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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03. 2017

스프링 어웨이크닝

김무열, 주원, 조정석, 강하늘을 배출한 뮤지컬.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아침식사 다들 맛있게 하셨나요?

오늘도 어김없이 좋은 공연을 소개하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시간에  제가 소개해드릴 작품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라는 작품이에요.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짐작하겠지만 10대들의 성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 내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려 100년 전에 독일에서 만들어진 희곡이 원작인 작품으로 교육이라는 울타리 안에 억압된 10대들의 고민과 방황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오늘은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와 줄거리, 한국 내 공연에 관해서 말씀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눈뜨는 봄>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2006년 8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을 시작하여 이듬해 토니어워즈에서 음악상, 각본상, 안무상 등 주요부문 8개상을 휩쓸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특이하게도 배우들이 헤드 마이크가 아닌 핸드 마이크로 노래를 부릅니다. 이는 연출가인 마이클 메이어의 아이디어로 시적이고 몽환적인 가사에 에너지 넘치는 뮤지컬 넘버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라고 합니다. 19세기 독일의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불만과 혼란을 토로하는 모습을 교복 주머니안에 있는 핸드 마이크를 뽑고 뮤지컬 넘버를 부르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이 덕에 뮤지컬 속 노래들은 작품 외적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른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싱어가 존재합니다. 보통 공연보러 무대석에 앉아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쉬워 일반 관객으로 착각하지만 자신의 파트가 돌아왔을 때 마이크를 꺼내서 노래를 하는 것을 보며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품 이해를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891년 독일, 15세 소녀 벤들라는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서서 2차 성징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성에 대해 어린아이처럼 무지한 소녀입니다. 몸이 어른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유아복 대신 제대로 된 여성복을 입어야 한다는 어머니에게 벤들라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생기는지 가르쳐 달라고 조르고, 어머니는 난처해하다가 '남자와 여자가 진실한 사랑을 하면 아이가 생긴다'며 대충 얼버무립니다. 

한편 어린 시절부터 벤들라의 놀이 친구였던 모리츠와 멜키오는 같은 학교들 다니면서 진급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민한 멜키오와 달리 집중력이 부족하고 심약한 모리츠는 수업 시간에도 교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서 체벌을 당하고, 모리츠를 옹호하던 멜키오 역시 함께 벌을 받습니다.

방과 후, 멜키오는 모리츠가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가 성적인 망상에 사로잡혀서 잠을 설쳤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모리츠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에 대해 이미 완벽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멜키오는 친구를 위해 특별히 노트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성의 세계에 대해 지도를 해줍니다. 그 노트는 당연히 모리츠를 더 큰 혼란에 빠뜨립니다.

어느 날 우연히 숲 속 건초창고에서 마주친 벤들라와 멜키오는 서로에게 어린 시절과는 다른 모습, 다른 감정을 찾게 됩니다. 그들은 어른들이 가르치는 세계에서 느끼는 의문들에 대해 서로 생각을 나누고, 또 남모르는 어두운 마음에 대해 털어놓습니다. 만남이 이어지던 어느 날, 두 사람은 격정에 사로잡혀 충동적으로 첫 경험을 갖게 됩니다.

결국 학교에서 낙제를 한 모리츠는 엄격한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에 사로잡혀 자살을 합니다. 죽은 모리츠의 방에서 멜키오가 써준 성에 대한 지침서가 발견되자 사건의 원흉으로 지목당한 멜키오는 퇴학을 당하고 교화원으로 끌려갑니다. 홀로 남은 벤들라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고,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가서 은밀하게 낙태 시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습니다. 

뒤늦게 벤들라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멜키오는 교화원을 탈출하지만 공동묘지에서 우연히 벤들라의 묘비를 발견하고 절망에 빠져 자살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벤들라와 모리츠의 영혼이 그를 위해 노래하고 멜키오는 자신에게 두 사람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한국에서는 중소극장 스타 배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김무열, 주원, 조정석, 강하늘, 윤형민 등은 이 작품에서 명성을 얻고 드라마와 영화로 진출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지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인 멜키오 역할에는 김무열과 주원이, 성적인 호기심으로 가득하면서 불안한 감서을 지닌 모리츠는 조정석과 정동화가, 그리고 성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없어서 결국 원치않는 임신 후 죽음을 맡게 되는 벤들라는 김유영과 송상은이 캐스팅되어 열연하였습니다. (강하늘 씨는 에른스트라는 작은 조연 역할로 초연 때 출연하였습니다.)

아쉽게도 높은 수위와 소재 때문에 한국에서는 2009년, 2011년 두차례 공연을 끝으로 공연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재연이 어려운 까닭은 이외에도 하나 더 있는데요. 그것은 참여했던 배우들이 지금 너무나도 크게 성공해서 다시 캐스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공연이 진행된다면 배우는 물론 각본과 연출 모두 갈아엎을 정도의 리뉴얼이 아닌 이상 진행이 어렵습니다. 또한 라이센싱 판권을 가진 뮤지컬헤븐의 도산과 원작의 영화화 진행 역시 재연이 힘들게하는 큰 장애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2014년부터 진행중인 영화화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럼 오늘 공연 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저는 다음에 더 좋은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탐구정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위대한 특징이다.
- 풀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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