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림 Sep 25. 2017

뮤지컬 <틱틱붐>

20주년을 맞이한 대학로 뮤지컬 공연!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늘 그렇지만 월요일 오전 시간이 가장 피곤한 때인듯 합니다. 주말동안 쌓인 업무에 대응하랴, 주간 회의를 하랴, 한 주동안 어떤 일을 할지 계획세우랴 일이 물밀듯 밀려오는 시간이죠. 평소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속성의 일도 아닌지라 딱히 대응할 방법 또한 없는지라 할 수 있는 것 덤덤한 마음가짐이 전부인 듯 합니다. 그래도 저희에겐 행복한 10일 연휴가 있으니 당장의 불편함은 참아야겠죠?

오늘은 지난 8월 29일부터 공연이 진행중인 뮤지컬 <틱틱붐>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틱틱붐>은 무대 위에 단 3인의 배우가 1인 다역을 소화해내야하는 3인극 뮤지컬입니다. 난이도가 상당한 공연이며 공연이 만들어진 역사와 남다른 사연도 있는 작품이라 오늘은 작품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공연 관련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할게요.

1. 뮤지컬 <틱틱붐>

뮤지컬 <틱틱붐>은 <렌트>로 유명한 조나단 라슨의 유작입니다. <렌트> 연출을 하루 앞두고 사망한 라슨의 품속에 있던 미완성 작품으로 라슨의 1인 뮤지컬로 기획되었고 워크샵을 어려번 가지며 무대에 올릴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라슨의 죽음과 함께 뭍힐뻔했던 공연이죠. 

조나단 라슨은 <렌트>를 만들면서 높은 제작비 등 작품 외적인 부분에 대해 엄청난 심적 부담과 압박을 겪었고 이를 견디기 위해 차기작은 순수히 공연에만 몰두할 수 있는 있는 1인극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1인 10역을 소화해내야하는 독백극이었지만 라슨의 연기력과 매력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충분히 무대에 올라갈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는데 라슨의 죽음으로 모두 없던 일이 될 뻔 했습니다.

허나 <렌트>를 준비하면서 라슨의 천재성을 알게 된 친구들에 의해 <틱틱붐>은 다시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프루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어번이 가세하여 대본의 완성도는 더 올라갔고 결국 조나단 라슨의 사후 5년째 되던 해인 2001년 <틱틱붐>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그 막을 올렸습니다. 각색 과정에서 본래 1인10역의 1인극으로 기획되었던 원작 대신 3명의 배우가 10명의 인물을 소화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그것이 현재의 <틱틱붐>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뮤지컬 <렌트>를 좋아하던 매니아들은 라슨의 유작에 관심을 보이며 그렇게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틱틱붐은 발라드와 락으로 이루어진 락 뮤지컬로 음악에서만큼은 <렌트>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OST가 품절이 되는 인기를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2. 줄거리

빛 한점 없는 어둠. 틱틱 소리가 나는 시계추 소리. 힘든 생계 속에 살아가는 가난한 예술가 존은 자신의 공연 <슈퍼비아>를 무대에 올릴 꿈이 있지만 막막한 현실에 좌절합니다.

이제 서른 살을 앞둔 존. 주변의 지인들을 모두 자리를 잡아가는데 홀로 아직까지 이렇다할 무언가를 해내지 못하는 것에 위축됩니다. 불안을 떨치기 위해 공연에 최선을 다하고 워크샵도 성공적으로 마치지만 아무도 존의 공연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먹고는 살아야하는지라 낮에는 웨이터로 밤에는 작곡을 하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존. 그런 존에게 어떤 가능성도 희망도 없다고 생각한 애인 수잔과 친구 마이클은 그를 떠나가기로 합니다. 

한 때 존과 같은 꿈을 꾸었던 마이클은 마케팅 전문가로 성공하여 좋은 아파트와 자동차를 장만하며 빛을 보기 시작하고 이 때문에 존은 더욱 위축되어 불안과 두려움과 함께 공연을 만드는 것에만 병적으로 집착하게 됩니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 존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는 것은 시계바늘의 틱틱 돌아가는 소리 뿐. 그 소리는 환청이 되어 존을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죽은 듯이 살아가던 존이 맞은 서른살 생일, 그 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자신의 공연에 투자하겠다는 제작사 대표의 말에 존은 희망을 품고 공연을 올릴 준비를 하는데...

3. 공연 관련 이야기

<틱틱붐>은 미국을 제외한 나라중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센싱 공연을 가졌습니다. 2001년 12월, 국내 뮤지컬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방식을 구사하는데 공연팀을 셋으로 나누어 각각 대학로, 신촌, 강남에서 동시공연을 하였습니다. 첫 공연이 좋은 반응을 얻자 2002년에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이 직접 내한하여 공연하기도 하였습니다. 

눈에 띄는 소재와 음악이 강점인 작품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렌트>를 재밌게 본 사람은 <틱틱붐>도 괜찮게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존의 연기에 따라 공연의 성패가 오가는데 존이 나래이션도 맡고 노래도 부르고 독백도 하고 연기도 할 정도로 극중 비중이 높습니다. 이에 비해 무대적 연출이 심심해서 뮤지컬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질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뮤지컬에 비해 굉장히 연극적인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또한 뮤지컬 특유의 유머가 없고 현실적이라지만 굉장히 암울한 느낌이라 볼거리를 생각해서 극장을 찾은 분들은 다소 아쉬운 점을 느낄 수도 있을 거에요. 개인적으로 공연 중 가장 큰 공감을 일으킨 캐릭터는 주인공 존이 아닌 그의 애인 수잔입니다. '꿈이라는 굉장히 특별한 무언가에 맹목적으로 함몰되어 일상을 놓친 것은 불행아닐까'라는 대사는 수잔이 존을 떠나는 이유를 여실히 잘 드러냅니다. (수잔은 존의 현실이 암울해서, 존이 부족해서 떠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연을 올려 성공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존의 생각, 꿈 그외엔 모든 일상을 무가치하게 만들어버리는 존의 강박관념이 싫어 그를 떠납니다.)

올해 올라간 공연은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 배우의 20주년 데뷔기념을 축하하는 의미의 무대라고 합니다. 배해선 배우는 현재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일정이 겹칠텐데 일정을 잘 소화해내고 계시네요. 존을 제외한 배우들은 1인 다역을 소화해내야해서 부지런히 움직여야해서 배우의 부담이 큰 작품입니다. (<김종욱 찾기>처럼 의상이라도 갈아입을 수 있어야하는데 그것도 없이 같은 복장으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로만 소화합니다.)

이 모든 아쉬운 점을 해소해주는 것은 높은 완성도의 뮤지컬 넘버입니다. 스토리, 대사와 하나로 이어지는 멜로디와 가사는 단조로운 극에 생동감과 통일성을 불어넣어 살짝 지루한 느낌이 들 때마다 다시 조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공연시간은 쉬는 시간없이 120분 진행되며 8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10월 15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극장에서 진행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P.S : 이 작품이 나온지도 이제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현실은 그때보다 더 암담하여 더 이상 꿈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시대가 된지 오래네요. 그런데 꿈을 당당히 부르짖는 존을 보면 냉소적인 시선으로 보게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극중 존이 불안해한 이유가 서른살이 되도록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서른이 훨씬 넘은 청년백수가 넘쳐나는 지금 시대에는 부분적인 공감만 가능했습니다. 개인의 노력과 긍정적 마인드와 태도를 강조하는 옛 사람의 향기를 지우기 힘든 작품입니다.

매일매일은 용기있고 희망찬 행동으로 시작되는데, 바로 일어나는 일이다.
- 메이슨 쿨리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뮤지컬 타이타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