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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10. 2017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성서와 록 뮤지컬의 만남! 예수와 가롯 유다의 이야기의 파격적인 해석!

굿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다들 점심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오늘은 공연소개에 앞서 한 가지 확인을 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올해가 무슨 해인지 아시나요? 2017년이라고 말씀하신다면 너무 당연한 것이고 2015년이 흑룡의 해인 임진년, 2016년이 붉은 원숭이의 해인 병신년, 그리고 올해는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입니다. '임진'과 '정유'라는 단어를 보니 자연스럽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생각나지요? 그렇습니다. 좋은 일보단 안좋은 일이 많았던 그 옛날 조선 중기와는 달리 내년 정유년은 아무쪼록 어려움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럼 이제 여느 때처럼 공연 소개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전세계적으로 대흥행한 작품인데요. 국내에서도 많은 유명 배우들이 맡긴 했지만 종교색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인지하지 못하시더라구요. 바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는 작품입니다. 오늘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왜 유명한지와 만들어지게 된 경위, 그리고 성경과 달리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와 한국에서의 공연이야기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팀 라이스 작사,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의 뮤지컬입니다. 록 음악에 바탕을 두었지만 구조적으로는 서곡과 라이프모티프 등이 존재하는 오페라적 요소들 때문에 록 오페라라고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일주일 전부터 십자가형까지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인물들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으로 당대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지금까지도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는 세기를 초월한 걸작입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뮤지컬 음악으로는 클래식이나 재즈가 주로 쓰였습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뮤지컬 음악으로 록을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오페라처럼 대사 없이 극 전부를 24곡의 음악으로 풀어갔습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유다와 벌이는 언쟁, 그리고 겟세마네에서 '아버지'인 신에게 '이 고통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게 해달라'고 울부짖는 기도의 절정은 전형적인 록 샤우팅으로 표현됩니다. 성스러운 책 속에서 성스러운 문장으로 정제되어 있던 십자가의 고통과 갈등을 날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하는 이 방식이 기독교인들에게는 불쾌한 면이 분명 있었지만 교회를 벗어났던 젊은이들에게는 예수의 삶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노래 자체가 록, 블루스적인 감성을 짙게 요구하기 때문에,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닌 보컬리스트들이 유난히 자주 캐스팅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국내공연에서 지금껏 출연한 배우만 하더라도 가수 김도향, 강산에, 윤도현, JK김동욱, 김종서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자체는 복음서의 흐름을 벗어나지 않지만, 파격적인 형식과 도발적인 해석으로 인해 등장하자마자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등장하는 '신의 아들' 예수는 신보다는 아들(인간)의 측면이 부각되어진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끊임없이 고뇌하고 회의하며, 주어진 길을 계속 가야 하냐며 하느님께 묻습니다.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의 손길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예수는 창녀 마리아의 무릎잠에서 오히려 안식을 찾습니다. 작사가 팀 라이스는 온화한 성경의 말씀은 성경책 안에 잠시 덮어둔 채 폭력적이고 저속하며 거친 말들을 골라서 가사에 담아냈습니다. 또한 예수를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나게 그린 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예수를 팔아넘기고 그러면서도 회개하지 않았던 가롯 유다를 민족을 걱정하는 인물로 그려내었고, 창녀로만 표현되던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예수를 세번이나 부인한 베드로의 행동은 연민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예수는 민중의 사랑을 받는 선지자로 메시아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예수에게 바라는 것은 병을 낫게 해주고 신기한 기적을 일으키고 최후에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유대인들을 구원해서 왕이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유다는 예수가 스스로의 권능을 현실 세계를 바꾸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예수는 이 모든 갈망과 몰이해의 대상이 되는 것에 피로를 느끼는데, 거리의 여인인 막달라 마리아만이 진심으로 그를 위로합니다.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유다의 책망에 예수는 죄 없는 자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일갈합니다.

예수는 민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지만 장사치들로 인해 더럽혀진 성전과 병을 고쳐달라고 몰려드는 사람들에게서 충격을 받습니다. 예수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두려워한 유대교 제사장들은 그를 모함해서 죽음으로 몰고 가기 위해 음모를 꾸밉니다. 자신이 꿈꾸던 것과 예수가 가려는 길이 다른 것에 배신감을 느낀 가롯 유다는 제사장들에게 은 30냥을 받고 스승을 팔아 넘깁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가롯 유다는 언쟁을 벌이고,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예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합니다. 유다가 스승의 뺨에 입 맞추는 것을 신호로 병사들이 그를 체포하고, 아수라장 속에서 끌려간 예수는 헤롯왕과 본디오 빌라도에게 차례로 호송되어 조롱과 고문을 당합니다. 

십자가 위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예수를 보면서 유다는 그의 존재 이유와 희생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거듭 질문합니다. 예수는 자신에게 고통을 준 자들을 용서하며 숨을 거두고 끝내 예수의 참뜻을 이해못하고 자신을 용서못한 유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이야기는 끝납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브로드웨이에서 720회를 마치고 종영되었지만 1972년 웨스트 엔드 팔래스 극장으로 옮겨가서는 무려 8년 동안 3,368회 공연을 기록하면서 당시 최장기 공연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1996년과 200년에 재공연하였고 한국에서도 7차례나 라이센싱 공연을 가졌습니다.

최초 공연인 1980년대 한국 라이센싱 초연에서 캐스팅된 배우로는 김도향, 유인촌, 박상원, 윤복희 등 지금 젊은 세대들도 알만한 배우와 가수들입니다. 뮤지컬이 정착되지 않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특히 박상원은 이 작품으로 배우 데뷔를 하였고, 유인촌은 작품 내 빌라도 역할로 2000년대까지 20년이 넘도록 연기를 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1994년에도 유다역의 강산에, 예수역의 조하문을 제외하곤 초연 때의 배우들 대부분이 기용되었고 두 공연 모두 원작의 공격성, 방향성, 경쾌함 대신 점잖은 투로 로컬라이징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 공연들은 작품 자체의 흥행을 넘어 한국 뮤지컬 공연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1997년에는 유다 역을 윤도현이 맡아 원작의 감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선회하였고, 2004년에는 박완규, JK김동욱을 캐스팅하여 완전한 원작 버전으로 리바이벌되어 현대적이고 날카로운 감성을 선보였습니다. 2006년에는 임태경, 김종서, 이혁이 캐스팅되었고, 2013년에는 박은태, 한지상, 정선아, 조권이 맡아 초연 때의 분위기에 현란한 편곡과 넓은 무대를 활용하여 선전하였습니다. 2015년에는 마이클 리, 최재림, 윤형렬 등이 열연하였고 뮤지컬 매니아들에게 캐스팅과 음악, 연출, 할인혜택까지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종교색이 있는 작품을 소개한 것은 처음인 것 같네요. 기독교라는 강렬한 종교색이 그 권위가 무너질 때 역으로 훌륭한 오락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무려 1980년부터 5차례나 진행한 작품이라니 이렇게 유명한 작품을 그동안 몰랐다는 것이 놀랍네요. 최근에는 2년에 한번꼴로 재연이 진행되고 있으니 아마 올해 또는 내년에는 다시 공연이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나중에 공연 오픈 시 꼭 관람하러 가시길 바래요. 그럼 저는 오늘 이만 인사드리고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한 시대의 철학은 다음 시대에서는 평범한 상식에 불과하다.
- 헨리 W. 비치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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