊게 보내시길 기도해봅니다.

자, 그럼 오늘도 평소처럼 좋은 공연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한국 뮤지컬의 전설이라 불릴만한 작품이에요. 뮤지컬을 관람하지 않으시거나 들어보지 않으신 분들도 한 번쯤 이름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바로 <지하철 1호선>이라는 작품입니다. 이제는 고전명작같은 작품이 되어 재공연이 진행되지는 않지만 지금 내노라할 스타 배우들이 모두 이 작품 출신이라고 한다면 믿어지시겠나요? 오늘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연혁과 줄거리, 그리고 <지하철 1호선>이 배출한 배우들과 기타 이야기에 대해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원작은 폴커 루트비히 대본과 비르거 하이만 작곡으로 제작된 뮤지컬 <Line 1>입니다. 1986년 베를린에서 초연되었으며, 성공을 거둔 후 런던과 파리, 뉴욕 등지에서도 공연되었습니다. 이를 김민기 연출가가 한국어로 번안하면서 현지화시켜 1994년 대학로에서 초연했고,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어 14동안 재공연을 반복하였습니다.

2000년 공연횟수가 1,000회를 돌파했고, 원작자들인 루트비히와 하이만이 김민기 버전의 작품성을 인정해 2000년 1월 1일 이후 저작권료는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2001년에는 독일로 단기 역수출되기도 했고, 중국과 일본에서 진행한 해외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예술적 가치 뿐만 아니라 90년대 서울의 시대적 기록으로 여겨질 정도로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도 포인트입니다. 2008년에 총 4,000회의 공연횟수를 기록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간단히 줄거리에 대해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작품의 배경은 1990년대의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 구간)을 배경으로,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서울입니다. 그연변 처녀 '선녀'는 백두산 관광을 가서 결혼을 약속한 상대 '제비'를 찾아 서울로 옵니다. 유명한 무용수라면서 제비가 건네준 주소는 '청량리 588'이었습니다. 선녀는 길거리 가수 '안경'과 그를 사모하는 늙은 호스티스 '걸레', 혼혈고아 '철수'등을 만나 도움을 받으며 제비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인간군상을 만납니다. 서울역 앞의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곰보 할매', 불법주점을 단속하다 시원하게 털리는 단속반, 실직자, 가출소녀, 자해공갈범, 잡상인, 전도사, 깡패, 군인 등 서울역에서 청량리를 오가며 수많은 하층민을 만납니다. 그들은 외면적 모습과 달리 내면적 모습은 정이 많았고, '선녀'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인정을 많이 베풀어줍니다.

그러다 어느 날, 오래되고 지저분한 1호선에 강남 아줌마들이 해외 명품 브랜드 속고쟁이를 한시라도 빨리 가서 사기 위해 지하철 1호선을 타면서 이들과 만나게 됩니다. 평소에 마주칠 수 없는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정치인과 고위관리의 부인들에 맞서 서울의 하층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입니다.

미리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작품의 출연진들은 상당히 화려합니다. 2001년 기준 출연진을 말씀드리면 깜짝 놀랄건데요. 지금은 영화배우로 유명한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 장현성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덧붙여 설명드리면 한 사람이 7~8가지 배역을 맡아 역할을 계속 바꾸는 공연이이서 등장인물은 80명이 넘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부산판 지하철 1호선도 제작되었습니다. 1억5천의 제작비를 들여 부산 전설의 공연기획사 '한빛기획'에서 제작. 부산 사투리로 '부산 지하철 1호선'을 연기하였습니다. 이 '부산 지하철 1호선'을 연출한 사람은 앞서 말씀드린 김민기 연출가와 지금은 한국의 탑배우로 명성이 자자한 배우 김윤석입니다. 김윤석 배우는 이후 서울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연배우를 오디션으로 선발했으며, 소극장 공연에 최초로 라이브밴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9월 8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박물관으로 간 지하철 1호선' 특별전을 개최해,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의상과 무대장치 및 대본, 포스터 등 공연물품이 전시되었습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극 스타일은 매우 독특한데요. 이름만 들으면 낯설텐데 '레뷰 연극'과 '카바레 스타일'을 혼합한 형식입니다. 레뷰 연극은 춤, 노래, 음악, 마임, 풍자극 등 다양한 표현 수단을 사용하면서 서로 직접적인 연관이 적은 장면들을 연결하는 방식이고, 카바레 스타일은 1920년대에 베를린에서 발전된 것으로 당대의 사회상과 정치인들을 풍자, 비판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춤과 음악이 곁들여지는 즉흥곡의 일종입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흥행 이후 그 스타일을 계승한 작품에는 일전에 소개해드렸던 뮤지컬 <빨래>등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잘 마무리되었네요. 이제는 전설이 아닌 레전드가 되어버린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세월이 지남에 따라 계속 리비전되면서 발전해왔던 공연은 멈추었지만 다른 후배(?)공연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원로작품으로서 많은 배우와 관객, 전문가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공연을 다시 보시기는 어렵겠지만 조금만 찾아보셔도 이 작품이 현재 한국의 창작뮤지컬과 대학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으실거에요. 먼훗날 기념공연으로 다시 대학로에 올라설 날을 기대하며 오늘 글은 이만 마칩니다. 저는 다음에 다시 더 좋은 공연과 함께 인사드리도록 할게요.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성공의 비결은 목적을 향해 시종일관하는 것이다.
- 디즈레일리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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