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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13. 2017

헤드윅

조승우, 조정석, 윤도현, 김재욱, 변요한, 김동완 등이 선택한 뮤지컬!

오늘도 쌀쌀했다 뜨끈해지는 날씨의 연속이네요.
다들 하루 잘 보내고 계신가요?

막상 차려줘도 못먹는 것이 진수성찬이랑 시간이라고 합니다. 다들 연말이라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많은 약속 때문에 바쁘실 것 같아요. 분주한 직장생활 후 틈새 시간의 약간의 휴식을 바랬는데 막상 충분한 휴식 시간이 주워지면 저희가 택하는 것은 방에서 콕하니 누워있는 것보다 없는 약속도 직접 만들어 몸과 맘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죠. 연말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니만큼 무리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정신없이 움직이는 세상속에서 가끔은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는 지혜도 발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공연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게요.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공연은 관객보다 배우들이 사랑하는 공연으로 유명한 작품인 뮤지컬 <헤드윅>입니다. 조승우를 시작으로 조정석, 류정한, 김다현, 김재욱 등 스타급 배우들이 잊을만하면 꼭 이 작품에 출연하여 본인의 기량을 뽐내곤 하는데요. 그것은 뮤지컬 <헤드윅>만의 매력인 '여자보다 예쁜 남자'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과 '트렌스젠더이기에 파워풀하면서도 애처로운 인생을 노래할 수 있다'는 헤드윅만의 개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뮤지컬 <헤드윅>의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줄거리, 한국공연과 읽어볼만한 이야기거리에 대해 나눠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뮤지컬 <헤드윅>은 트랜스젠더 록 가수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그린 록뮤지컬입니다. 미군과 사랑에 빠진 동독 출신의 소년 한셀이 결혼을 위해 이름을 '헤드윅'으로 바꾼 뒤 성전환수술을 받지만 버림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록가수의 꿈을 키우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입니다. 원제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로 '헤드윅'은 록가수로서의 주인공 이름이며, '앵그리 인치'는 그의 밴드명인 동시에 불완전한 성전환수술로 인해 6인치에서 5인치가 잘려나가고 남은 성기의 '성난' 1인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괴상한 제목에 걸맞는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2시간동안 인터미션 없이 달리는 <헤드윅>의 힘은 캐릭터에 있습니다.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들의 향연, 현란한 하드락 밴드의 음악이 이 기묘한 뮤지컬에 푹 빠져들게 만듭니다.

존 카메론 미첼이 극을 쓰고 스티븐 트래스크가 작곡과 작사를 맡았습니다. 1994년 드래그 퀸(여장남자) 전용 바에서 조그많게 올려졌으나, 차츰 팬이 생기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여 1998년 웨스트 빌리지의 허름한 호텔을 개조한 '제인 스트리트 씨어터'로 옮겨 상영하게 됩니다. 초연 당시 엄청난 흥행 덕에 유명 토크쇼에 출연하고 <타임아웃>, <롤링스톤>, <스핀매거진>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켜 런던,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베를린으로 이어지는 순회공연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헤드윅>의 성공 행진은 2000년 영국 웨스트 엔드에 진출하고 2014년에는 브로드웨이 버전으로 재탄생하기까지 거침없이 진행되었습니다.  2000년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뮤지컬의 대본을 쓴 극작가 존 카메론 미첼이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아 2001년 선댄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과 관객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작품 이해를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미 맘대로 하기 좋아하고 성질 나쁜데다가 도도하기 짝이 없는 헤드윅은 무명 밴드 '앵그리 인치'의 보컬리스트입니다. 사실 헤드윅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살아온 삶이 하도 박복하고 기구하다 보니 성격이 그렇게 꼬여버렸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날 태어나서 부모님과 함께 공산진영인 동독으로 넘어가고, 한창 어린 소년시절 미군 아버지를 포함한 수많은 남자들에게 성추행을 당합니다. 20대 중반 한 미군과 눈이 맞아 결혼하기 위해 불법 성전환수술을 해서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버림받습니다. 더구나 그가 버림받은 날이 바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입니다. 

이후 아르바이트와 매춘을 일삼다가 고위 장교의 아들 토미를 만나 같이 음악활동을 하며 연인관계까지 발전합니다. 허나 헤드윅이 작곡한 노래로 토미는 스타덤에 오른 후 헤드윅을 매몰차게 버리고 이 때부터 헤드윅은 성격파탄의 인생을 걷기 시작합니다.

헤드윅은 자신을 버린 토미에게 복수하기 위해 앵그리인치라는 밴드를 결성하여 먼저 가수데뷔를 한 토미를 뒤쫓기 시작합니다. 그의 잃어버린 저작권을 찾기 위한 것 뿐 아니라 실연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점은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헤드윅은 토미 노시스가 진행하는 '속죄의 투어'가 열리는 대형 스타디움 바로 옆에서 자신의 밴드 앵그리 인치와 함께 초라한 투어를 진행합니다. 헤드윅은 대형 스타디움에서 토미가 하는 코멘트에 일일이 예민하게 반응하다가, 토미는 자신의 노래를 훔친 사기꾼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사연을 고백합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이야기를 고백하고 헤드윅이 깊은 절망에 빠져있을 그 때, 스타디움에서는 토미가 헤드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헤드윅이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였고, 자신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고백하며 그녀에게 용서를 비는 노래를 부릅니다. 토미의 노래를 들으며 헤드윅은 만신창이 인생이지만 더 살아갈 수 밖에없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밴드 멤버들에게 작별을 고하며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뮤지컬 <헤드윅>의 한국 라이센스 판은 2005년 처음 개막했으며 2016년 시즌 5까지 열렸는데 조승우, 조정석, 송창의, 윤도현, 송용진, 오만석, 김동완, 변요한,김다현, 김재욱 등 유명배우와 가수들이 한번씩은 거쳐갔을 정도로 성공하는 남성배우들의 등용문이자 관문역할을 하였습니다. 국내에선 컬트문화계열로 알려져있지만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받고 있으며 남성관객보다 여성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2016년 버전은 기존 버전들과는 달리 중극장으로 장소를 옮기며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연출이 도입되어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배우 변요한의 뮤지컬 입문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었죠.

어느새 준비한 포스팅이 다 끝이 났네요. 오늘 공연소개도 재밌게 보셨나요? <헤드윅>은 올해 초에 공연 후 현재는 공연계획이 잡혀있지 않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에 스타 배우들이 출연하는지라 거의 매년 연례행사처럼 공연이 진행되고 있답니다. 아마 올해에도 공연이 재연될 것이 확실시되는데요. 오늘 포스팅 보시고 뮤지컬 <헤드윅>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꼭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그때까지 기다리기 힘드신 분들은 영화 헤드윅으로 대리만족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직접 뮤지컬 <헤드윅>을 진두지휘했던 존 캐머런 밋첼이 영화판에서도 주연이자 감독으로 출연하니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저는 오늘 이만 인사드리고 다음에 더 좋은 공연 소개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1827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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