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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07. 2017

타마라 렘피카 전

굿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다들 점심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오늘도 좋은 전시회 한 곳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시간에 소개해드릴 전시회는 <타마라 렘피카>전이라는 곳인데요. 오늘은 <타마라 렘피카>전에서 인상깊게 본 작품과 타마라 렘피카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그녀의 인생에 대해 감상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2월 마지막 주에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중인 <타마라 렘피카>전을 다녀왔습니다. 현재 예술의 전당(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중인 미술전시회는 1층에 오르세 미술관전, 2층에 알폰스 무하전, 3층에 타마라 렘피카전입니다. 순서대로 오르세 미술관전은 18-19세기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고 2층의 알폰스 무하전은 20-21세기 모던 그래픽 디자이너인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3층의 타마라 렘피카전이 20세기 초중반 크게 유행하였던 아르데코 화가인 타마라 렘피카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품 소개 및 감상을 나누기 앞서 타마라 렘피카에 대한 소개와 그녀를 대표하는 미술양식인 아르데코에 대한 설명을 해보기로 할게요. 타마라 렘피카는 1989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화가로 국적은 러시아입니다. 불과 18살의 나이에 러시아의 변호사이자 사교계 명사인 타데우스 렘피키와 결혼하고 파리로 이주하는데 훗날 남편의 경제력이 약화되자 직접 그린 미술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화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타마라 렘피카는 '부드러운 입체주의'로 불리우는 아르데코 양식을 발전시켰고 아르데코의 부상과 함께 그녀 역시 유명인사가 됩니다. 그녀의 그림은 여성적인 섬세함, 우아미를 갖추면서도 직선과 도형으로 상징되는 아르데코의 기하학적인 부분까지 살려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타마라 렘피카는 귀족과 유명 모델을 대상으로 아르데코 양식을 살려 초상화를 그렸고 이는 그녀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줍니다.

그러나 세계2차대전의 발발과 함께 아르데코 양식은 쇠퇴하고 그녀 역시 추락하게 됩니다. 더구나 이혼과 양성애 등의 편력은 그녀를 한때 궁지에 몰아넣었고 자신의 후원자인 두 번째 남편을 맞이한 후 미국으로 이민가게 됩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생을 마감하기 직전인 1970년대에 그녀의 작품은 미술계에 다시 큰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그녀는 할리우드와 뉴욕에서 예술적, 사회적 성공을 누리다 눈을 감게 됩니다.

이제 전시회에서 관람하고 온 작품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할까요? 타마라 렘피카의 대부분 작품들을 공수하여 가져왔는데 특히나 대표작인 두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하나는 위에 나온 그림인 '초록색 의상의 어린 소녀'라는 작품이에요. 1927년에 제작, 발표된 작품인데 당시 타미라 렘피카는 화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던 때라 무척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시기였죠. 그런 타미라의 심정을 대변하듯 과감히 몸매를 드러내는 초록색 옷을 입은 소녀를 통해 여성으로서 당당히 남성사회에 맞서려는 의식을 투영하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타마라 렘피카의 또 다른 대표작품인 '녹색 부가티를 탄 타마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1925년에 발표된 이 작품에서 그녀는 과감하게도 자신을 모델로 당시 여성으로서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자동차에 탄 모습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붉은색 립스틱을 진하게 바르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타마라를 보면 그녀 스스로 삶의 주체자로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도도하면서도 무심한 눈빛으로 관객을 응시하는 눈빛은 타마라가 어떤 성향의 여성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자타공인 양성애자답게 여성간의 사랑을 다루는 레즈비언 그림 역시 볼 수 있었습니다. 노골적인 노출이나 체위 대신 같은 옷을 입은 듯한 두 여성의 은밀한 시선을 통해 여성간의 사랑을 정서적으로 무리없이 표현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그녀의 흥망성쇠의 시간을 함께하는 여러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열정의 시작 > 대성공 > 광적인 여행 > 정물화 연구'라는 네 가지 섹션에 맞추어 그녀의 인생을 상징하는 여러 작품을 보다보면 작품을 넘어 인생을 알게 되더군요. 성인 기준으로 13,000원의 입장료이지만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매하시면 1만원 이내로 사은품과 함께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100여점의 아르데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니 표값이 아깝진 않을 거에요. 도슨트는 평일 기준 총 4회에 걸쳐 있으니 생소한 작가와 아르데코 양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면서 감상하시면 만족할만한 경험을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사회제도권의 변방에서 살아간다.
내게 일반적인 사회 규칙들은 통용되지 않는다.
- 타마라 렘피카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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