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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Feb 24. 2017

드림걸즈

팝스타 다이애나 로스에 가려 알려지지 않은 무명 여가수의 슬픈 실화!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아침 시간 잘 보내고 계신가요?


그럼 오늘도 좋은 공연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이번 시간에는 뮤지컬 <드림걸즈>라는 작품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작품 역시 먼저번 소개해드렸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처럼 비욘세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성공하여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거에요. 오늘은 뮤지컬 <드림걸즈>에 대한 소개와 작품의 줄거리, 한국에서의 공연 관련 이야기에 대해 말씀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시작할게요.

뮤지컬 드림걸즈는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여성 R&B 트리오인 '슈프림스'의 실화를 기초로 한 뮤지컬입니다. 화려하지만 냉혹한 쇼비지니스 세계와 엔터테이너로 성장해 나가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981년 12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하여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화려한 쇼로 평가받으며, 이듬해 토니상 6개 부문(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안무상, 조명상)을 석권한 불후의 명작입니다. 백인들의 팝 음악이 음반계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R&B, 재즈, 힙합 등 흑인 특유의 음악을 가지고 주류 음악 속으로 뛰어들었던 모타운을 주임으로 한 가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비욘세와 제니퍼 허드슨 주연으로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되어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은 명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영화의 흥행후 세계 시장을 목표로 뮤지컬 <드림걸즈>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협업 프로덕션 제작으로 이어졌습니다. 작곡가 헨르 크리거를 비롯해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화려한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100억원에 이르는 거대한 제작비를 들여 완성된 <드림걸즈>는 한국에서 2009년 초연 당시 큰 화제를 모았으며 2009년 더뮤지컬어워즈 3개 부문 수상, 한국뮤지컬대상 6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내용 이해를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게요. 1962년 드림메츠라는 그룹을 결성한 시카고 출신의 흑인 소녀 에피, 디나, 로렌과 그들의 작곡가이자 리더 에피의 동생인 C.C가 뉴욕 아폴로 극장을 찾아옵니다. '아마추어 나이트'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중고차 중개업자인 커티스의 눈에 든 드림메츠는 R&B 스타 지미의 백업 코러스 가수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합니다. 

C.C가 작곡한 노래는 곧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만 백인 팝 가수가 곡을 훔쳐 발표하고, 여기에 분노한 커티스는 미국 전역의 라디오 DJ들을 매수해 'Steppin' to the Bad Side'를 히트시킵니다. 백인 중심의 음악 시장에서 성공할 야심에 찬 커티스는 예쁘고 인형같은 이미지의 그룹으로 꾸미기 위해 뚱뚱한 에피 대신 아름다운 디나를 리드 보컬로 세웁니다. 

점차 디나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 커티스는 불평과 불만으로 팀 내에 불화를 일으키는 에피에게 떠날 것을 요구합니다. 커티스의 아이를 임신한 에피는 절망하여 팀을 떠나고, '디나 존스와 더 드림스'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그룹으로 성장합니다. 

시간이 흘러 소울의 시대가 디스코의 시대로 바뀌면서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로렌과의 불륜 관계를 이어가던 지미는 재기하지 못하는 가수로 괴로워하다가 커티스와의 다툼 끝에 떠나고, 점점 더 독단적으로 변해가는 남편 커티스에게 질린 디나는 연기를 하겠다고 결심하지만 계속 반대에 부딪힙니다. 

한편, 커티스의 딸을 몰래 낳아 키우며 살아가는 에피는 자신의 곁으로 돌아온 동생 C.C가 써준 'One Night Only'를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지만 커티스의 방해에 부딪히게 됩니다. 백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에피의 노래를 훔쳐 디나에게 부르게 한 것입니다. 

에피는 변호사와 함께 커티스를 찾아와 경고를 하고,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된 디나는 이별을 결심합니다. 디나와 에피는 'Listen'을 부르며 서로 화해하게 되고, 드림스의 해체 전 마지막 콘서트에 함께 참여해 안녕을 고하면서 이야기는 끝납니다.

슈프림스의 멤버(왼쪽부터) 플로렌스 발라드, 다이애나 로스, 메리 윌슨

작품 내 디나와 에피의 실존 모델인 '슈프림스'의 다이애나 로스와 플로렌스 발라드는 끝내 화해하지 못합니다. 뮤지컬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여자 주인공들의 극적인 재회와 감동적인 화해로 끝나지만, 플로렌스 발라드는 동료들에게 버림받은 후 마약과 알코올 의존증, 우울증의 괴로움 속에 살다 서른 두살의 나이로 요절하고 맙니다. '드림걸즈'의 이야기는 팬들의 '바램'이자 일종의 '꿈'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공연은 라이센싱 공연이긴 하지만 81년 뮤지컬을 토대로 자체 프로덕션을 진행하였고 LED를 십분 활용한 무대 구성 등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9년 샤롯데 씨어터에서 초연했고, 에피 화이트 역이었던 홍지민이 15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한국 공연에서는 원작의 흑백의 인종 갈등을 제거하고 집단 간의 갈등만 제시하는 수준으로 현지화가 되었지만 애초에 드림걸즈가 힘들게 데뷔한 것이 인종차별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반쪽 수준의 리메이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2015년 두번의 공연이 진행되었고 두 공연 모두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만 2009년 공연의 경우 객석점유율이 높았음에도 무대 벽면을 가득채운 LED 화면과 600여벌의 의상, 100여개의 가발 등 무대 구성과 연출에서 제작비가 너무 많이 나가 적자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년 공연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와 보컬에 치중하되 화려한 무대 연출은 삼갔다고 하네요. 추후 공연이 이어질 때도 아마 이 기조는 유지될 것 같습니다. 작품의 소재와 주제 모두 연예계에 관심이 높은 한국에서는 잘 먹힐 내용이기에 올해 재연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 공연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저는 이만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인격은 당신의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대의 유산이다.
- 아놀드 그라소우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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