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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13. 2017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로 더 유명한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햇빛 쨍쨍한 아침입니다. 여러분.
다들 아침식사는 맛있게 드셨는지요?

오늘의 딴 얘기는 제가 글쓰는 방식으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몇몇 분들은 예상하시겠지만 사실 저는 그날 쓴 글을 그날 올리는 것은 아니에요. 아주 가끔 피치못할 상황 때문에 그날 쓴 글을 그날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2~3일전에 글쓰기를 완료한 후 여유있게 글을 올리곤 한답니다. 즉, 지금 올리는 글도 제가 오늘 쓴 글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바쁘게 시간에 쫓겨 실수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포스팅 올리기 전까지 자료조사를 통해서 혹시나 제가 잘못 기재한 내용을 체크하여 없애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아주 전문적인 포스팅은 아니지만 최소한 잘못된 정보로 여러분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이지요. 포스팅을 올리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하기에 요렇게 진행하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혹 간간이 발생하는 실수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자, 그럼 오늘(이라고 쓰고 실제로는 몇일 전에 썼겠지요.)도 좋은 공연 소개하는 시간을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소설이 원작이지만 너무나도 크게 성공한 영화로 더 유명한 작품인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입니다. 영화 <쉬리>와 더불어 정말 유명한 작품이고 이 작품을 통해서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오늘 이 시간에는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공연 실적과 원작인 소설, 영화와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더 유명한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입니다. 2013년 쇼케이스 공연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삼연을 올렸습니다. 영화와 다른 점은 이영애가 연기한 스위스 장교 역을 원작 소설대로 남자가 맡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여자 한명 나오지 않는 남자배우들만 득실한 뮤지컬이라고도 하지만 그런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대본과 뛰어난 몰입도,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이미 영화를 보셔서 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간단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94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측 초소에서 격렬한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어린 북한 초소병 정우진 전사가 살해되고 남한군 김수혁과 북한군 오경필이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됩니다. 사건 이후 북한은 남한의 기습 테러공격으로, 남한은 북한의 납치설로 각각 엇갈린 주장을 합니다.

양국은 남북한의 실무협조 하에 스위스와 스웨덴으로 구성된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책임수사관을 기용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극적으로 합의하고 책임수사관으로 스위스인 지그 베르사미 소령이 파견됩니다. 인민군 장교출신인 아버지와 스위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베르사미는 태생을 숨기고 사건의 정황을 수사하지만, 북한 측 주장만을 반복하는 오경필 중사와 묵비권을 행사하는 김수혁 병장의 비협조로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듭니다.

그러던 중 베르사미에게 아버지의 부고소식과 함께 아버지의 일기장과 함께 전달되고, 김수혁 병장은 베르사미의 아버지가 한국인임을 눈치챕니다. 김수혁 병장은 남북 갈등에서 자유롭고,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베르사미라면 사건을 이해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서 서서히 말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남한의 김수혁 병장은 왜 북한 초소병을 쏘았는지, 그 자리에는 또 누가 있었는지, 그리고 북한의 오경필 중사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그들은 왜 진실 앞에서 침묵하는지 베르사미는 진실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초소 순찰 도중 지뢰를 밟아버린 김수혁은 자신을 살려준 것을 계기로 북한 병사 오경필과 정우진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이 지뢰사건을 계기로 북한군도 남한군과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 김수혁은 오경필, 정우진과 우정을 쌓지만 오발 사고로 총성이 울리자 서로 총을 겨눠야하는 대상이 돼버립니다. 김수혁은 정우진을 쏘아 죽이고 정우진은 김수혁을 맞추지만 죽이진 못하고 오경필은 이 사건의 진실을 뭍기 위해 스스로에게 총을 쏘고 엇갈린 주장을 하게 한 것입니다.

영화속에서는 생략된 손전등을 비출 때만 먹이를 먹도록 훈련된 정찰견 백구, 한국 전쟁 중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반공포로였던 동생을 죽인 베르사미의 이야기가 병치되면서 뮤지컬은 무비판적인 세뇌가 인간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와 함께 영화와는 다른 김수혁 병장에 대한 총살 처리를 통해 민주화되었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정부가 이런 증오의 세뇌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까지 확실히 각인시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국내 공연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세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2013년 초연 이후 전문가와 매니아들의 호평에 힘입어 대학로 뮤지컬센터를 시작으로 동숭아트센터, DCF대명문화공장까지 회차가 거듭될 때마다 더 넓은 곳에서 공연하며 작품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 인기와 호응을 끌어내었습니다. 캐스팅 역시 화제가 되었는데요. 영화에서는 이영애가 맡았던 지그 베르사미 역에는 양준모, 임현수, 이정열이 맡았고 이병헌이 맡았던 김수혁 병장 역에는 정상윤, 강정우, 김승대, 현성이 맡았고 송강호가 맡았던 오경필 중사역에는 최명경, 이석준, 홍우진이 맡았습니다. 영화보다는 소설 원작을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극단적인 결말로 끝났던 영화에 비해 베르사미 집안의 내력과 김수혁의 처분을 둘러싼 내용을 추가하여 현실성을 더하였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좋은 작품 소개를 해보았네요.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지난 2015년 세 번째 공연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재연 계획이 없습니다. 이것은 국내 순수창작물 공연의 성적보다 해외 라이센싱 공연의 성적이 높은 점과 너무나도 명성이 높은 영화버전의 인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영화보다 더 원작을 반영하였고 뮤지컬 버전만의 고유한 추가 설정과 음악이 훌륭하기에 이렇게 묻히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다시 공연이 올라올 날을 기도해봅니다. 그럼 저는 오늘 이만 인사드리고 다음에 저 좋은 공연 소개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총은 얼마나 빨리 뽑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얼마나 냉정하고 판단력 있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합니다.
- 이수혁 병장 ('공동경비구역 JSA'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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