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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07. 2017

미인도취 전

굿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다들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날씨가 추워졌다 풀렸다 반복하면서 우리 기분도 업됐다 다운됐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날씨따라 기분따라'라고 얘기했었는데 그 말이 정답이네요. 변덕스러운 날씨에 휘둘리지 마시고 자기만의 페이스를 꼭 지키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개성있는 전시회 한 곳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 <미인도취>입니다. 이름 그대로 도취될 수 있는 미인들을 그린 작품들을 감상해보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인도취 전>을 가기까지의 여정, 감상한 작품들에 대한 느낌, 그외 이야기에 대해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볼게요.

이 날은 잠깐의 비와 함께 바람이 무척이나 추웠습니다. 더구나, 광화문 근처라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던 정기모임이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을 2분만에 도착할 수 있던 출구 쪽이 사람들로 인산인해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돌아서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죠.
가면서 '촛불집회하는 사람들도 경찰들도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위에 손이 시린지 아이가 손을 비비면서 아버지에게 칭얼대는 모습을 보며 슬프기도 하면서 따뜻한 정을 느껴보기도 했답니다.

미인도취는 미인을 그리는 화가들의 콜라보레이션 전시회입니다. 몇십년 전을 거슬러 올라간 포스터나 광고, 제품들에 나온 이미지들, 그리고 현재의 설현까지 앞을 장식하던 그런 물품들은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옛날 미인들은 어땠을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우리가 생각하는 미인과 정반대되는 그런 그림들도 있었습니다. '이토 준지'라는 일본만화 작가를 아시나요? '소용돌이'라는 만화가 생각나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공포스러운 것도 아름다움으로 느끼는 분도 있는 것인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오디오 가이드를 듣지 못해서 작품의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어요. 어떤 그림들은 설명이 없으면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는 작품도 있었거든요.

'도원결의'라는 작품을 보았는데 이름만 들어보면 근육질의 마초같은 남자들, 삼국지의 영웅들이 나오는 작품이거니 싶지만, 매력적이고 이쁜 남자들이 그려져 있어 상당히 흥미있게 보았습니다. 사실 여자분들이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만화같은 작품, 실사같은 작품, 캐릭터 인형같은 작품 등... 다양한 그림체와 다양한 해석들로 미인을 그려내었던 미술전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본 작품 중 가장 좋았던 것은 '그녀-외출'이라는 작품이었어요. 조선시대 기생차림으로 풍선껌을 불고있는 모습은 과거 현재와 상관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조선시대 복장인데 휴대폰을 들고있다던지 하는 깨알같은 위트도 담겨있습니다. 그런 것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 좋았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난 뒤에는 카페를 찾아다녔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 찾기 쉬울 것 같았지만, 의외로 읽찍 문을 닫는 카페들이 많아서 약간 서성이다 적당한 카페에 가게 되었어요. 각자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정기모임을 마쳤습니다.

작품수는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가 보는 순간 기억에 남을만큼 인상적이어서 본전 생각은 나지 않는 작품전이었어요. 회화와 조각, 사진 전시회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다녀와보셔도 좋을만한 곳입니다. 아쉽게도 12월 4일에 종료되어 다음을 기약해야겠지만요. 그럼 전 이만 인사드리고 다음에 더 좋은 후기와 함께 찾아뵙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울지 않는 청년은 야만인이요 웃지 않는 노인은 바보다.
- 조지 산타아나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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